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번역, 문학) 얀데레 W

링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29 15:18:46
조회 1583 추천 15 댓글 2
														


viewimage.php?id=25a4c023f7d52abf7eb7&no=24b0d769e1d32ca73ced8ffa11d02831dfaf0852456fb219302713c4cc8fae3743c3b8bee94194585a9daa2e0de8f942ec5f01127ead23febdf78a061e2774efb4a6b1f4cb

ㅡㅡ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하고 섬뜩한 콘크리트 방.

누수인걸까.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얼굴에 부딪힌 감촉에 눈을 뜬다.

막 일어난 참인지, 정신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고 상황파악이 잘 되지 않았다. 멍하니, 보이던 의식을 조금씩 되찾으면서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둡다, 우선 그렇게 생각했다.
아직은 어둠에 익숙하지 않아 주변을 확인하기 어렵다. 창문이 존재하지도 않는지 바람도 느끼지 않는다. 여기는 지하 공간, 독방인가?

그리고선 왜 자신이 이런 곳에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런 잘 모르는 곳을 본 적이 없다. 나는 분명 박사가 부탁한 로도스에서 의뢰한 일에······.

“······읏.”
거기까지 생각할 때, 자신이 의자에 앉히고 구속된 상태에 있음을 깨달았다.

심하게 아픈 머리를 누르려고 애썼을 때 무슨 일인지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손목에 위화감을 느끼고 그것을 뿌리치려고 움직이니 금속 고리가 스치는 듯 달그락 달그락 소리가 어둠 속에 울려 퍼졌다. 금속 체의 구속 도구가 고통이 날 정도로 손목과 발목을 옥죄고 있어, 완전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정신을 완전히 차렸다.
온몸에 힘을 주고 저항해도 구속 도구는 요지부동이다. 내가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조바심만 커져갈 때.

“어머, 겨우 일어난 거야?”

“!?”

갑자기 누군가 귓전에 대고 속삭였다.
고막을 자극하는 소프라노 음성을 따라 지긋이 고개를 돌리니 거기에는 피식 웃음을 띄운 여성이 있었다.

“······W!”

“응, 안녕.”

살카즈 용병 『W』
어두컴컴한 어둠 속에서도 돋보이는 은빛 머리에 불길을 연상케 하는 눈동자, 피처럼 붉은 뿔이 가진 여성.

그리고 모든 것이 떠올랐다. 전장에서 리유니온과의 전투에서 졌을 때, 나는 이 여자에게 패배하고 기절했다. 죽음을 각오했지만, 왜 지금도 자신이 살아있는지 모르겠다.

무엇이 목적이지. 심문일까? 아니, 어쩌면 이것으로부터······.

“그렇게 두려워하는 얼굴은 하지 마라. 적어도 당신이 생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

정면으로 다가온 그녀는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서로 마주보았다.

향수를 뿌렸는지 감귤계의 달콤한 향수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내뱉은 숨이 그녀의 얼굴에 닿을 정도로 가까웠다.
그녀를 앞두고 무심코 몸이 굳었다. 여성에 대한 면역이 없어서 부끄러움을 느끼기보단, 단순한 공포심이 정신을 지배했다.

눈앞의 여자가 두렵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이 구속을 풀고 그대로 돌려보내 주었으면 좋겠는데.”

“성질이 급하네. 좀 더 놀다 가면 되잖아.”

“까불지 마라. 너랑 놀 정도로 한가하지 않아.”

“······왜?”

W는 감정 없는 표정을 지으며 노려보았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달라진 그녀의 모습을 보며 경종이 자신 안에서 울려 퍼졌다.
가늘고 가냘픈 손가락이 복부에 기대고 손끝으로 덧대듯 팔이 위로 움직인다. 앞가슴을 간질이며 목 언저리에 손이 닿았다.

“컥······! 욱······!?”

숨을 쉴 수가 없어.
W의 가는 손가락이 목을 눌러, 만력과 같이 거세게 조여 온다. 팔을 뿌리치려고 해도 온몸이 구속되어 있어 움직일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이대로는 정말로 죽는다.
산소결핍으로 의식이 몽롱해졌다.

끊어질 것 같은 정신을 어떻게든 차리면서 전신을 강화하는 아츠를 발동시켜 구속 장치를 박살내기 위해 힘을 썼다.

“······읏.”

“ㅡㅡ!?”

그러다가 갑자기 눈앞에 여자가 입술을 겹쳤다.
산소를 찾아 헤벌어진 입에 삽입된 혀가 입안을 유린하듯 날뛰었다.

