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글-창작] 아주 평범한 들실장 -2-

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2 02:43:40
조회 623 추천 12 댓글 0
														




"뭐, 굳이 안 물어봐도 딱 보면 알겠네."





남자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러나 친실장은 알고 있었다. 닝겐들의 웃음을 믿었다가는 가슴 아픈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눈 앞의 남자와 자들을 한번씩 번갈아 본 친실장은 마음을 굳힌 듯 그 자리에서 도게자를 한다.





"데... 데스웃... 닝겐상... 제발 와따시들을 그냥 보내주시는 데스... 지금까지 착하게 살아온 데스... 제발 살려주시는 데스..."





눈 앞의 닝겐은 방금 마주쳤다. 아직 어떤 성향인지 모른다. 푸드나 따뜻한 물건을 나눠 주는 착한 닝겐일수도 있다.


그러나 대를 거듭하여 위석에 새겨진 정보는 친실장에게 위험을 알리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를 더없이 낮은 자세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런 뜬금없는 친실장의 반응을 본 남자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뭘 오해하고 있는 모양인데, 난 학대파가 아니야. 그냥 지나가다 들실장의 출산 현장이 신기해서 들린 것 뿐이지."


"데... 데스웅... 정말인데스?"


"내가 뭐하러 너네한테 거짓말을 하겠냐. 그냥 마저 일 봐. 학대할 생각 없으니까"


"가... 감사한데스...!! 닝겐상! 와따시는 이만 가보는 데스!! 자들은 얼른 이리로 오는 데샤앗!!"





다행이다. 우려했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재빨리 바닥에서 일어난 친실장은 혹여나 눈앞의 인간이 마음을 바꿀까 서둘러 자들을 챙긴다.


빨리 벗어나야 한다. 눈 앞의 인간이 학대파가 아님을 알았지만 친실장은 지금의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떨쳐내고 싶었다.





여기서 집까지는 금방이다. 서두른다면 금방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친실장의 바람과는 달리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레엥? 마마? 뭐인테치? 왜 무릎을 꿇는 레치? 이 닝겐노예는 와따치들을 위해 준비한 닝겐노예가 아니었던 레치??"


"데... 데샤앗!!! 뭐라고 하는 데샷!! 방금 뭐라고 한 데샷!? 얼른 입 다무는 데샷!!"





친실장은 뜬금없이 뒤에서 들려온 폭탄발언에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일가실각의 위기를 불러온 분충 발언의 진원지는 차녀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엄지실장이었다.


엄지 중에서도 둘째, 8녀였던가, 친실장은 당장에 달려가 엄지의 입을 막는다.


눈 앞의 닝겐이 8녀의 분충발언을 듣지 못하였기를, 친실장은 미친듯한 두려움으로 크게 뛰기 시작하는 심장소리를 애써 무시한 후 천천히 남자 쪽을 돌아봤다.





"데... 데스웅...?"





제발 듣지 못했어라, 제발 무시하고 지나가라.


그 찰나의 순간 친실장은 같은 생각을 수십 수백번 하며 남자의 반응을 살폈다.





"응? 뭐해? 빨리 가던 길 가라니까? 아직 할 말이 남았어?"


"데... 아닌 데샷!!! 아닌 데샷!!! 와따시들은 이만 가 보는 데스!!"





다행이었다. 남자는 8녀의 발언에 별 관심이 없었다.


친실장은 놀란 가슴을 뒤로 한 채 서둘러 자들을 챙겨 자리에서 벗어났다.


자들 또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지 서둘러서 친실장의 뒤를 따랐다.


그러나 친실장과 자들은 보지 못했다. 8녀의 입이 열렸던 순간 비릿하게 걸렸던 남자의 웃음을.





그들 일가는 곧 집인 골판지 박스에 도착했다.


"데... 데엑... 십년 감수한데스... 정말로 위험했던 데스..."





집이다. 이제 안전하다.


무리 없이 위기를 넘겼다고 생각한 친실장은 이윽고 방금의 위기를 불러온 엄지실장, 8녀를 향해 무서운 눈길을 보냈다.


아직 무슨 일이 벌어진지 모르는 눈치의 8녀는 멍하니 있다 자신을 향한 마마의 무서운 표정을 보고 화들짝 놀란다.





"레... 마마... 와따치를 왜 그렇게 보는 레치...? 와따치가... 뭐 잘못한 거 있는 레치...? 뭘 잘못한지는 모르겠지만 용서해주는레치... 마마... 세상에서 제일 세레브한 와따치의 애교를 보고 화를 풀어주는 레츄웅~"





자그만 손을 입가에 가져다 대고 레츄웅~ 하며 아첨하는 엄지실장.


