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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팬더모니엄(Pandemonium) 2기 28화

록시신전기사단(116.124) 2022.02.07 19:52:47
조회 322 추천 15 댓글 5
														




4일 후, 라플라스 모의전이 시작되는 날. 

지금의 난 무적이다. X나게 무적이다. 

내 뒤에서 여신의 가호를 받고 있는 이 대군을 보아라. 


이 진흙탕맨이 오기 전까지 한번도 라노아 대학 1인자를 내준 적이 없는 무언의 피츠!


현재 검술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붉은 머리의 광견, 광검왕!


그녀들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팩스 2세 최강의 기사이자 전우, 살라딘!


그 광검왕의 맹렬한 공격을 받아칠 수 있는 왕의 대방패, 수신 레이다!


수신 레이다의 반려이자 왕의 문지기, 철벽의 도끼!


멸망한 실론 왕국의 마지막 왕자이자 힘의 신의 아이, 목뽑기 왕자!


광검왕의 스승인 왕의 사냥개, 검은늑대의 검왕!


전 열강 7위인 왕의 대검, 북신 2세와 그의 아들인 용신의 왼팔, 북신 3세!


이번에 부활한 데드엔드의 파수견과 파수견이 엄선한 48명의 최정예 파수견의 창들!


그 파수견과 함께 사악한 마신을 무찌른 갑룡왕과 12 사역마들!


그리고 이 진흙탕맨이 엄선한 50인의 용신회 전투요원들과


뒤에서 고고하게 이 모든 대군에게 행운의 가호를 내리는 푸른 머리의 여신님까지!


100명이 넘는 파티원들. 그 기세는 100만 대군과도 같다.

그렇다. 계속 말하지만 난 무적인거다. X나게 무적인거다.

와라. 마신!! 와라. 히토가미!! 

이정도면 그 무시무시했다는 초대 6신도 두렵지 않다.

그래! 이런 무적의 드림팀이 구성되면 외쳐야할 대사가 있다!!



"어X져스! 어X블!!!"


"?...그게 무슨 소리야? 아빠?"


"....걍 아빠가 폼내고 싶었던거야."


"그 나이에 그러지 마세요. 못봐주겠으니깐요. 아부지..."



큭, 방금 지크가 나한테 데미지를 주었다.

그래, 지크는 아기였을 때부터 내 등 뒤에 오줌을 찔렀지.

뭐, 미국대장과는 달리 내가 이들의 대장인 건 아니니 폼나는 게 아니긴 하다. 

따라서 가장 선두에 있는 것도 아니니 더더욱.



"루데우스. 지금은 라플라스의 힘에 대항할 준비나 해라. 한순간 방심하면

가짜 라플라스 따위에게 죽을 수 있다."



가장 선두에 있는 것은 페르기우스다. 

그래. 그가 미국대장인 것이다. 아니지 아슬라대장인건가?

방패 하나 뿐인 미국대장과 달리 사역마 12명을 데리고 다니는 진짜 대장님이지만.



"지금 저는 만전입니다. 페르기우스 님. 제 딸 리리한테 받은 것도 있으니 더더욱

가짜 라플라스 따위에게 질 생각 없습니다."


"대답은 좋군. 그 대답대로 하는 지 한번 지켜보도록 하지. 어서 너의 위치로 이동해라.

다른 사람들은 이미 너가 정한 배치대로 움직이고 있다."


"라져~"



뭐 내가 미국대장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난 신의 반려자이자,

신의 축복을 받은 자이고, 반인반신의 아버지이며, 그 반인반신의

축복 역시 받은 자이다. 


자 봐라. 이 제로타입 등 뒤에 달린 가방처럼 생긴 이것! 

신이 내게 주신 축복인 리리가 나를 위해 만든 마도갑옷 배터리다.

이걸로 통해 단기 결전 병기인 제로타입이 장기 결전 병기가 되었다!

....까지는 아니지만 어쨋든 제로타입을 조종할 수 있는 시간이 상당히 늘긴 늘었다.

물론 리리 말로는 아직 개량이 필요한 프로토타입이라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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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지크에게 모든 것을 말하였다.

이왕 대미궁 팬더모니엄에 대해서 말하는 거, 그동안 있었던

일까지 전부다 말하였다. 라라가 떠난 것까지도.



"참 서운하네요. 라라 누나한테 인사하고 싶었는데.

뭐, 그것도 라라 누나 다운 행동이지만요."



라라가 떠났다는 소식에 대한 지크의 감상. 상당히 아쉬워하긴 했지만

그것도 라라 누나 다운거라고 말하는 지크. 어쩌면 지크도 라라가 언젠가

가족의 품을 떠날 거라는 것을 직감했던 것일까?



"그래서 지금 대미궁 팬더모니엄의 제 4계까지 왔다고요? 그 제 4계에서

복제 라플라스를 만나게 되었고요?"


"정확하게는 너네 숙부의 원수를 불러내는 것이지만. 그 숙부의 원수가

라플라스라서 그런거지."


