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이길 자격이 없었다
• 경기 리뷰
4자리가 바뀐 라인업이 가동되었습니다. 경기 프리뷰에서 예상했듯이 알렉스 텔리스와 에릭 바이가 각각 루크 쇼와 빅토르 린델뢰프의 자리를 대신했고, 프레드의 위치에는 마티치가, 래시포드가 빠진 자리는 그린우드가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명단을 통해 부상자들이 너무 많다는 점을 또한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 벤치에 골키퍼 2명, 수비수가 4명이나 있었으며, 공격 자원은 2002년생 아마드 디알로와 2004년생 숄라 쇼레이티레가 전부였습니다.
전반전 경기력은 형편없는 수준이었습니다. 5분만에 하파엘 레앙에게 실점하는 듯 했으나 오프사이드로 판정되었고, 12분에는 프랑크 케시에에게 실점했으나 VAR 판독 결과 볼 트래핑 과정에서 팔에 공이 닿은 것이 확인되며 골이 취소되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 8분 텔리스의 크로스를 받은 마르시알이 위협적인 왼발 슈팅을 때린 것 이외에는 전반 초반에 별다른 찬스를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밀란의 강한 압박에 시달렸고, 오늘도 역시나 3선에서의 빌드업 능력은 0에 수렴했습니다. 맥토미니야 애초에 패스 플레이를 통한 빌드업보다는 볼을 몰고 전진하거나 전방에서 볼을 받아 득점을 노리는 데에 강점을 보이는 유형이라고는 하지만, 마티치의 노쇠화가 또한번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점이 치명적이었습니다. 피지컬 능력을 앞세워 우직하게 중원을 장악한 프랑크 케시에를 거의 제어하지 못했고, 느린 스피드로 인해 빠르게 치고나오는 밀란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공간을 내주기 일쑤였습니다. 다만 밀란이 확실한 마무리를 가져가지 못한 덕에 실점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전반 중후반부로 넘어갈수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차츰 흐름을 잡아나가고자 했는데, 전반 38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완벽한 찬스를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 못 넣는게 더 힘들어보였던 찬스
텔리스의 코너킥을 페르난데스가 머리로 틀어놓았고, 볼이 뒤쪽에 빠져있던 매과이어 앞으로 떨어졌으나 매과이어가 빈 골대에 공을 집어넣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앙토니 마르시알이 빠지고 아마드 디알로가 교체 투입되었습니다. 마르시알이 부상으로 교체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또한번 우려를 낳게 되었습니다. 래시포드, 카바니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와중에 마르시알까지 이탈한다면 조 휴길 등 유스 공격수를 1군 스쿼드에 콜업해야 할 상황에까지 놓일 수 있습니다.
다만 스트라이커가 빠졌다는 우려와 달리 득점이 꽤나 금방 만들어졌습니다. 후반 50분 패르난데스가 띄워준 볼을 침투하던 아마드 디알로가 머리로 절묘하게 마무리지으며 자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데뷔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일단 득점을 만들어내며 한숨을 돌리기는 했는데, 이 골이 다였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전반에 비해 공간이 조금 더 나오기는 했으나 좌측면의 알렉스 텔리스와 대니얼 제임스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그나마 등지는 플레이가 가능했던 마르시알이 빠지니 그린우드가 전방에서 홀로 볼을 간수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드 역시 득점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피지컬 능력이 완전하지 못한 만큼 아직 래시포드나 마르시알만큼의 저돌성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후는 밀란 측이 꾸준히 기회를 잡아나갔지만, 역시 마무리를 짓지 못하며 동점골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사실상 마지막 결정적 찬스는 72분에 나왔습니다. 우측에서 그린우드가 수비진을 허물며 크로스를 올렸고, 박스 안에서 대니얼 제임스가 노마크 찬스를 맞이했지만 이번에도 어째서인지 왼발 슈팅이 골문을 한참 빗나가며 추가골을 만드는 데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두 차례나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버리니, 솔샤르 감독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보였습니다.
결국 주전들을 과하게 투입시켜놓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한 듯 74분 페르난데스, 완비사카, 제임스를 일괄적으로 교체시켜주었습니다. 벤치에 공격 옵션이 전멸한지라 이후 프레드 - 마티치 - 맥토미니 3볼란치(??) 처럼 보이는 기형적인 조합이 만들어졌고, 사실상 74분부터 스코어 지키기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루크 쇼까지 투입된지라 수비수 5명, 수비형 미드필더 3명을 둔 극단적인 5-3-2 포메이션이 완성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갑자기 미친 듯한 폭우까지 쏟아지며 몹시나 어수선한 경기 분위기가 연출되었습니다.
