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이것이 당신들 아머레스 유니온의 업무 태도인가요?

[아머레스 유니온 멤버] ......

[대변인] 제가 분명 강조했을텐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 정보라고요!

[대변인] 그 기사의 생사는 중요하지 않지만, 당신은 그가 암호화된 메시지를 보내게 했다고요？

[신틀레야] ......

[대변인] “목표물은 가짜 메시지 통해서 이쪽을 속이고, 동시에 시체로 소형 단말을 가려서 정보 전송에 성공했다”?

[대변인] 그저 여러분이 충분히 주의하지 않은 것 아닌가요?

[대변인] 사람만 처리하고, 문제는요?!

[대변인] 제가 말한 문제는 해결 하셨나요?!

[아머레스 유니온 멤버] (입술을 깨문다)

[신틀레야] (플래티넘 쪽을 본다)

대변인은 한시간 넘게 비난을 했다, 그정도 위치의 사람에게 이렇게 한가롭게 비난하고 있을 여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아머레스 유니온의 고용인들을 비난하는데 그렇게 긴 시간을 할애했다.

......

비난하는 것은 그의 자유지만, 내가 신경쓴 것은 다른 일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변인의 앞에 서있는 플래티넘은 조금도 변명이나 반박의 의지가 없었다.

내가 아는 한, 그는 결코 이런 사람이 아니다.

적어도 그의 성격은 긴 비난을 참고있을 정도로 좋지 않다.

플래티넘을 화나게 한다면, 눈앞의 약한 고위 직장인이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

그러나 그는 참는다.

화를 참을 뿐만이 아니라, 순종적인 인상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단지 그 사람이 대변인이기 때문에, 단지 그 사람이 상업연합회의 일원이기 때문에.

이 힐책 모임은 1시간 36분 28초 36의 시간동안 계속됐다.

이 모임에는 대변인 1명, 서기 1명, 플래티넘, 나, 그리고 아머레스 유니온의 멤버 7명이 참석했다.

모임 내내 그 한 사람만이 발언을 했으며, 우리는, 하, 발언권도 없는 것 같았다.

그 날 이후로, 나는 이해한 셈이다.

기사가 됐든, 아머레스 유니온이 됐든, 결국 상업연합회의 고용원일 뿐이고, 사무실에 앉아서 굽실거리며 서류를 작성하고 전화를 하는 사람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그저 우리는 더 힘든 일을 하고, 더 많은 돈을 받을 뿐이다.

그 뿐이었다.

하......

어느 평범한 비오는 밤, 기사 한 명을 처리한 뒤 라주라이트가 나에게 왔다.

[라주라이트] 어린 페가수스, 플래티넘을 찾고 있는데 본적 있어?

[신틀레야] 스승님은 임무에 가셨습니다, 라주라이트님.

[라주라이트] 그렇구나, 하하.

[라주라이트] 어떤 임무인데?

[신틀레야] 저에게 말 해주지 않으셨습니다.

[라주라이트] 그럼 그가 너한테 이번 임무에 의문을 품고있다고 한 적은 있어?

[신틀레야] 아닙니다, 그러나 약간은 느껴졌습니다.

[라주라이트] ......

[라주라이트] 성실하구나, 어린 페가수스.

[라주라이트] 그래, 네가 플래티넘에 대해 알려줬으니, 나도 한가지 알려줄게.

[라주라이트] “플래티넘”은 죽었어. 그가 배신하고 도망치는 길에서.

[신틀레야] !

[신틀레야] ......

나는 그가 저번 목표에게 조금 감정적이었던 것을 안다.

그러나 그녀를 위해서 목숨을 바쳤다는 것은 내 예상 밖이었다.

[라주라이트] 그 자리가 지금 갑자기 비어버린다면, 나 말고도 다크아이언들하고 상업연합회의 이사들도 골치아프겠지.

[라주라이트] 그러니까 어때, 어린 페가수스야.

[라주라이트] 네가 플래티넘이 되는 것은 어떻겠어?

한동안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

동의하면 라주라이트가 나를 죽이지 않을까? 거절하면 살 방법이 없는게 아닐까?

나는 그저 멍하니 있으며 입 안에서 말이 맴돌 뿐이었다.

정말로, 나는 이 질문에 대답할 용기가 없다.

내가 비록 플래티넘의 뒤를 이을 수 있는 그의 제자라 하더라도, 그의 제자는 나 혼자가 아니다.

게다가 플래티넘은 방금 배신했는데, 그의 제자를 새로운 플래티넘으로 만드는 것은 감정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부적합하지 않나?

그리고 아머레스 유니온의 고참 구성원들은 기술에서나 지휘력에서나 나보다 나을텐데?

왜 나지?

왜 나인거야?

나의 멍한 모습을 보고 라주라이트는 웃으며 “플래티넘”을 상징하는 휘장을 내 손에 쥐어줬다.

[라주라이트] 별 말 없으면, 받아들인다고 생각할게.

[라주라이트] 새로운 일 잘 해봐, 어린 플래티넘.

말을 마친 그가 떠나자, 플래티넘이 된 신틀레야와 쓰러진 기사만이 그곳에 남았다.

플래티넘이 된 후, 나는 그의 어려움을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

매일 상업연합회의 이사들은 아머레스 유니온에게 골칫거리를 준다.

최우선 임무는 라주라이트가 직접 맡으며, 플래티넘은 라주라이트를 보조함과 동시에 이사들에게 받은 일들을 해결해야 한다.

관리를 하면서 직접 전투에도 참여해야 한다. 카시미어에 이보다 힘든 직장은 없을 것이다.