그런 엄지의 모습을 보며 친실장은 곧 자신의 마마에게 들은 말을 떠올린다.





'엄지는 자가 아닌 데스, 일가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성장기라 많은 푸드를 필요로 하는 데스. 또 어린 만큼 철이 없어 보존식을 동내는 경우도 있는 데스. 출산 후의 영양식으로 삼는게 당연한 데스.'





냉정하게 새로 태어난 자신의 이모토챠들을 잡아먹으며 마마가 하던 말.


당시의 경험 탓에 엄지와 구더기를 솎아내지 못하고 사랑으로 품은 친실장이었지만, 방금의 상황을 보았을 때 마마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그렇게 분충을 솎아낼 여부를 잠시 고민하였으나 곧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다.




그래도 자신의 사랑스러운 자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간들의 위험성을 잘 모르는게 당연하다.


세상의 전부를 자신의 태교로 배운 자들이다. 이 문제는 태교 당시 자들이 충격 받지 않도록 들실장 생활의 위험성은 빼고 태교했던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으려면 교육이 필요했다. 친실장은 자들을 모은 후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자들은 잘 듣는 데스, 닝겐상은 아주 위험한 존재인 데스, 순식간에 일가 전체를 실각시킬 수도 있는 존재인데스.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절대 닝겐들의 눈에 거슬리면 안 되는 데스. 알겠는데스?"


"테에에..."


"특히 엄지챠, 엄지챠의 방금 발언으로 일가실각의 위기를 맞이한 데스,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고 약속하는 데스."


"레... 레에에엥... 몰랐던 레치... 미안한레치... 죄송한레치 마마..."





엄지는 마마의 비정한 표정과 말투를 보자 금방 울음을 터트렸다.


친실장은 그런 엄지를 한번 안아준 후 등을 토닥이며 달랬다.





"괜찮은데스... 이제부터 안 그러면 되는데스... 오마에는 좋은 자인데스..."


"레에에에에엥!!!"





친실장의 위로에 더욱 큰 울음을 터트리는 엄지, 그런 엄지를 보며 친실장은 잠시나마 솎아낼 생각을 했던 자신을 원망했다.





'이렇게 귀엽고 좋은 자들인 데스... 앞으로 와따시가 더 잘하면 되는 데스...'





"아쉬운 소리는 여기까지 하는 데스, 오늘은 새로운 가족들이 많이 생긴 기쁜 날인데스. 우마우마한 것들을 먹으며 쉬는 데스."


"우마우마테치!? 테에... 오늘은 너무 좋은 날인 것 같은 테치!"


"마마! 지금부터 우마우마 먹는 레치!? 너무너무 기대되는 레치!"


"우지챠도 우마우마 먹고싶은 레후!"





식사를 알리는 말이 이리도 좋은 것일까.


친실장은 무거웠던 분위기를 금세 벗어던지는 자들이 기특하기만 했다.


뿌듯한 기분을 뒤로 하고 곧 보존식을 보관해 놓은 통에서 아껴뒀던 콘페이토를 몇 알 꺼내 자들 앞에 놓았다.





"테에... 저게 콘페이토인 테치... 와따치 실제로 보는건 처음인테치..."


"레후! 우마우마할 것 같은 렛훈!"





언제 무거운 분위기였냐는 듯 자들은 하나같이 콘페이토에 시선을 집중했다.


친실장은 그 광경을 보며 몇 번이나 먹어버리고 싶었음에도 참고 견딘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졌다.





'너무 행복한 데스...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은 데스...'





친실장은 자들의 수에 맞게 나눠 주려면 어떻게 쪼개야 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콘페이토를 집었다.


그러나 그러한 친실장의 바람과는 반대로 그들 일가의 행복은 그 순간이 마지막이었다.