영문을 모르겠다. W의 행동에 당황하고 몸이 굳어 발동한 아츠도 끊겼다.

머리가 이상할 것 같았다.

“······아프다!”

“푸하앗······! 하아······하아······하아······. 갑자기 무슨······ 짓이야.”

의식이 먹힐 것 같아, 들어온 혀와 입술을 강하게 물었다.
W는 물어뜯긴 통증에서 얼굴을 떼고 멀찍이 거리를 뒀다. 겹쳤던 입이 풀리는 순간 폐에 공기를 불어넣어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눈앞의 여자를 노려보았다.

W는 아픔을 참으려는 듯 입가를 짓누르고 있던 손을 치우고는 입가에서 뚝뚝 흘러나와 손바닥에 고여 있는 혈액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아프잖아······. 너무 아팠어.”

“알게 뭐야. 무슨 짓거리야······.”

“아아, 이렇게 피가 나네.”

이 여자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그래서 더 무서워.
전쟁터에서 만나 목숨을 주고받을 때도 있고, 자신을 구해줄 때도 있었다. 의도를 알 수가 없어, 무슨 목적인지 알 수가 없어.

W가 귀신처럼 천천히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물러서고 싶었지만 의자에 묶여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긴장된 마음을 억누르면서 초조해하지 않고 이번에야말로 아츠를 발동시키려 하지만.

“아앗, 으아아악!?”

허벅지가 몹시 아팠고 촉촉한 열에 휩싸였다.

거기에 시선을 돌리자 W가 품에서 꺼낸 칼로 허벅지를 찌르고 있었다. 칼은 칼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숙하게 꽂혀 있었다.

W는 숟가락으로 스프를 휘젓듯 그립을 움직이고 있었다. 아픔을 견디지 못해 날카로운 비명을 내질렀다. 눈물이 쏟아질 뻔했지만 너무 아파서 그럴 겨를조차 없었다.

“자, 움직이지 마. 그러면 더 아파.”

“끄읏, 아아······.”

W는 만지작거리던 손을 멈추고 칼을 빼내더니 뒷머리를 잡고 힘껏 잡아당겨 억지로 위를 향하게 했다.
통증과 눈물을 참으며 고개를 돌리자 W가 자신의 피가 고인 손바닥을 입가에 대고 먹이려 했다. 저항하려고 해도 이미 늦었고 입안에 핏물이 흘려 들어갔다.

기분 나빠.
내뱉으려 해도 목이 위를 향하게 했기 때문에 액체는 흘러가고, 게다가 W는 내뱉지 못하게 하기 위해 피로 물들은 손으로 입가를 닫게 했다.

아직 따뜻한 열을 가진 혈액이 목구멍을 지나 위 속에 떨어졌다.

W는 내가 혈액을 들이키는 것을 확인하곤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입술을 겹쳤다. 그것은 피의 맛이 나는 키스였다. 잠시 후 입술을 떼더니 피와 타액이 섞인 입가를 닦아냈다.

“미안해,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 도망갈 거 아니야?”

“······.”

“그건 그렇고 역시 대단하네, 당신의 아츠.”

소모 때문인지 토할 기력도 대답할 기력도 나지 않는다.
W는 맥없이 떠는 내 머리는 쓰다듬으며 칼에 찔린 커다란 상처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벅지의 상처가 되감기 하는 것처럼 회복되어 가는 이 아츠 능력을 나는 『활성화』 라고 부른다. 이는 신체 능력과 재생 능력을 폭발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 아츠를 사용하면 이 구속기구도 간단하게 파괴할 수 있지만, 만약에 깊은 상처를 입게 되면 자동으로 회복하는 데 힘을 다 쓰기에 신체 능력을 강화할 수 없게 된다.

W도 그것을 알고 있어 나의 아츠를 봉쇄하려 했을 것이다.
그녀는 어디서 물에 적신 수건을 가지고 왔는지, 피로 더럽혀진 내 얼굴과 그녀, 자신의 얼굴을 꼼꼼히 닦아낸다.

“으, 도대체 뭐하고 싶은데? 그냥 취미라면 도가 지나치지.”

“응······?”

이 여자의 목적을 모르겠어.
설마 고문이 취미인건가.
그렇다면 확실히 나는 안성맞춤인 장난감일 것이다. 계속 내 몸에 상처를 줘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기에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떨리는 목소리로 나약하게 그녀를 노려보자 교활한 표정을 지으며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러붙었다.

