갤 분위기가 뭔가 좀 뒤숭숭하네. 

분위기도 전환할 겸 요즘 신혼 근황 써봄.

결혼 8개월차 나는 30 중반이고 아내는 올해 딱 20살임.

업체혼으로 만났는데 업체 관련된 이야기는 별로 좋은 이야기 안 나올 것 같고 십중팔구 업체 사람 눈팅중일거 같아서 생략함. 

지금은 관광비자(C1)로 한국에 들어온지 한달 좀 넘었음.

F6 비자는 다음달쯤 서류 준비 완료되면 잠시 귀국해서 신청할 예정.

약간 충동적으로 C1으로 한국에 오게 된 거라 급한 대로 직장 5분 거리에 원룸 잡아서 신혼생활 즐기고 있음.

1. 아내가 장난끼가 많은 편이라 내가 퇴근하고 집에 올 때

문 앞에 내 발소리가 들리면 얼른 침대에서 자는척 하거나 어디 숨어있곤 하는데

그 좁은 원룸에서 자기 나름대로 머리써서 숨는게 너무 귀여움ㅋㅋ

한번은 침대 위에 개어놓은 이불 속에 숨어 있었는데 

티가 안 나서 진짜 어디 나간 줄 알고 당황한 적도 있었음ㅋㅋ

2. 아무래도 내가 출근해있는 동안은 아내 혼자 있기 심심한지

퇴근하고 둘이 같이 마트 가거나 밤중에 동네 산책 같이 나가면 엄청 신나함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중국산 막과자 같은거 자기 좋아하는 거라고 사오기도 하고

마트 갈 때마다 자기 먹고 싶은 간식거리 하나씩 골라오게 하는데

뭐 고를지 한참 고민하면서 '이거! 아니 이거!' 하는게 귀여움ㅋㅋ

그냥 고민하지 말고 둘 다 사라고 하면 거기에도 자기만의 룰이 있는지 거절함ㅋㅋㅋ

3. 한국 오고 처음 1~2주쯤 간식이랑 야식을 많이 먹고 외출이 적었던 탓인지 살이 살짝 찌기 시작했는데

본인도 자기 배 보고 위기감(?)을 느꼈는지 헬스장에서 운동 해보겠냐고 권유하니까 군말없이 승낙함

둘이 같이 집 앞 헬스장 이용권 끊고 유산소 위주로 1시간쯤 운동 시작하고 간식이랑 야식 줄였는데

역시 나이가 깡패인지 열흘도 안 돼서 곧바로 원상복구되고 오히려 한국 오기 전보다 몸매 좋아진 느낌임.

가끔 자기 배 쏙 들어갔다고 보여주면서 '오빠 나 라면! 먹고싶어!' 하면서 야식 조르는데

워낙 귀엽게 조르다보니 그냥 허락해주게 됨ㅋㅋ

4. 자기 전에 한국어 공부할겸 핸드폰으로 한국 드라마 한두편 같이 보는데 

리액션이 너무 좋아서 아내 반응 보는게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음ㅋㅋ

저번주에는 킹덤 봤는데 좀비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악역 나오면 씩씩거리면서 화내고 반전 나오니까 오~하면서 감탄하고 하는 걸 난 옆에서 재밌게 구경함ㅋㅋ

드라마가 확실히 좋은게 한국어 공부 한국문화 공부 겸사겸사 되면서

드라마에 나온 장소 가보고 싶다거나,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거나 하는 식으로

한국에 대한 흥미랑 호감도 같이 높아지는 것 같음.

5. 주말에는 미리 아내한테 어디 가보고 싶은지 리퀘스트 받아서 데이트하고 있음

한복 입고 경복궁도 가보고

코엑스 아쿠아리움도 가보고

서울숲에서 사슴 구경도 해봄

다음주나 다다음주쯤 날씨 더 따뜻해지면 워터파크 가볼 예정.

6. 조금씩 늘어가는 한국어 실력이 보는 것도 은근히 재밌음.

얼마 전에는 '돈 없어'를 배웠는데

내가 아 내일 일하러 가기 싫다~ 하니까 

'오빠 일 안해(일 안하면) 돈 없어! 노 워크 노 머니!' 하는데 너무 웃겼음ㅋㅋㅋ

7. 19금 이야기를 하자면 그쪽 방면으로 점점 발전(?)하면서 적극적이 되는 것도 은근 보람이 느껴짐

일단 말해두자면 아내는 처녀는 아니었고 나 만나기 전에 사귄 전남친 2명 있었는데 

첫날밤 당시 반응을 보면 경험 횟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든가 별로 좋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것 같음

아무튼 처음에는 섹스에 대해 별로 적극적이진 않고 반응도 별로 좋지 않았음

그래서 할때마다 항상 사전 애무를 30분 이상 공들여서 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되도록 오르가슴까지 갈 수 있게 노력했음

그러다 보니 얼마 전부터 슬슬 그 결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은근슬쩍 허리쪽을 비벼오거나 키스를 좀 적극적으로 하는 등 싸인을 보내오는 일이 생기게 됨

그럴 때 '하고 싶어?' 라고 물어보면 수줍게 '응' 하는데

그 반응 보면 퇴근하고 지친 몸에도 다시 한 번 에너지가 충전됨ㅋㅋ

근데 만약 앞으로 지금보다 더 적극적이 되면 과연 내 몸이 버틸수 있을지가 슬슬 좀 걱정되긴 함...

국결, 그 중에서도 특히 업체혼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고 분명히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맞다고는 생각하지만

(실제로 나랑 비슷한 시기에 같은 업체에서 성혼한 부부 3건을 아는데 2건은 잘 안 풀렸음...)

이런 알콩달콩한 신혼생활도 있다는 바이럴도 갤에 필요할 것 같아서 올려봄

다들 화이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