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사카 미유키
으음--- 어째서 하필이면 만나는 장소가 『여기』인걸까…
쿠로사와 치사메
왜, 미유키.
이 가게에 와 본 적이 있는거야?
아카사카 미유키
쇼와 58년의 『세계』에서 와봤지.
오키노미야라는 마을에 이 가게의 본점이 있었어.
입구의 문을 열자마자 본 적있는 점내의 광경이 시야에 가득 들어와 그리운 기분이 든다.
도시에도 가맹점이 있다는 건 몰랐다.
내가 못 보고 지나친 것 뿐인건가, 아니면 『헤이세이A』에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건가…
아무리 그래도 이런 형태로 『쇼와B』의 잔향을 눈 앞에서 볼 거라곤
생각지 못했기에, 무심코 쓴웃음이 입가로 새어나왔다.
아카사카 미유키
설마 미나이 상이 이 가게를 고를 줄은 생각도 못해서, 신기하다고
생각해…
쿠로사와 치사메
지역의 유명한 패밀리 레스토랑부터 시작해서, 도심에선 조금 떨어졌다곤
해도, 수도권에 지점을 만들 정도로 성장했다는 거네.
그렇다면, 꽤나 잘 나가는 경영자겠네.
그 사람도 히나미자와 출신인 사람이려나?
아카사카 미유키
응, 저쪽에서 만났던 미온이라는 아이의 친척이야.
마을의 명가 중 하나인 소노자키라는 가문이 있는데, 그 사람도 같은
성씨인… 요시로 상 이었으려나.
그렇다곤 해도, 10년 지난 지금도 그 사람이 오너를 맡고 있을지는
확실지 않다.
소노자키 가문의 영향하에 있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는 부분이겠지.
쿠로사와 치사메
그건 그렇고, 뭐… 남성에겐
인기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자끼리 들어오는 건, 좀… 용기가 필요한 가게네.
아카사카 미유키
아-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겠어.
유니폼은 보는 대로 독특하달까, 눈에 해로우니까.
하지만, 밥이나 디저트는 맛있었어.
이 가게도 그러면 좋겠네.
그렇게 대답을 하며, 계산대 옆 벽에 붙어있는 『이번 달의 페어』라는
이름의 포스터를 바라본다.
…저번에 봤던 것과 다르게, 장식이
심플하게 바뀐 것 같다.
가격도 비싼 것처럼 보이지만, 수도권 점포이기 때문일까.
쿠로사와 치사메
……
아카사카 미유키
응? 왜 그래 치사메?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다니.
쿠로사와 치사메
아니… 네가 그렇게 큰 가문의 아이랑 알고 지내게 되다니. 처음 듣는 일이어서.
아카사카 미유키
어? 말 안했었나?
쿠로사와 치사메
어, 카즈호 쨩이나 나오 쨩의 이야기는 잘 들었지만, 다른 아이들에 대해선 거의 말해주지 않았잖아.
아카사카 미유키
…그럴지도. 아마 말하면
여러 추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니까 말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
이미 과거의 사람… 이라는 한 마디로 정리하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기분 좋은 녀석들 이었다.
이제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정말 쓸쓸하고, 슬프다.
…그렇기에, 후회가 남는다.
그렇게나 친구를 생각하는 상냥한 사람들이었다면, 좀 더 빨리 상담했으면
좋았을텐데, 라고.
아카사카 미유키
(역사를 바꾸지 않도록 주의하며 움직일 생각이었는데, 이 꼴이 났으니… 그럼 차라리 전부 바꿔버릴 각오로 움직이는 방법이
있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어차피 그건
결과론 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가 가진 정보는 특정 시점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덤으로 뭐가 옳은지도
몰랐다.
실제로 조종당하고 있었다곤 해도… 레나와 미온에게 습격당하고, 가짜 리카 쨩과도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랑 조우했던 것이다.
…카즈호와 나오가 힘을 주지 않았다면, 나는 틀어박혀서 모든 기회를 놓쳤을거라 생각한다.