추천 비추천

12

고정닉 4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72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83954 운치 근데 직스는 자실장한테는 고문 아니냐 [6] 푸시틴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408 3
83953 운치 만화찾는데스! [3] 운치퀼주의(220.78) 05.28 326 4
83952 운치 직스충은 무슨 사고회로를 가지고 있는걸까 [14] ㅇㅇ(222.236) 05.28 364 1
83951 운치 레딧 괴담인 팬케이크 가족을 보다가 좋은 소재가 떠오름 [4] ㅇㅇ(128.134) 05.28 324 3
83950 운치 luck 작품중에 베트남전에 휘말린 실장석 스크 아는사람? [5] ㅇㅇ(210.120) 05.28 288 0
83949 글-창 수조 안의 실장석 [8] 운치싸는남자(211.243) 05.28 1202 29
83948 그림- 참피 땅크 [12] 운치퀼주의(220.78) 05.28 1271 35
83947 운치 난 말하지 않고 울음소리만 있는게 좋더라 [3] ㅇㅇ(210.120) 05.28 271 6
83946 운치 요즘 들실장들에게 핫한 페트병 [3] 공원죽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141 15
83945 그림- 네이비 참피 [7] 운치퀼주의(220.78) 05.27 1218 30
83944 운치 만화 찾아주는 데스 [3] 요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292 3
83943 글-창 널 '사육'해주마. [5] 운치싸는남자(175.213) 05.27 852 28
83942 운치 실장석을 키운다면? [7] 공원죽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886 17
83941 글-창 실패한 실장석 관찰일지 [3] 운치싸는남자(175.213) 05.27 629 17
83940 운치 저실장이 좋다 [9] ㅇㅇ(211.222) 05.27 260 6
83939 운치 테에엑???!!!? [1] 운치퀼주의(220.78) 05.27 702 13
83938 운치 갑자기 참피보고싶다 [2] 아기오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227 3
83937 그림- 탑건 [3] 운치퀼주의(220.78) 05.27 984 31
83936 운치 참피문학은 뭔가 러시아 문학같아서 좋음 [2] ㅇㅇ(222.236) 05.27 633 14
83935 운치 독라되기 vs 석녀되기 [6] Nilro9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454 5
83933 운치 만화 찾아주는 레후 [2] 야생동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460 1
83929 그림- 밖에서 똥닝겐이 먹을걸 뿌리는레치! 다들 나오는 레치! [1] 공병토(210.120) 05.26 1360 40
83928 운치 작품을 찾아주는데스우 [2] ㅇㅇ(211.234) 05.26 271 3
83927 그림- 그리마재툰) 지난번 실장석 만화 후기 감사의 만화 [7] 그리마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1605 49
83926 그림- 난공불락 [5] 운치퀼주의(220.78) 05.26 927 22
83925 운치 자를가진광동이 보면 [6] ㅇㅇ(222.236) 05.26 573 14
83924 그림- 테챠아아앗!!! 내 밥인테챠아아악!!!! [4] 공병토(210.120) 05.26 1303 50
83923 그림- 레이와 6년 (2024) 중대재해 사례 전파 [11] 공병토(210.120) 05.26 1361 60
83922 그림- 세레브 자실장 브륄레 쨩 3부 : 귀환 [6] 운치퀼주의(220.78) 05.26 831 25
83921 운치 직스 [1] 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426 5
83920 운치 본토 카운터문화 알고나서 ㄹㅇ 감탄함 [5] ㅇㅇ(220.65) 05.26 461 4
83919 그림- 세레브 자실장 브륄레 쨩 2부 : 공원 [4] 운치퀼주의(220.78) 05.26 554 20
83918 그림- 세레브 자실장 브륄레 쨩 1부 : 낮잠 [9] 운치퀼주의(220.78) 05.26 967 22
83917 운치 [격투석] 최강의 실장격투가 ㅇㅇ(223.39) 05.26 685 13
83916 운치 어제 꿈에서 참피 캐릭터 상품 가게 거리를 봤다 [1] ㅇㅇ(211.243) 05.26 373 7
83915 운치 데슨 데슨 [3] ㅇㅇ(183.105) 05.26 222 1
83914 그림- 개념이 생기는 사탕 [12] Rettoot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1681 45
83913 운치 실장석 기괴한 소리는 대체 어떻게 생각해내는거냐 [10] ㅇㅇ(183.105) 05.26 410 3
83912 운치 만화 찾아주는 데스 [2] ㅇㅇ(222.236) 05.25 272 0
83911 운치 애호하고 죽이기 [1] 지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5 441 3
83910 운치 데갸악 이 똥기계! [1] ㅇㅇ(175.122) 05.25 438 1
83909 그림- 벌거벗은 실장님 [2] 운치퀼주의(220.78) 05.25 1066 15
83907 그림- 숨바꼭질을 잘 하는 아이 [10] 운치퀼주의(220.78) 05.25 1192 22
83906 운치 위석 여러개 섞어서 하나 뽑으라하면 [6] ㅇㅇ(223.38) 05.25 335 0
83905 운치 독자학대물 탑쓰리 [5] 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5 405 2
83904 운치 예전에 읽은 스크좀 찾아다오 [4] ㅇㅇ(114.201) 05.24 329 1
83903 운치 오늘의 포토제닉 ㅇㅇ(1.243) 05.24 342 2
83902 운치 레힉! 레힉! ㅇㅇ(183.105) 05.24 274 11
83901 기타- 자실장키우기-네가 분충이라면 영생을 약속할게 [2] ㅇㅇ(222.121) 05.24 1266 32
83900 작품질 세레브한 오바상들!!! 스크 찾는 데스웅 오로롱 [2] ㅇㅇ(178.162) 05.24 27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