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늘 오후 4시경, 자신의 주장이 맞음을 알리기 위해 장황하게 긴 글을 올렸다.

어떻게든 그 장면은 기습이 아니라는걸 주장하던 중

‘급습‘, ’습격‘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기습이 아닌 습격임을 주장했다.

어라? 근데 기습과 습격, 급습, 강습 등은 엄연한 유의어 관계에 존재한다.

유의어란, 단어는 다르지만 내포한 뜻이 같을 경우를 의미한다.

수천자에 달하는 장황한 글을 남겼지만, 굳이 머리를 써서 반박할 필요도 없이 그의 글에 담긴 10자 정도의 문장 하나가 그의 모든 주장을 무너뜨린것이다!

그리고 이때, 그는 유의어와 동의어는 다른 관계임을 시사하고 있다.

유의어는 이음동의어라고도 부르며, 이미 동의어와 뜻을 공유하는 서로 유의어(=동의어) 관계임에도 그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자, 입 아프게 국어설명 하지 말고 다른 나라에서는 그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보자

우선 영어로 동의어는 synonym이다.

자, 그럼 유의어는 영어로 뭐라고 할까?

synony…m? 나닛!

유의어와 동의어는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음이 전 세계가 인증하는 셈이다!

이왕 다른 나라 언어를 살펴보는 김에, 기습과 습격은 어떤 차이가 있나 알아보자

기습은 영어로 여러 단어가 떠오르지만 surprise attack 이라고도 부른다.

당연하다. 기습은 갑작스러운 공격을 뜻하는 말이니까.‘

그렇다면 습격은?

허허… 역시 똑같은 단어가 습격의 뜻으로도 쓰인다.

어쩔 수 없다. 습격과 기습 모두 갑작스럽게 상대를 공격한다는 동급의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럼 민규와 종수의 싸움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자.

이 장면을 요약하면 뭔가? ‘이종수가 방심한 틈에 김민규가 갑작스럽게 공격을 했다.’

좋다, 그럼 한번 더 줄여보자.

‘이종수가 방심한 틈에 김민규가 습격을 했다.’

‘이종수에게 김민규가 기습을 가했다.’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기습이란 단어에 당황한 58.125의 표정)

그래… 분명 58.125좌도 느꼈을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배우며, 한국어로된 책을 읽어본적이 있다면

기습, 습격 강습, 급습… 이 단어들은 수도없이 혼용되어왔다.

왜냐, 유의어니까! 바꿔써도 아무 상관이 없으니까!

그렇기에 그의 머릿속에선 아주 자연스럽게 기습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직후 그는 이런 표정을 지우며 어떻게든 기습을 잊으려 헀을 것이다.

저 장면에 기습이 붙으면 안되니까! 그럼 내가 틀린게 되니까! 어떻게든 기습은 아니어야 된다!

그래서 그는 아주 긴 글을 써 붙이며 말했다. 기습이 아니라 급습이다! 기습이 아니라 습격이다!

그리하여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안 했다와 같은 문장이 탄생하게 되었다!

오늘도 열심히 짱갤에 화두를 던져주는 우리 58.125좌에게 무한한 존경을 보낸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