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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²] [스포] 하프라이프 알릭스 커멘터리 2장

rnrdj19(175.120) 2021.02.13 00:44:00
조회 1757 추천 1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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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

Half-Life를 VR로 구현하는 극초반 단계에서도,

플레이어들이 환경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걸 즐긴다는사실을 알 수 있었죠.

VR의 정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플레이어는 다양한 오브젝트와의 상호작용에서 그치지 않고,

더욱 유용한 것들을 찾아내고 싶어했죠.

거의 대부분의 테스터가 수색 가능한 위치와 상호작용 오브젝트를 더 많이 추가하길 원했기에,

새로운 자원인 레진을 추가했습니다.

레벨 디자이너는 이 새로운 자원을 게임의 진행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흥미로운 장소에 배치해 두었죠.

탐색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를 위한 보상이라고 할까요.

레진은 장기적으로 무기를 업그레이드하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환경을 탐험할 동기가 되기도 했고요.

심층적으로 환경을 탐험하고, 주의 깊게 관찰할수록 레진이라는 보상을 획득할 기회도 높아지는 겁니다.


"토너 퍼즐"

내부적으로 저희는 이런 형태의 퍼즐을 '토너' 퍼즐이라고 하는데

왜냐하면 현실 세계에서 벽에 전선을 설치할 때 쓰는

케이블 토너 툴과 비슷해서예요.

토너 메커니즘은 디자이너가 플레이어 경험을 제작하는 도구로 여겨지는데,

플레이어가 머리와 손을 특정한 장소에 놓아야 한다는 걸인지하는 것과 관련된 부분이죠.

최초 디자인에서는 단지 플레이어가 멀티툴을 사용해 에너지 공을 길을 따라 미는 용도로만 필요했는데,

아이들 장난감인 구슬 미로와 비슷한 거였죠.

이렇게 간단한 디자인으로도 플레이어가 머리와 손을 특정 위치에 가져가도록 하는 데 성공했는데,

분기점이 줄어들어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을 뿐 아니라

부정적인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까지 없어졌습니다.

이런 문제를 다루기 위해 연결점을 회전시키는 요소를 추가했는데,

이렇게 해서 분기점이 생겨나고 플레이어가 토너 퍼즐과 상호작용하는 주된 수단이 되었어요.

토너 퍼즐이 게임 전반에 걸쳐 복잡성을 더해준다면,

이 첫 번째 토너 퍼즐은 최소한의 요소를 사용해 플레이어에게 전력이 전설을 통해 흐르며,

연결점을 회전시켜 전력을 재전송할 수 있고,

전력으로 불을 켜거나 문을 여는 등 물리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요 개념을 소개하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바닥을 향해 가지를 뻗고 있는 불꽃 튀는 전기 배출구는 이 간단한 퍼즐에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여기 추가되어 플레이어에게 미리 노출시킴으로써,

이후 퍼즐에서 더 복잡한 형태로 나타났을 때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대비했죠.


"라이팅"

VR에서 했던 최초의 실험에서 높은 품질과 밀도의 라이팅이

현실성을 전달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깨달았습니다.

게임 개발에서 모든 기술적 결정에는 품질과 런타임 퍼포먼스, 개발 시간의 교환이 수반됩니다.

Half-Life: Alyx에서는 높은 품질과 훌륭한 퍼포먼스의 라이트 매핑 솔루션을 택했는데

상당한 양의 오프라인 사전 프로세싱이 필요한 작업이었죠.

저희는 렌더 팜을 이용해 라이트맵 사전 프로세싱을 거쳤는데

최고의 품질일 경우 맵 하나당 몇 시간이 걸렸고,

팀의 디자이너들이 반복하는 데 시간 소모를 줄일 수 있도록 굉장히 노력을 기울였어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최종적인 라이팅 결과까지 실시간 근사치를 적용했는데,

이걸로 디자이너들이 고성능 라이트맵이 의도에 맞게 나오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실시간으로 장면 라이팅 작업을 할 수 있었죠.

