쟂갤 살짝고인물 ㄹㄹㄹ이자 현 즉흥연주갤 파딱 jaslinja이다.

즉흥연주갤 기쁜 첫 게시글부터 굳이 하려는 얘기는

나는 즉흥연주라는 단어가 싫다는 것.

즉흥이라는 말 자체는

애초 쇼팽의 fantasie impromptu를

일본에서 즉흥환상곡으로 번역하면서 굳어진 음악 용어인데

한자로는 바로 즉, 일어날 흥을 쓰기 때문에

글자적으로는 improvisation과 맞아떨어지지만..

이 흥의 솟아오른다는 의미가

흥분, 흥미, 흥행, 유흥, 감흥같은 단어들로 쓰이면서

즉흥이란 말이 좀더 가벼운 의미로 잠깐의 장난이나 놀이 쯤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것이지

사실 들어보고, 느껴보고, 체험해본 사람끼리는

즉흥연주 대신에 섹스라고 불러도 알아먹음.

재즈란 단어가 처음엔 섹스라고 부르다가 생겨났다는 썰도 있지 않나.

문제는 이걸 말로만 접한 일반인들한테 즉흥이란 단어로는

improvisation의 뉘앙스가 충분히 전달이 안된다는것임.

즉흥환상곡에 뒤의 환상이란 말도 그런데

fantasy를 환상이라고 번역하는건 fantastic 밖에 없음.

낭만주의 클래식에 환상곡이란 제목이 특히 많은데

한국에서 이 단어로는 fantasie impromptu의 의미 전달이 되지가 않음.

여튼 한자문화권끼리는 어떻게 부르고 있나 알아보니

일본에서는 즉흥연주로 우리랑 같고..

베트남은 아예 주합(모아 합친다)이라는 의미로 부르고 있고.

중국에서는 즉흥창작이라고 부르는데

조금은 뉘앙스가 마음에 들긴 하지만 이것도 별로 성에 차지는 않음.

즉흥연주를 부르는 또다른 말로

ad lib이 있는데 이 말도 음악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지금은 한국에선 보통 배우가 즉흥적으로 대사를 만들어내는걸 의미하지.

그러나 결국 대본은 존재하고 배우가 창조해내는 분량은 결코 그 길이가 길지는 않음.

재즈연주자의 즉흥연주는 참고할 대본도 없고 급조된 것도 아니며

즉흥연주 자체만을 위한 수천수만시간의 연습이 뒷받침되어야 할 뿐더러

즉흥에 임하는 자세도 즉흥의 중요성도 완전히 다름.

뭐 그렇다고 굳이 잘 쓰고 있는 용어를 바꿀 이유가 있냐고?

마땅한 이유는 없다.

그냥 가벼운 단어로 불려지는게 조금 열받는다는 것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