지금 자신이 여기에 있는 건 그 두 사람 덕분이라고 나는 진심으로 생각하며,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아카사카 미유키
그러니까… 적어도 이 『세계』의 카즈호는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오네 엄마의 병도 완치되었으면 좋겠고.
과거는 이제 바꿀 수 없지만, 그 두 사람이 저쪽 『세계』에서 돌아왔을
땐 안심하고 원래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말이야…
쿠로사와 치사메
…어, 그 말이 맞네.
일단 그 사람이 올지 안 올지를 보도록 하자.
아카사카 미유키
응, 벌써 약속 시간이니까, 먼저
와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으음.
맞이하러 온 웨이트리스에게 약속한 사람이 있다며 일단 나중에 부른다고 말한 후,
우리는 점내를 둘러본다. 그러자,
쿠로사와 치사메
저, 저쪽 자리에 미나이 상이… 어어?
아카사카 미유키
왜 그래 치사메……아니…. 어?
치사메의 시선을 따라가자 안쪽 자리에서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드는 미나이 상의 모습을 발견한 순간 무심코 할 말을
잃었다.
그년가 있는 자리의 테이블엔 말 그대로 산처럼 쌓인 빈 접시가 쌓여있었으니까.
아카사카 미유키
(3… 아니, 4인분?)
그 광경은 마치 회전초밥 같은 뷔페의 끝이 가까운 테이블 같았다.
…아니, 이런 표현조차
미적지근할 정도의 광경일지도 모른다.
미나이 토모에
이쪽이야, 이쪽.
잘 찾아 와줬구나. 자 앉아.
아카사카 미유키
아, 네…
나와 치사메는 쭈뼛쭈뼛 그녀의 곁에 가, 정면에 나란히 앉는다.
미나이 토모에
미안해,, 일부러 이런 곳까지 불러서.
가까운 곳에 점포가 있다고 저번에 들어서, 한 번 와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
쿠로사와 치사메
아, 그… 그건 상관 없지만, 우리가 올 때까지 누군가와 만났었나요?
미나이 토모에
아니? 물론 나 혼자 왔지.
아카사카 미유키
어어… 그럼, 이 접시는…?
미나이 토모에
바빠서 조금 시켰어, 점심을 걸렀거든.
일단 먼저 먹고 있었지.
아카사카 미유키
…혼자서요?
미나이 토모에
응, 젊었을 땐 좀 더 먹을 수 있었는데, 최근엔 식사량이 줄어서~
아카사카 미유키
(…식사량이 줄다니, 무슨
의미야 대체)
내 머릿속 국어사전이, 너무나도 충격적인 발언에 게슈탈트 붕괴를 일으키고
있다…
미나이 토모에
너희들도 먹고 싶은 걸 주문하도록 해.
일부러 여기까지 와 준 답례야.
쿠로사와 치사메
고, 고맙습니다…
받아든 메뉴판으로 얼굴을 숨기며, 옆에 앉은 치사메와 시선을 마주본다.
아카사카 미유키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은
안 보이지?)
쿠로사와 치사메
(응… 대식가랄까, 마인의 경지인걸)
꽤나 연비가 나쁜 몸인건지, 아니면 칼로리를 대량소비할 정도로 바쁜건지…
어느 쪽이든, 체형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건, 위협적인 걸 넘어서서 마하 불가사의의 영역이다.
…보는 것 만으로도, 이쪽의
배가 부를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아무 것도 주문하지 않는 건 실례라고 생각해서, 나와 치사메는 각자 마실 것을 주문했다.
그 『세계』에서 봤을 때와 거의 비슷한 유니폼의 점원이 떠난 후, 나는
가볍게 목을 축이며 이야기를 꺼낸다.
아카사카 미유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부르신거죠?
미나이 토모에
그렇네… 일단, 내가 만난
건, 츠쿠미 유우라는 너희와 같은 나이의 여자아이야.
키미요시 카즈호 상과 룸메이트 였대.
츠쿠미 상은 중등부 때 루치아에 입학해서 부지 내에서 길을 잃었을 때, 키미요시
상의 도움을 받았고, 그 이후로 친하게 지낸 것 같아.