Half-Life: Alyx에서 대부분의 라이트는 디스턴스 저하와 쉐도우를 묘사하는 단일 텀으로 구워져,

실시간으로 밝기와 컬러를 소모 비용 없이 바꿀 수 있습니다.

이 인코딩으로 쉐도우맵에 어떤 스태틱 지오메트리도 렌더링할 필요 없이

움직이는 소품이나 캐릭터에 그림자를 적용할 수 있어요.

저희 라이트맵은 방향 정보를 그 유명한

앰비언트 하이라이트 디렉션(Ambient Highlight Direction) 인코딩을 이용해 저장하는데, Half-Life 2에서 개척한

Valve의 라디오시티 노멀 매핑(Radiosity Normal Mapping) 기술을 개선한 것이죠.

이 새로운 라이트맵 인코딩은 울퉁불퉁한 표면이 직광 아래에 있지 않더라도

울퉁불퉁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깜박이는 광원은 이 기술의 훌륭한 예라고 할 수 있는데요,

광원이 꺼져 있을 때조차 표면의 디테일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바나클"

Half-Life의 상징적 몬스터 중 하나인 바나클은 VR에 특화된 흥미로운 도전을 선사합니다.

바나클의 혀는 성급하게 뛰어드는 플레이어를 붙잡기 위한 의도로 제작되었는데,

정작 플레이어는 붙잡힌 후에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바나클이 플레이어를 끌어올려 먹어버릴 때

혼란스러워하거나 멀미까지 느끼는 경우도 있었죠.

이 상황을 겪고 나서는 대부분 사망하게 되는데,

바나클과 몇 번을 마주쳐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는 입자 시스템으로 바나클의 혀를 재구성했어요.

덕분에 물리적 시뮬레이션이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혀가 확실히 보이는 위치에 안정적으로 배치할 수 있었죠.

만약 플레이어가 바나클에게 붙잡히면 어느 방향을 보려 하든,

바나클의 혀가 플레이어의 얼굴 정면을 감싸도록 만들었어요.

그래서 혀를 놓치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고, 시각적으로 플레이어의 눈이 바나클의 위치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디를 공격하면 풀려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됐죠.

플레이어가 끌어올려지면 질식 비주얼이 시작되는데

이는 플레이어가 받는 대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의 시야를 좁혀 멀미가 일어날 소지를 줄여줘요.

이처럼 음향 효과와 더불어 별, 눈앞이 깜깜해지는 등의

비주얼 효과를 합치는 변화로 플레이어들이 겪던 혼란을 없애고

Half-Life: Alyx의 세계에서 상징적인 이 몬스터를 구현할 수 있었죠.


"권총 재장전"

플레이어가 권총을 재장전할 때 연속적인 물리 액션을 취해야 하는

초기 실험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탄창을 제거하고, 배낭에서 새 탄창을 꺼내고,

총에 탄창을 삽입하고 슬라이드를 손으로 당기는 거죠.

플레이어들은 이 기술을 배우면서 실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즐겼어요.

단일 버튼으로 탄창을 제거하고 슬라이드도 당기는 방식으로 실험을 해 보았지만

이 과정을 별개의 두 버튼으로 나누는 것이정신적 부담은 크지만 재미도 더해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실 정신적으로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했던 거죠.

플레이어가 압박감에 자꾸 버튼을 헷갈릴 수 있으니까요.

게임의 초반에는 플레이어가 탄창을 더듬거리거나 슬라이드를 당겨야 할 때

탄창을 제거해 버리는 식으로 보통 난리를 피우게 되죠.

플레이테스트를 지켜본 저희로서는 이게 엄청나게 잘못된 방식이었다고 느낄 수 있었지만,

플레이어 여러분께서 이게 플레이 중 짜릿한 부분이었다고 계속해서 알려주셨어요.

재장전을 하는 신체적인 반응과 더불어 스킬이 필요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상의 개발 실수로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 재장전 동작을 배워나가며 과정을 즐겼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희는 바나클의 형태를 한 고정된 표적을 잔뜩 만들어서

플레이어가 넘어가기 전에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쏘고

최소한 몇 번의 재장전을 해 볼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해킹"

플레이어는 이전 Half-Life 게임에서 고든으로 플레이할 때,

알릭스가 멀티툴을 이용해 콤바인 보안 시스템을 뚫고 문을 해제해 방해 공작을 펼치는 것을 지켜봤죠.