다행히 그에게 배운 기술들은 모두 쓸모가 있다.

사소한 실수를 몇 번 하고, 몇 명의 대변인들에게 두세번 혼이 난 뒤에야, 나는 이 일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하고, 플래티넘의 직책을 겨우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일을 그만둘 수 있다면, 나는 반드시 제일 먼저 상업연합회에 사표를 제출할 것이다.

누가 이렇게 고되고, 책임이 많고, 위험도가 높은 일을 하고 싶겠는가.

아쉽게도, 나한테는 선택권이 없다.

하......

(진동 소리)

플래티넘의 자리에는 단점이 있다.

그것은 상업연합회의 전화가 언제 울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랜드 나이트 영지의 중심인 상업연합회 본부의 건물부터

이동도시의 가장자리인 땅의 접합부까지.

마치 이 도시를 배회하는 유령과 같다.

플래티넘이라 불리는 불쌍한 사람이 항상 나타날 수 있다.

벨이 울려서 전화로 연합회의 목소리를 듣게 요구한다.

그러나 플래티넘에게는 거부할 권한이 없다.

그래서——

[플래티넘] 말 해.

[???] 여보세요, 플래티넘씨, 당신이 맡을 비밀 임무가 있습니다, 바로 출발해주세요. 

[플래티넘] 흠...... 말해봐.

[???] 우리는 당신이 글로리어스 실드 공업의 이사장이 내일 상업연합회의 이사회에 출석하지 못하게 만들기를 바랍니다.

[플래티넘] 그, 그 말의 뜻은?!

[???] 네, 우리는 그가 더 이상 글로리어스 실드 공업의 어떤 업무에도 참여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플래티넘] 이사에게 손을 댄다니, 나한테 그런 권한은 없을텐데.

[???] 이 임무는 원래 라주라이트에게 배정되었지만, 그들은 당신을 추천했습니다.

[???] 그래서 당신의 전화가 울린겁니다.

[???] 작업 권한 암호는——————

[???] 확인해주세요.

[플래티넘] 확인 완료...... 틀림 없어.

[???] 좋습니다.

[???] 우리를 실망시키지 마십시오.

일반인 한명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상업연합회의 이사를 불명확하게 죽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재확인을 위해, 나는 라주라이트에게 연락한다.

라주라이트는 나에게 글로리어스 실드 공업 본부의 회장 휴게소에서 임무를 완수하면 된다고 알려준다.

위아래로 모두 준비되었기 때문에 나를 막는 사람이 없는 쉬운 작업일 것이다.

통신을 끊고 나는 긴 한숨을 내쉰다.

라주라이트까지 저렇게 말하니 내가 어찌하겠는가?

날이 밝기까지 겨우 네 시간이 남았다.

이사의 도주를 확실히 막기 위해서, 글로리어스 실드 공업의 본부로 가기 전에 우선 그의 자녀들의 거처 주변에 아머레스 유니온 소대를 배치했다.

그리고, 나는 정문으로 건물에 들어갔다.

라주라이트의 말처럼, 글로리어스 실드 공업 전체가 오늘 밤을 위해 준비되어있다.

건물의 문이 활짝 열려있고, 보안 요원은 전출됐으며, 모든 장비는 점검중이고, 예비 카드키가 프론트 데스크의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놓여있다, 그리고 이 카드키에는——

꼭대기의 회장 휴게실로 직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내가 이 방에, 아니, 정확히는 이 층 전체인 전용 휴게실에 들어갔을 때, 글로리어스 실드의 이사장은 아직 그의 대형 단말기 앞에서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나는 그의 목을 꺾었다.

목표물의 생명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나는 라주라이트에게 임무 상황을 보고했다.

통상적인 절차에 따르면 곧 연합회의 전화가 올 것이기 때문에, 나는 급하게 자리를 떠나지는 않았다.

전화를 받으면, 어디서 받겠는가?

나는 커튼을 걷고, 커다란 유리창의 너머로 그랜드 나이트 영지의 불이 꺼지지 않는 밤을 바라본다.

학생이었을 때, 나는 기사가 되는 것을 동경했다.

기사가 된 후, 나는 나이트 슬레이어의 비밀을 알게됐다.

그러나 아머레스 유니온의 간부가 되어서도, 상업연합회의 이사들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오늘, 공교롭게도 한명의 이사가 내 손에 쓰러졌다.

부모님은 한때 나의 예리한 눈이 가문에게 영광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무엇을 보고있지?

나는 그랜드 나이트 영지 밖의 칠흑같은 황야를 본다.

나는 그랜드 나이트 영지를 뒤덮은 네온 불빛을 본다.

나는 도시 한가운데 서있는 상업연합회의 건물을 본다.

그리고 그 위에서 빛나는 밤하늘을 본다.

볼 수 있는 한, 나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높은 상업의 탑 위에서, 도시가 달리는 땅 아래에서, 한 쌍의 보이지 않는 손들이 이사들을 조종한다.

그들이 건물의 꼭대기에 벽돌을 쌓고, 카시미어라는 탑을 계속 지어가도록 유도한다.

그들은 꼭두각시이자 하수인일 뿐이며,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는 대체된다.

그는 처음이 아니며,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이 손들은 상업연합회를 통해서 카시미어 전체로 뻗어간다. 

이 땅 위에 있는 이상, 도망칠 수는 없다.

(진동 소리)

[플래티넘] 흥......

(진동 소리)

[플래티넘] 하...... 멍하니 있을 시간 좀 주면 안될까......

(진동 소리)

[플래티넘] 피곤해......

[플래티넘] 정말로, 휴가를 내고싶어......

(연락을 받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