아카사카 미유키
카즈호가…
미나이 토모에
응, 어디에 갈 때도 함께였고, 기숙사
방도 같이 썼대.
키미요시 상을 친한 친구라 느끼고, 그녀도 분명 자신과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어.
쿠로사와 치사메
…그 츠쿠미 상은 지금 어디에?
미나이 토모에
봄 쯤에 위장질환이 판명되어 휴학 중이야.
도내의 병원에서 치료에 전념하는 걸 발견해서, 이야기를 들었어.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정도로는 건강했던 것 같아.
그렇게 설명하는 미나이 상의 어조는 담담했고, 꽤나 사무적이라 느낄
정도로 억양이 없다.
많은 접시가 치워진 탓도 있어서, 아까까지의 가벼운 분위기와는 명백히
다른 딱딱한 분위기가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아카사카 미유키
결론 먼저 말해주세요.
카즈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미나이 토모에
...키미요시 상은, 올해 4월에 죽었어.
아카사카 미유키
……
물론, 놀랐다.
하지만, 미나이 상의 전화를 받았을 때 예상은 가능했으므로, 각오하고 있었다.
…그렇다곤 해도, 납득했다는
얘긴 아니다.
곤란과 격정으로 소리치고 싶은 충동은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나는 입을
열었다.
키미요시 카즈호
…죽게 된 경위를, 알려주세요.
미나이 토모에
응, 여기서부터는 츠쿠미 상의 증언을 그대로 전하는 거니까…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끊지 말고, 제대로 들어줘.
아카사카 미유키
네.
미나이 토모에
그 사건이 일어난 건 키미요시 상과 츠쿠미 상이 3학년으로 진급하는
신학기가 되기 전날의 일이야.
미나이 토모에
그 날, 츠쿠미 상은 클럽 활동이 길어져 기숙사 방에 오는 게 늦어졌는데…
방에 들어오자 새까맣게 어두웠다는 것 같아.
키미요시 상은 클럽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까, 빨리 방으로 돌아와서
잤겠지… 그녀는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 같아.
…하지만, 창문이 활짝
열려져 있어서.
불을 켜면 키미요시 상을 깨울 거 같다고 생각한 츠쿠미 상은 어두운 채로 방에 들어가 짐을 놓았어. 그러자, 창가에 이상한 그림자가 보여서…
뭔가 하고 눈을 그 쪽으로 돌린 직후, 창문 밖에서 빛이 났어… 번개 때문에.
그 섬광 속에서 창문가에 사람의 그림자가 떠올랐고…
목을 메단 채 흔들리고 있는 게 보였다는 것 같아.
당황해서 불을 켠 츠쿠미 상은 그게 키미요시 상 본인이란 걸 알고 비명을 지르고, 그 직후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
미나이 토모에
…이게, 내가 들은 경위야.
아카사카 미유키
그럼, 즉… 카즈호는 학교
기숙사에서 자살했다는 건가요?
쿠로사와 치사메
…혹시 그게 정말이라면, 학교측이
그런 학생이 없다고 시치미 떼는 것도 당연하겠네.
미나이 토모에
그렇네. 내가 예전에 그 이야기를 꺼냈을 때, 이사장도, 교장도 같은 대답을 했어.
조사영장도 없으니, 그 때는 물러났지만…
이 이야기를 꺼내면,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츠쿠미 상에겐 학교측엔 자기가 이야기 했단 걸 비밀로 해달라는
약속을 해버렸거든.
그러니까, 더 깊게 파고 들기 위해서라도 학교 관계자의 증언을 좀
더 모을 필요가 있겠네.
…시간이 꽤 걸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계속 할래?
아카사카 미유키
……
미나이 상이 한 질문에 대해 나는 즉시 대답을 하지 못하고, 큰 한숨을
내쉰다.
아카사카 미유키
(카즈호가 이 『세계』에 돌아와도,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에 직면할 뿐… 카즈호가 있을 곳이 없다는 얘기가 돼.)
그렇다면, 카즈호를 이 『세계』에 다시 불러들여도 전혀 의미가 없다.
히나미자와를 방문했을 때와 똑같이 본래는 『없』는 존재로써 취급받을 뿐이다.