이 덕분에 알릭스의 해킹 기술을 VR 중심 미니게임을 통해 선보일 기회가 생겼습니다.

해킹 미니게임 디자인은 모두 최근 VR 시스템에 흔히 이용되는 것으로,

머리와 손을 독립적으로 추적해 활용되도록 제작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양손을 동시에 사용하고 머리를 움직여서 움직임을 만들어내어

퍼즐 내의 공간적인 관계를 이해하도록 하고 싶었어요.

이 로커 해킹 퍼즐은 초창기 프로토타입에 기초해서 만든 건데,

플레이어가 툴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든 구체에 경로를 그리도록 하는 거였습니다.

VR에서 퍼즐을 풀 때 양손의 자유를 모두 쓰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과 특별한 기분이 있거든요.

퍼즐이 가장 단순한 형태일 때는 해답이 직관적인 편이지만

게임이 진행되면서 난이도가 점차 올라가는데

구체에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장애물이 고정되어 있거나 움직이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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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주입기"

초기 프로토타입에서 플레이어는 Half-Life 2 헬스 팩을 쥐고 컨트롤러 버튼을 누르면

자가 치유를 할 수 있었지만 VR에서도 그런 식이라면 재미는 없겠죠.

Half-Life: Alyx 개발 중, Counter-Strike 팀이 개발 중이던 신규 위험 구역 모드의

일부로 체력 주입기를 CS:GO에 추가했습니다.

실제로 보고 나니, 주입기를 VR에서 직관적인 치유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플레이어들은 주입기를 사용하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버튼을 눌렀죠.

이는 주입기의 의도치 않은 사용을 방지했으며 저희에게 있어서는 햅틱, 애니메이션, 사운드를 통해

실제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기회가 되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주입기의 바늘에 두려움을 느끼고, 주입동작을 수행할 때 눈을 돌리기까지 하는 테스터들도 있었죠.

플레이어의 팔과 몸통을 유사하게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플레이테스터마다 주입기를 사용하는 신체 부위가 달랐기 때문이죠.

심지어는 머리에도 주입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게 가능한지 테스트해보는 플레이어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권총 훈련"

플레이어가 게임 초반에서 권총을 재장전하는 데 익숙해지도록 해야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이후 게임 진행이 무척 어려워지기 때문이었죠.

이전 맵에는 바나클의 형태를 한, 움직이지 않는 표적만 존재했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원하는 속도로 바나클과 교전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최소 몇 번은 재장전을 해야 하게끔 충분한 수를 배치해 두었어요.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이 살아 있는 좀비는 체인 링크 울타리 뒤에 갇혀 있으며,

플레이어가 문의 잠금장치를 발사해 교전을 시작할 때까지는 플레이어에게 접근하지 않죠.

게임의 이후 섹션에서는 여러 번의 재장전을 수행하며 실력을 쌓아나갈 수 있도록 좀비를 배치해두었습니다.


"웅크리기"

가상 현실은 게임 플레이에 물리적 현실감을 더해주죠.

하지만 플레이어의 피로도와 접근성에 대해 균형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구역처럼 천장이 낮은 곳에서는 플레이어가 계속 웅크리고 있어야 하죠.

이 객차의 위로 올라갈 때까지 내내 그 자세를 유지해야 해요.

그리고 플레이테스터들은 바로 이 점을 싫어했죠. 그래서 천장 높이를 올렸어요.


"깨지는 유리"

Half-Life: Alyx의 깨지는 유리 패널은 플레이어가 살아 숨 쉬는 실제 세계에 있다고

설득하고자 만들어낸 또 다른 시스템입니다.

이 패널은 이후 가해질 충격의 위치를 감지해, 그 충격 위치 주변에 방사상 패턴의

작고 새로운 유리 패널을 점차적으로 생성해 갑니다.

이러한 새 패널이 또 작은 패널로 나눠지고,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되죠.