꽤나 수비적인 라인업이 가동되며 1-0 스코어를 지키는 듯 했으나.. 이번 시즌 ‘지키기’ 전략으로 나선 경기들의 마무리가 늘 그랬듯이 후반 추가시간에 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또 코너킥 상황이었습니다. 마티치가 자신의 마크맨인 시몬 카예를 놓쳤고, 프리 헤더가 헨더슨 골키퍼의 정면 쪽으로 향했으나 워낙 스피드가 빨라서였는지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딘 헨더슨 골키퍼라면 충분히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막아내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이길 자격이 없었습니다. 경기 초반 두 차례나 상대 골이 취소되는 등 불안함이 드러나는 듯했고, 아마드의 값진 데뷔골이 나오기는 했으나 매과이어와 제임스가 각각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버린 것이 치명적이었습니다. 결국 또한번 경기 최후반부에 수비 집중력을 상실하며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으니 이보다 끔찍한 결말이 없을 것입니다.
애초에 부상자들이 너무 많아 배스트 11에 내보낼 선수가 마땅치 않을 지경이었습니다. 포그바, 판더베이크, 마타, 래시포드, 카바니가 없는 와중에 마르시알까지 전반 종료 후 부상으로 빠지며 공격진이 페르난데스, 제임스, 그린우드를 제외하고는 말그대로 ‘전멸’하고 말았고, 기적과도 같이 아마드가 득점을 올리기는 했으나 그정도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사실 마르시알도 지난 리그 맨체스터 더비 경기를 나서기 쉽지 않았을 정도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기대득점수치(xG)에서 2.07 - 0.99로 앞섰고, 이 수치를 보았을 때 최소 2골 이상은 기록하는 것이 정상이었으나 수준 이하의 골 결정력이 발목을 잡으며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했습니다.
경기력만 보면 오히려 지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할 수준이었습니다. 상대 역시 공격진이 대거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중원 싸움에서 압도를 당하며 90분 내내 꽤나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결국 원정골까지 허용하며 불리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에릭 바이가 좋은 수비력을 선보이며 하파엘 레앙을 잘 제어한 것이 그나마 가장 큰 위안거리였습니다.
무적의 리그 원정 폼이 유로파리그에서까지 이어지기를 바래야 하며, 부상자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상태에서는 전망이 그리 밝아보이지 않습니다.
• Man of the Match: 아마드 디알로
데뷔골의 주인공 아마드 디알로가 오늘의 MOM입니다. MOM으로 꼽기에는 조금 과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럼에도 선정한 이유는 현재 공격진이 전멸한 와중에 득점을 기록하며 희망이 되어준 점이 감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페르난데스와 아마드가 만들어낸 득점이 아니었더라면 홈에서 밀란에게 패했을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고, 그때는 지금보다도 더 암울한 상황에 놓였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8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만들어준 아마드는 충분히 MOM으로 꼽힐 자격이 있습니다. 또한 아마드는 영연방 외 선수로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연소로 유럽대항전 득점을 기록한 선수로 남게 되었습니다(18세 243일).
• 리뷰를 마치며
또 골 결정력이 말썽이었고, 또 후반 막판 수비 집중력을 잃으며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이 한 경기로 대거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고, 이러한 문제점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32강 당시는 1차전 원정에서 4-0 완승을 거둔지라 편안하게 2차전을 맞이했지만, 이번에는 홈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데다 실점까지 하며 정반대의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또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부상자들이 너무나 많은 와중에 이 역경을 극복할 수 있을 지, 아니면 또한번 무너지게 되는지, 그 갈림길에 서있습니다. 사실 당장 주말에 벌어지는 웨스트햄과의 홈경기가 더욱 걱정입니다. 부상자들은 너무 많고, 경기력은 실망스러운 수준인데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게 됩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 지 몹시나 막막한 상황입니다. 고난을 현명히 헤쳐나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상자 복귀 소식들을 간절히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글: dcinside 제임스 가너 마이너 갤러리 ‘밍구리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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