그건 어떤 의미론 일가가 동반자살한 상황보다도 나쁜 입장에 놓일 뿐이겠지.
주위에서는 죽은 사람 취급 받고, 그 결과는…
아카사카 미유키
…윽…
아니, 그런 『미래』같은 건 절대 인정하지 않을거야.
어떤 형태여도 카즈호는 카즈호고, 나의 소중한 친구야.
그 아이의 있을 곳이 없다면, 새롭게 만들면 돼.
그 각오와 결의를 마음속에 품고 고개를 든 후, 다시 미나이 상을
바라보았다.
아카사카 미유키
가능하다면 조사는 계속 해 주세요.
…그리고, 하나만 확인할게요.
키미요시 카즈호는… 정말로 자살한 건가요?
미나이 토모에
응, 현장검증을 한 현경의 감식결과를 보는 한 자살이 맞아.
역시 빠른 형사라고 해야되나, 미나이 상은 카즈호의 사건에 대한 조사자료를
한 발 빨리 현경에게서 받아온 것이다.
미나이 토모에
창문 밖으로 붙은 추락 방지 난간에 짧은 로프를 거는 형태로 목을 메달았어.
목의 방향은 조금 대각선 방향이 된다는 느낌으로.
발 부분을 찍은 사진을 보면, 책이 흩어져 있었어.
아마도 책을 쌓아 발판으로 썼을거라 봐.
검사 결과도 확인했지만, 교살의 흔적은 없었어.
사법해부 떄도 특별히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고.
쿠로사와 치사메
그러니까, 저항 흔적도 없고… 타살의
가능성은 낮다는 거네요.
미나이 토모에
응, 위에는 소량의 물만 있었고, 약물을
복용한 흔적도 없음.
…자살임에 틀림 없겠지.
아카사카 미유키
그렇다면, 자살 동기는? 유서는
없었어요?
미나이 토모에
유서는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아.
츠쿠미 상도 자살의 이유에 대해선 전혀 짐작가는 바가 없다고 말했어.
그러니까, 동기와 죽기 전에 했던 상세한 행동은 현재도 조사 중인데…
사건 발생 수 일 전에 귀향이라 말하며 외박 허가를 받았던 것 같아.
아무래도 가족들끼리 히나미자와를 간다는 이유로.
아카사카 미유키
그 히나미자와는 댐에 가라앉은 히나미자와를 말하는 건가요?
아니면 저번에 우리가 갔던 이주가 끝난 히나미자와를 말하는 건가요…?
미나이 토모에
그건 아무도 몰라. 게다가 현경이 사건 직후, 모친인 카나에 상에게 탐문 조사를 했는데…
가족들끼리 히나미자와에 갈 예정은 전혀 없었다고 이야기했어.
그러니까, 키미요시 상의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아.
하지만, 츠쿠미 상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키미요시 상은 히나미자와에서
돌아온 이후, 상태가 이상하달까… 혼자서 뭔가 생각할 때가
많았다는 것 같아.
이유를 물어도 『아무것도 아니아』, 『괜찮아』라면서 얼버무릴 뿐이었대.
아카사카 미유키
……
미나이 토모에
츠쿠미 상은 그 때 억지로라도 이야기를 들었어야 했어… 그러면 죽지는
않았을텐데, 라고 말했어.
…정말 많이 후회하고 있었어.
담당 의사의 소견으로는, 그녀의 병이 낫지 않는 원인은 카즈호 상을
구하지 못한 후회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대.
쿠로사와 치사메
병은 마음에서…온다는 말이군요.
미나이 토모에
그 말은 옳진 않지만, 틀렸다고도 할 수 없지.
나으려는 강한 의지가 결정적인 수단은 아니지만, 필요한 면역력을 높이는
데는 중요...하다고 들은 적이 있어.
아카사카 미유키
……
미나이 토모에
일단, 검사 결과의 복사본도 받아왔는데… 볼래?
별로, 봐도 재밌진 않겠지만.
아카사카 미유키
아뇨, 됐습니다.