우리는 플레이어가 의도치 않게 유리 패널을 깬 후, 이것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더 많은 유리를 깨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결국에는 유리가 제대로 된 위치에서 깨진다는 걸 알아내기 전까지요.

한때는 깨질 수 있는 유리로 특별한 퍼즐을 만드는 방안도 시험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유리는 이 세계에서 수동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로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좀비의 근거리 공격, 총격 등 다양한 충격과 게임의 여러 가지 물리적 요소에 제대로 된 반응만 하면 되는 요소로요.


"무기 업그레이드"

무기 업그레이드는 Half-Life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기능이며,

스토리 상 손재주가 좋은 알릭스의 특성과도 잘 어울리는 요소입니다.

이런 디자인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먼저 플레이어에게 유용하면서도

이미 구축된 상호작용을 없애지 않고 플레이어에게 추가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업그레이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로 했죠.

사용할 수 있는 레진의 양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통해

좋아하는 무기에 투자하고, 다른 무기에 대한 상호작용을 간소화하는 등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사 조준경은 여전히 플레이어가 물리적으로 조준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가격될 지점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짚을 수 있도록 피드백을 개선하고,

숨겨져 있던 적의 약점을 드러내 줍니다.

이러한 피드백과 새로운 조준 방식을 즐기는 플레이어도 있었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업그레이드에만 집중하는 플레이어도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한정된 레진 자원을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에 소비할 수 있게 된 거죠.

저희가 집중한 무기 업그레이드의 또 다른 측면은 VR에서의 전투 설계와 테스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그다지 분명한 부분은 아니었어요.

VR에서의 전투는 실질적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정신적, 물리적 능력을 활용하게 되죠.

적을 처치하려면 양손을 사용해야 하고, 환경을 살펴보기 위해 머리를 계속 움직여야 하니까요.

실제 경험에서도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VR에서 재장전과 전투를 진행하려면 많은 것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해요.

좀 더 격렬한 전투 상황에서 플레이어를 관찰한 결과,

실제 상호작용이 필요한 횟수를 줄이거나

특정 상호작용에서 복잡함을 줄여주는 업그레이드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죠.

산탄총의 자동 장전기가 훌륭한 예시가 되겠네요.

산탄총 탄환을 재장전하는 과정은 무척 느리고, 체계적인 동작이 필요하죠.

여기에서는 자동 장전기에 미리 탄약을 넣어 두었다가 자동으로 장전되게 하는

훨씬 간편하고 빠른 상호작용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재장전 시 총보다는 주위를 살펴보며 상황을 파악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죠.


"플레이어 편의 및 속도"

저희는 Half-Life: Alyx 프로젝트를 시작할 무렵, 플레이어가 30~45분 정도 플레이한 후 휴식을 취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The Lab이라든지 그 당시 발매된 소규모 VR 게임들을 보고 내린 결론이었죠.

그래서 플레이 세션에서의 게임 레벨 속도를 그 정도 시간에 맞춰뒀어요.

하지만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격렬한 전투 사이 쉬는 시간이 길었고,

새로운 크롭 HMD의 편안함이 크게 개선됐어요.

실제로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플레이어들이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테스트가 끝나고 나서 한 번에 이렇게 길게 플레이한 VR은 이 게임이 처음이었다는

말씀을 많이 남겨주시기도 했고요.


"헤드크랩 예고"

게임의 이 시점까지, 플레이어는 좀비의 머리에 붙어 있는 헤드크랩만 본 상태죠.

덕분에 이전 게임에서 헤드크랩을 봐서 잘 알고 있던 플레이테스터는 곧 이 몬스터를 직접 대면하게 될 거라고 기대한 상태고요.

저희는 먼저 환기구에서 떨어졌다가 사라지는 헤드크랩을 보여주고,

눈 앞의 부분적으로 막혀 있는 출입구에서 들려오는 위협적인 헤드크랩의 소리 등

환경에 헤드크랩의 사운드를 삽입해 첫 번째 헤드크랩과의 조우를 예고하여

기대감을 고조시키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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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f-Life 벽화"

이 구역의 벽에 그려진 표시에는 두 개의 레이어가 있어요.

