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P랑 연애하다가 헤어지고 참 힘들었다.
뭔가 깔끔하게 헤어지지도 못했고 특별한 계기도 없어서 더 힘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걔가 좋으니까 내가 뭘 실수했을까? 생각하면서 자책도 하고 때로는 원망도 하고 그랬다. 그런 시간이랑 생각을 많이하면서 여기 갤에서 눈팅하면서 공감도 하고 위로도 받았던 것 같다.

나는 결국 재회도 친구도 아름다운 전남친으로도 남지는 못했지만, 여기 사람들은 조금은 더 신중하게 천천히 좋은 사랑 했으면 좋겠어서 개인적인 생각 좀 적는다.

1. INFP는 고집이 쎄다: 그 말은 한 번 아니라면 거의 아닌 경우가 많다.
순수하고 착해보여도 본인이 고집 쎄다는 것은 스스로 알고 있고 좀 이성적으로 보면 그 고집에 본인이 사로 잡히는 경우가 있다.

2. 생각이 많아서 스스로 힘들어하다가 어느 순간 생각을 포기한다.
계속 생각의 사이클이 돌다가 딜레마에 갇혀서 '아.. 애초에 걔랑 나랑 잘 맞았으면 이렇게 생각이 안 많아져야하는거 아닌가??, 애초에 좋아함은 뭐지?' 이런식의 생각까지하다가 걍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대상인 너네들과 거리를 두는게 옳다고 믿는다.

3. 회피형:  2번이랑 연관되어 있긴한데 저런 결론을 내렸으면 깔끔하게 안좋아하는 것 같다 헤어지자라고 해야하는데 말을 잘 못한다. 상대방을 상처 입히고 싶지 않다는 자기방어기제가 나와서 결국 비참하게 상대방이 '그럼 나랑 헤어지고 싶다는거야?' 라는 말을 하게 하고 조용히 끄덕인다. 모순적이게도 상대방을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상처주면서 막상 헤어지고 나면 본인도 '아 왜 그랬지? 나 왜 헤어졌지?' 이런 생각을 하긴한다. 그러나 1번 그 특유의 고집이 쎄서 재회나 연락 가능성은 매우 떨어진다. 하지만 상대방과 아예 손절하는 것은 또 두려워 하는 경향이 있어 애매하게 연락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때 너가 급발진하면 이제 또 '아 내가 옳았어!' 이런식이 된다.

4. 천연, 타고난 여우: 의도치 않게 여지주는 경우가 많다. 그건 우리가 좋아하는 INFP의 순수함, 착함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말 그대로 의도하지 않은 것이다. 나도 그렇고 여기 있는 사람도 그렇고 INFP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 스며든, 홀린 경우가 많은데 이 이유가 크다. 물론 누군가가 봤을 때는 되게 한심하고 바보같다고 생각하는 INFP의 행동이나 분위기이긴 한데 우리한테는 그게 가장 큰 매력이다.

5. 로맨티스트인데 인간불신: 낭만 좋아하고 감정적인 것에 약하다. 너가 울면서 메달리거나 진정성있게 얘기하면 흔들리거나 넘어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결국 본인한테 기대가 없는 유형이기에 또 혼자 있으면 '아 저사람이 주는 사랑이 고맙고 좋은데 뭔가 나는 그정도로 저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네.. 뭔가 미안하고 부담스럽고 고맙네..' 이런식으로 가다가 결국은 '너가 날 좋아하는만큼 내가 뭘 해줘야할지 모르겠어' 이런식의 말을 하면서 본인도 노력해봤지만, 내가 못나서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서 못하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 만약 당신이 진짜 INFP를 좋아한다면 저 말을 듣는 순간 더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그렇게 너는 모든 걸 받아들이고 자책하고 힘들어한다. 그때 INFP도 힘들고 괴롭지만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돌보며 치유한다. 유독 INFP는 동물을 좋아한다.

6. 상황, 타이밍이 가장 중요: INFP와의 연애나 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상황과 타이밍이다. 누군가는 INFP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너가 INFP를 좋아하고 어느정도 서로 감정이 있는 것 같다면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할 수 없게 하는 것도 좋다. 의외로 오래 연애하는 INFP의 특징은 연인과 동거를 하거나 가까이 사는 경우가 많다. 즉 당신이 자취를 하는 상황이 가장 좋은 것. 타이밍의 경우에는 진짜로 연애할 여유가 없는 INFP도 있다. 특유의 시기가 있는데 그 때 성급하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다. 애매하거나 썸이라면 INFP가 좀 여유가 생긴 후에 너한테 '우리 근데 무슨 사이야?'이런 식의 말을 할 때가 타이밍이다.

7. 결과론자, 자기합리화: INFP와 썸붕이거나 초반에 사귀다가 헤어졌다면, 분명 INFP는 너를 좋아한 것은 맞다. 그러나 1~6번의 특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너의 사소한 행동(실수라기보다는 오히려 잘해주는 경우)가 트리거가 대서 어제까지 잘 놀다가 다음날 확 돌변한다. 그러고는 '아 애초에 뭔가 딱! 삘이 온 건은 아니었어' 이런식으로 INFP는 스스로 내린 결정을 후회하고 싶지않아서 결론을 내려버리고 그것이 1번의 고집이 되어서 그 고집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런 경우 너네는 '아 나만 걔 좋아한거구나' 이런식으로 자책하는데, 분명 INFP도 너네 좋아하거나 최소 호감은 있던거였으니 너무 상처받지 말아라.

적다보니 은근 많은데 사실 더 많다. 대충보면 INFP 혐오하는 것 같아보여도, 나는 오히려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이기에 진심으로 좋아했고 부끄러운 짓도 많이 한 것 같다. 물론 사람을 유형화할 수 없고 진리의 사바사이지만, 너가 좋아하는 사람이 INFP이기에 이 곳에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눈팅하는건데, 그 마음이 너무 가엾고 공감대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