미나이 상의 반응을 보아하니, 손에 넣은 정보는 거의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준 것 같다.
그렇ㄷ다면, 지금 정보는 경찰측의 공적 견해로써 신뢰해도 되겠지…
아카사카 미유키
(하지만… 카즈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어째서 자살 같은 짓을…)
미나이 토모에
아, 그렇지.
2학년일 때 사진을 몇 장 갖고 왔어. 이것도 볼래?
아카사카 미유키
건강했을 때… 말인가요?
미나이 토모에
응, 작년… 다른 학교에서
말하는 학원제 같은 이벤트 때 찍은 사진이래.
미나이 상은 가방을 열고 사진 묶음을 테이블 위에 펼친다.
그리고 첫 장 째의 사진에는…
아카사카 미유키
…뭐 하는 건가요, 이건?
사진 속에는 헐렁헐렁한 남성복을 입은 소녀들이 찍혀있었다.
미나이 토모에
『레미제라블』이라고 아니? 일본에선 『아아 무정』이라는 이름이 유명하려나… 그 연극이야.
쿠로사와 치사메
유명한 프랑스 문학이네요.
하지만, 그건 꽤 긴 이야기가 아닌가요?
아카사카 미유키
학원제의 연극으로 하기엔 너무 길지.
시간 내에 끝낼 수 있으려나.
미나이 토모에
수년 전에 졸업한 선배가 연극용으로 각본을 만들어 둔 걸 썼대.
아카사카 미유키
…어쩐지, 의외의 선택이네요.
아가씨 학교에서 할법한 연극 치고는 꽤나 무거운 느낌의 이미지인데.
미나이 토모에
작년에 반에서 뭘 할지 정할 때 어떤 아이가 이걸로 하자며 꺼낸 말이 최종적으로 통과된거래.
키미요시 상은 그 아이와 함께 연극의 운영위원을 맡았었대.
츠쿠미 상의 말에 의하면, 키미요시 상은 힘들어 보였지만 굉장히 즐거워
보였다는 것 같아.
아카사카 미유키
…그런, 가요.
사진들을 손에 들고 파락파락 넘긴다.
사진 속에는 여러 여자아이가 즐거운 듯 떠들고 있다.
아카사카 미유키
(아가씨 학교라고는 해도, 우리들과
같은 나이의 여자아이라는 건가…)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생각을 하며 몇 장의 사진을 넘기는데---
아카사카 미유키
…잠깐, 이건…?
쿠로사와 치사메
왜 그래, 미유키?
손에 든 사진을 다시 한 번, 음미하는 것처럼 한 장 한 장 다시
확인한다.
아카사카 미유키
…없어.
미나이 토모에
어?
나는 떨리는 손으로 어른 몇 명이 어깨동무를 하는 사진을 미나이 상에게 내밀며 말했다.
아카사카 미유키
이거… 반의 집합사진 맞죠?
미나이 토모에
응, 그게 왜?
아카사카 미유키
어떤 아이가 츠쿠미 상인가요?
미나이 토모에
이 아이야. 그 옆에 있는 아이가 키미요시 카즈호 상…
아카사카 미유키
…아니에요.
미나이 토모에
응?
아카사카 미유키
아니에요!!
무심코 나는 주위를 신경쓰지도 않고 소리치며 일어섰다.
…눈 앞이 일그러지고.
목에 뭔가 걸린 것처럼 괴롭다.
왜냐면, 미나이 상이 가리킨 곳에 있는 사람은…!
아카사카 미유키
이 아이… 카즈호가 아니야.
쿠로사와 치사메
…뭐라고?
아카사카 미유키
이 아이는… 대체 누구야?!
떨리는 시야 속에, 모르는 여자아이가 사진 속에서 웃고 있었다.
---도저히 1년 이내에
자살할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행복해 보이는 웃는 얼굴이었다.
=======================
이쯤 되면 작가가 카즈호 안티 아니냐...
1. 가족이 대재해로 다 죽음
2. 가족이 자기 태어나기도 전에 동반자살
3. 없는 줄 알았는데 사실 있었고 근데 가짜고, 이미 자살함
카즈호는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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