사각형과 점 패턴으로 이루어진 레이어는 환경적 퍼즐이라는 기능적 요소로 작용하고,

벽화는 Half-Life 세계관에서 보르티곤트를 설명하는 역할을 하죠.

개발 초기 몇 년 동안, 이 구역에는 퍼즐을 위한 점 패턴만 존재했어요.

하지만 레벨에 살을 붙여 나가면서 플레이테스터가

보르티곤트의 벽화가 은신처로 이어지는 것에 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알게 됐죠.

그래서 이 구역을 보르티곤트의 예술적 작품을 보여줄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걸 구현하기 위해 점 패턴을 보르티곤트 작품 뒤에 있는 소용돌이치는 별 시야에 정렬시켰죠.

암각화와 기타 오래된 암면 미술에 영향을 받은 이미지는 콤바인 침공과 관련한 중요 사건을 묘사한 거죠.

상처를 입은 보르티곤트가 금방이라도 흩어질 것 같은 보르티곤트의 정수에 대한

기억을 담아내고 싶어 다급하게 그린 거예요.

보르티곤트가 시간과 아주 복잡한 관계이기 때문에,

이 그림이 엄격한 선형적 타임라인의 사건을 그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죠.

예를 들어, 보르티곤트가 과거 콤바인의 침공 그림에서

현재 콤바인 부대의 모습을 그려 놓았다는 점을 알아채셨을 수도 있겠군요.

전체적으로 타임라인이 모호해요. Half-Life 2를 기준으로 과거, 현재, 미래가 조금씩 뒤섞여 있죠.


"음악 모티프"

게임 전반적으로 사용된 다양한 음악적 테마와 모티프는 스토리 및 배경 이야기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부분을 표현해주죠.

예를들어, 보르티곤트는 이 게임의 서브플롯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Half-Life: Alyx의 타임라인은 물론, 보다 넓은 Half-Life 세계관의 타임라인에서

이러한 역할 특성을 무의식적으로 반복 전달하기 위한 음악을 사용하기로 했죠.

이 장면 속 음악에서는 게임의 타임라인 전반에서 사용된 테마의 변형 버전을 들을 수 있어요.

게임의 제일 처음 사운드에서부터, 볼트의 피날레까지 계속 이어지죠.

이러한 모티프의 변형은 감옥에 갇힌 보르티곤트의 구호,

G맨을 가둬두기 위한 에너지의 추출,

보르티곤트의 정수 그 자체를 상징하는 친숙한 소리들을 나타냅니다.


"알릭스의 반응"

알릭스에 대해 써 내려가기 시작한 초반부터, 저흰 알릭스가 모든 일에 반응하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플레이테스트 결과 알릭스가 너무 심하게 반응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걸 알았죠.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좀비로 가득한 긴장감 넘치는 레벨을 신나게 즐기고 있는데

머리에 있는 알릭스가 무척 화를 낸다거나, 겁에 질려 있다거나, 불안해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이런 알릭스의 반응은 실제 플레이어와 캐릭터 사이 괴리감을 자아냈죠.

그래서 많은 부분을 들어내야 했어요.

보편적인 반응을 보이게 될 부분만을 남겨뒀죠.

보르티의 은신처로 향하는 초현실적인 입구를 봤을 때의 알릭스의 반응을 보세요.

지금까지 봐 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플레이어도 이 부분에선 알릭스와 마찬가지로 놀라움을 느끼겠죠.

정말 많은 플레이테스트를 본 결과, 이 부분에서 '우와, 이거 특이하네'라고 말하는 플레이어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알릭스도 약간의 텀을 둔 후 그렇게 말하도록 했어요. 마치 메아리처럼요.


"은신처 상호작용"

이런 식으로 연출된 장면에서 플레이어의 반응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었어요.

캐릭터에 몰두한 플레이어는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건드리느라

장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는 덜 집중하죠.

그래서 주변 환경을 즐기는 플레이어가 찾아서 가지고 놀 만한 오브젝트를 추가해뒀습니다.

이 장면은 두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죠.