“그럴 리 없잖아. 아아, 어디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W는 턱에 손가락을 대고 고민하면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잠시 뒤 뺨에 양손을 대며 자기와 눈높이가 맞도록 얼굴을 올렸다.

그리고 이 여자의 탁한 눈동자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난 말이야, 널 좋아해. 사랑한다고 말해도 되겠지. 너는 날 기억나지 않겠지만 나는 너를 잊은 적이 없어.”

“······뭐?”

미쳤냐고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고백에 사고가 멈추었다.
이 여자는 지금 뭐라고 했어?
좋아해? 누가, 누구를?

그녀는 살짝 부끄러운 듯 볼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며 말을 잇는다.

“너에게 난 단순히 도움을 준 사람 중 한명이겠지? 하지만 나는 달라. 전쟁터 한복판에서 네게 구조된 날을 잊은 적이 없어. 죽을 뻔 했을 정도로 상황이 격렬했는데 끝까지 날 버리지 않고 구했지.”

연달아 전해지는 W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애초에 내가 그녀를 언제 구했지? 확실히 나는 위선으로 가득 찬 사람들을 돕는 일은 몇 번 해왔어. 그 중에 그녀가 있었나?

“나도 내가 참 쉽다고 생각해. 하지만 난 네가 갖고 싶어 졌어······. 하지만 당신 주변에는 여러 여자가 있잖아. 로도스에서도, 용문에서도, 그 외에도 당신에게 의식하는 여자가 많았어.”

“······.”

말문이 막히며 가위눌린 듯 몸이 굳어버렸다. 사고도 돌아가지 않고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했다.

내 안의 무엇인가가 탁한 눈동자로 빨려 들어간다.
뺨에서 손을 뗀 W는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게 뭐야······.”

바로 주사기였다.
식은땀이 흘렀다. 아주 꺼림칙한 기분이 든다. 지금 당장 도망쳐야 한다고 본능이 외치고 있다.

W는 싱글벙글 웃으며 주사기 끝에 씌워져 있던 캡을 풀었다. 안에는 홍차와 같은 색의 섬뜩한 약재가 들어있었다.

“그러다가 떠올랐어. 네가 나만 바라보게, 나만 생각하도록 만들어버리면 되잖아······. 아, 몸에 해로운 약은 아니니깐 안심해도 돼. 그저 여러 가지 의식이 사라지고 나 자신밖에 생각할 수 없게 될 뿐이니깐.”

도망가고 싶어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목덜미에 주삿바늘이 꽂힌다.

“자, 뜨겁게 서로 얽혀볼까요?”

무엇인가 흐르면서 복잡해지는 느낌과 함께 의식이 흐려졌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입 꼬리를 치켜 올리고 악마처럼 일그러진 미소를 짓는 W의 모습이었다.



---



단편.


syosetu, 소설 ID 231124

추천 비추천

15

고정닉 5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4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326516 번역 핫)飞飞飞君만화 3개 [8] Ltor3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3 3137 29
326388 번역 신입대원의 정밀한 사격실력 [19] Ltor3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3 4018 29
326232 번역 핫산)펭귄물류 면접 [1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3 3663 37
324984 번역 핫산)꼭꼭 숨어라.manhwa [31] 발리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2 3909 43
324285 번역 로도스 고등학교 8.manhwa [21] Provan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2 8231 69
324090 번역 핫산)모후모후가 뭔가를 찾는 망가 [8] JM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1 3731 42
323009 번역 번역, 문학) 두 반지가 어울리는 순간 [5] 링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1 2557 21
322360 번역 핫산)할배독타 만화 : 옵시디언 페스티벌 2 [10] ㅇㅇ(118.39) 20.07.31 2210 29
321995 번역 핫산)Anubis 코드네임 [4] superdrug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31 2921 25
321993 번역 핫산)Anubis 꽃단장 [2] superdrug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31 2529 18
321991 번역 핫산)Anubis 나무늘보 [11] superdrug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31 2850 16
번역 번역, 문학) 얀데레 W [2] 링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29 1583 15
319885 번역 핫산)레드와 그라벨의 몸이 바뀐.manhwa [10] 발리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29 3972 20
319658 번역 핲갤에 안 올렸던 첸 누나 철딱서니 없는 만화 [23] 에스카르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29 4476 40
319062 번역 (핫산) 엔야 먹보설을 알리고 싶어 [23] ㅇㅇ(58.236) 20.07.28 3123 17

게시물은 1만 개 단위로 검색됩니다.

갤러리 내부 검색
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