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아내가 베트남 요리나 과일 등, 자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으면

제가 마트나 인터넷에서 항상 사주곤 합니다만, 신선한 베트남 채소를 먹고 싶어 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그것 역시 마트나 인터넷에서 사면 되지만, 아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채소의 상태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때가 많더군요.

그래서 겸사겸사 제 사무실 앞에 작은 공터도 있고 해서,

매년 봄이 되면 으레 베트남 채소 씨앗을 뿌리곤 합니다.

제가 아는 건 기껏해야 공심채 정도이지만, 아내는 제가 이름도 모르는 여러 채소의 씨앗을

여러 가지 준비해서 주면, 제가 대신 뿌려주고 키워주곤 합니다.

아내가 먹고 싶어하기에 매년 하긴 하지만

별거 아닌 거 같아도 사실 이것도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지라,

땅도 파야 되고, 잡초도 뽑고, 비료도 뿌려주고, 물도 주고, 쉬는 날이 길어지면

물을 안 줘서 채소가 죽는 게 아닌가 괜히 걱정되기도 해서 신경이 쓰일 때가 많습니다.

제가 아무리 개인 사무실에서 시간이 많이 남아돌아서 게임도 하고,

놀고 자고 그러긴 합니다만, 그래도 명색이 가끔은 일도 해야 하는 탓에,

좀 채소는 그만 키우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내가 그래도 직접 키운 게 제일 맛있다며 좋아하기에, 계속 꾸역꾸역 하고 있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