덕분에 보르티곤트가 두 번째 방으로 이동했을 때, 플레이어가 찾아내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오브젝트를 첫 번째 방에 다수 배치할 수 있었어요.

매달린 헤드크랩 시체나 팬처럼 전적으로 물리적인 오브젝트도 있고,

갇혀 있는 헤드크랩처럼, 플레이어가 가까이 다가가거나 총으로 쏘는 등의 특정 동작을 하면

애니메이션이 트리거되는 오브젝트도 있죠.탁자 위에는 쥘 수 있는 헤드크랩의 심장도 있죠.

이건 이전 버전의 장면에서 남아 있던 부분입니다.

원래는 이 심장을 짜내서 상처 입은 보르티곤트를 회복시키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너무 강렬하고, 역겨웠기 때문에 게임에서 완전히 제거해 버렸어요.


"은신처 장면"

드라마틱하게 연출된 이런 장면에서 해결해야 할 기본 과제는

바로 중요한 플레이 정보를 놓치지 않고 전달하면서도,

플레이어가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이 경우에는 플레이어에게 보르티곤트가 감금되어 있었으며, 플레이어가 '북극성'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전달해야 했죠.

이 장면은 엄청난 트라우마가 있는 보르티곤트가 요리하는 장면에서부터,

지금의 유머러스한 버전이 되기까지 다양한 변형을 거쳤습니다.

심지어는 플레이어가 헤드크랩 심장의 액체를 짜내서 보르티곤트의 입으로 흘려 넣는

상호작용을 수행해 보르티곤트를 살리는 장면을 시험해보기도 했어요.

플레이어가 장면에 직접 참가할 수 있는 참신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VR 상호작용이긴 했지만,

플레이테스터는 자신이 수행한 작업만 기억하고,

정작 중요한 게임플레이 정보는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즐거움과 목표 달성 사이 균형을 잡기 위해

이 장면에 더 많은 유머 요소를 넣는 것으로 마무리했어요.

이 장면을 두 개의 방으로 나눠, 두 단계로 정보를 전달했다는 점도 중요하죠.

플레이어가 보르티곤트를 만나 그 상태를 알게 되는 곳은 첫 번째 방이고, 새로운 목표가 주어지는 곳은 두 번째 방이에요.

두 개의 방이라는 물리적인 분리를 통해, 플레이어가 두 번째 방에서 전달받는 중요한 정보를

더욱 안정적으로 기억할 수 있게 했죠.

이렇게 많은 변화를 거친 장면이지만, 초기 버전에서 그대로 남은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보르티곤트가 헤드크랩 시체를 플레이어에게 던지고, '자양분이오!'이라고 외치는 순간이죠.

이 순간은 처음부터 플레이테스터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서 최종 버전까지 그대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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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9 설문 논란을 반복해서 진정성이 의심되는 스타는? 운영자 25/05/12 - -
14482 공지 하프 라이프 : 어포징 포스 한글패치 백업 [6] 스가시게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2.31 733 3
12069 공지 =하프라이프 갤러리 갱신 차단 리스트= [11] 스가시게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4.03 1181 3
3657 공지 완장 호출벨 [6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7.10 2002 12
5632 공지 콤바인 오버위키 번역 모음집 [2] Flandre-Walloni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1 1138 8
10492 공지 성인 모드나 야짤은 금지 [16] 스가시게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31 1737 10
4189 공지 통합 정보 모음집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18 2893 21
15454 질문❓ 뉴비 질문 [2] o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5 8 1
15453 λ² 콤바인이 식민지 대할때 인간이랑 보르티와 차이가 있는듯 [4] 반시민(118.35) 12:50 24 1
15452 질문❓ 콤플릿 [4] o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56 27 0
15450 λ² 에액따~ [2] ㅇㅇ(110.15) 08:16 65 0
15449 λ² 밸브는 FPS 장르를 좋아하는 것 같음 [3] 콩코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33 82 0
15448 λ² 1에서 상자 움직이는법 이제야 알았네;; 반시민(221.165) 00:45 58 0
15447 λ² 콤바인에도 예비군 제도나 군 전역자 있을까? [6] 반시민(211.176) 05.11 123 1
15446 λ² 크랙라이프 10주년 '캠페인모드' 얼탱이 없네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132 4
15445 λ² 엔디비아 설정 최대 프레임 속도 어느정도 까지 맞춰야 [5] 반시민(211.176) 05.11 66 0
15444 λ² 하프라이프 지금 어디까지 깬거임? [3] 반시민(122.44) 05.11 89 0
15443 λ² 핲라2 RTX 최적화 많이 개선되었더라 [3] 콩코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144 1
15442 λ² 구글에서 하프라이프2 시절의 대화들을 찾아보자 [1] ㅇㅇ(119.201) 05.11 205 6
15441 λ² 내 이럴줄 알았다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285 6
15439 λ² 지금 핲라3 루머 믿어도 되는거냐? [2] 반시민(203.251) 05.10 129 0
15438 λ² 하프라이프 신작 나오면 제발 pc로 나와줬음 좋겠다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33 0
15437 λ² 핲라2 베타 모드는 2002 에디션이 가장 구현율이 좋음? [1] 콩코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95 0
15436 λ² 하프라이프3 gta6 출시일에 동시 출시하면 재밌을듯 [4] ㅇㅇ(1.236) 05.10 111 1
15435 λ² 핲2 베타 스토커 지금 보면 진짜 악랄하게 개조했네 [1] ㅇㅇ(211.176) 05.10 151 3
15434 λ² 하프라이프 레퍼런스가 나오는 의외의 게임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95 5
15433 λ² 2와 알릭스에는 생체병기가 거의 없네 [3] 프리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19 0
15432 질문❓ 근데 알릭스 출시할 당시에 [3] ㅇㅇ(110.15) 05.10 127 0
15431 λ² 소스2 엔진이 얼마나 잘 만든 엔진인가 궁굼함 [3] 콩코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35 6
15430 λ² 알릭스의 현 상태가 궁금하다 [2] 최강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50 1
15429 λ² 네이버에서 하프라이프2 시절의 대화들을 찾아보자 [8] ㅇㅇ(119.201) 05.09 325 11
15428 λ² 정황들만 보면 무언가 나오는 것은 확실한것 같은데 [6] 콩코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87 1
15427 λ² 노바 프로스펙트 리모델링중이었네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89 0
15426 λ² 게이브 뉴웰이 노움을 좋아해서 그런가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66 2
15425 λ² 나...많은 일이 있었어... [21] N3W13I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402 14
15424 λ² 알릭스에서 정 가는 캐릭터 [3] 최강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308 8
15423 λ² OPBM이 빨리나올까 핲3이 빨리나올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98 0
15422 λ² 블랙메사에 이건 미군 제공권이 점점 무너지는 장면인듯 [4] 반시민(211.176) 05.08 212 1
15421 λ² 바꾼 대문 이거 수정해주세요 [3] 반시민(221.165) 05.08 160 0
15407 공지☢ 갤 대문 투표 / / [10] KorshalaAdu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416 7
15420 λ² 갤 대문 투표가 동점이 나왔으니 룰렛 돌리겠습니다. [4] KorshalaAdu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157 5
15419 λ² 대문 투표 결과 뭐냐 ㅋㅋㅋ [1] 벱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131 0
15418 λ² 둠에 나오는 중력건 써봄 [1] 반시민(221.165) 05.08 161 0
15417 λ² 아오 올해 나온다 나온다 떡밥이랑 뭐 그런거 계속보니까 미칠거같음 [1]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93 0
15416 λ² 블메블쉽 초점 젠 풍경 ASMR [1] 반시민(39.115) 05.08 86 1
15415 λ² 하프라이프2 베타는 이런 감성이 좋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32 7
15413 정보⚔ 클래식 오펜시브 개발팀의 프로젝트 취소 입장문 [10] shra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400 9
15412 λ² 갤 대문 이걸로 해야 함 [7] 반시민(58.123) 05.08 22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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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돌싱’ 이시영의 플렉스, ‘2천만원’ 들여 명품 구매…의외의 ‘심경’ 전했다 디시트렌드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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