"그 마법진은 고대 용족 전사들이 훈련용으로 사용했던 실전된 마법진이라고 하네요.

올스테드 님 말에 따르면 재현율도 매우 좋은 모양입니다. 사실상 라플라스의 힘

그 자체랑 싸우는 것이죠."



그래, 어때? 지크? 이 아빠랑 엄마들, 그리고 숙부를 도와주지 않을래? 라고

말하기도 전에 지크는 눈을 빛내며 일어서서 말하였다.



"아빠. 분명 나흘 뒤에 미궁 전투가 있다고 했죠? 저도 그 미궁 전투에 참여할 수 없나요?"


"....꼭 참여하겠다면야 우리야 고맙지만, 괜찮겠어? 간만에 휴가로 우리 집에 온건데?"


"그러니 더더욱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비록 가짜 라플라스지만, 어쨋든 라플라스의

힘과 싸울 절호의 기회잖아요? 저도 전사에요. 아빠. 전사로서 그런 기회를 포기할 수 없어요."



아아, 그런가. 그래서 라플라스 모의전을 한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다 달려든 것인가??

어느 세계든, 어느 시대든 안 그러겠다만 유독 명예나 승부욕을 추구하는 전사들이 있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이 세계에서 마신살 영웅들의 이야기는 유명한 편이다. 그런 마신살 영웅들 중 한명인

페르기우스랑 함께 하면서 함께 가짜라도 라플라스를 무찌르는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실력에 자신이 있는 전사들 중 참여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는 전사가 적지는 않겠지.



"너가 정 그렇다면 참여하도록 하렴. 지크. 허나 상대는 이성이 없어도 라플라스의 힘을 구현했어.

조심하도록 해.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나로서는 너가 죽는 게 가장 끔찍하니깐."


"걱정마세요. 아빠. 저는 이래뵈도 팩스 2세의 최강 기사에요. 팩스 2세의 최강 기사의 실력을 무사히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순간적으로 들었던 파울로의 죽음. 혹시 내가 반토막나는 게 아닐까? 아니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더 심한 건 지크가 그런 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그 마음을 담은 말을 하자, 

지크는 내 손을 잡으면서 안심시켰다. 그래. 파울로의 심정이 뭔지 또다시 알 것 같구나.



"그래도 가장 우선은 생존이야. 정 불리하다싶으면 도망가렴. 어차피 아빠가 상대하는 것은 라플라스의

'가짜'에 불과하고, 너는 팩스 2세의 '진짜' 최강의 기사니깐. 어쨋든 너가 사는 것이 가장 우선이야."


"계속 말하지만 걱정마세요. 아빠."


"그래. 루디. 너무 걱정마. 분명 파울로 아버님 때랑은 전혀 다를거야."


"그렇다면 나흘동안 이 아빠랑 엄마들, 그리고 숙부가 준비하는 거 도와주었으면 좋겠구나. 

무엇보다 준비가 철저해야 아무도 안죽을테니깐."



그렇게 지크 역시 내 일을 돕기로 하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준비하는 것들을 같이 도와주기로 하였다.

확실히 지크가 옆에 있으니깐 든든했다. 지크는 무거운 준비물들을 운반해주고, 같이 도와줄 건 

도와주고 그랬다. 무엇보다 작전을 세울 때에 검사로서의 소견을 말하는 것도 훌륭하였다.



"아하. 그러니깐 라플라스라면 이렇게 공격할거라는 말이죠? 숙부님."


"그래."


"그렇다면 스승님과 함께 그쪽을 견제하면 되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스승님."


"너가 얼마나 일취월장해졌는지 지켜보고 있으마. 팩스 2세의 최강 기사, 지크"



그러는 와중에 우리들을 돕겠다는 자녀들의 소식이 또 들려왔다.



"아르스한테서 편지가 왔어. 루디. 한번 읽어봐."


"어디보자... "



지크가 우리를 돕겠다고 했던 그 다음날, 

아르스한테서 편지가 왔다. 편지 내용은 간단했다. 자신이 세계 각지의 루드 용병단들

중에서 최정예 50명을 뽑는데 직접 감독을 맡고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이샤

와 함께 말이다. 


아이샤도 아르스가 직접 감독으로 맡는 '라플라스 모의전' 1차 사내 시험

인 셈이다. 뭐 아이샤도 그렇지만, 아르스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루드 용병단을

관리하면서 사람 보는 눈이 매우 좋아졌으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덤으로 5개의 목걸이와 5개의 팔찌를 편지와 함께 보내주었다. 마대륙에서 어려운 미궁을

통과할 때 모험가들이 소지하곤 하는 부적이라고 한다. 목걸이는 아르스가, 팔찌는 아이샤

가 골랐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올스테드의 여러 일 때문에 직접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자신들로서는 이거 밖에 할 수 없어서 자식으로서 미안하다고 마무리한 것은 덤이다.



"이것만으로도 정말 고맙고 기특한데... 아르스. 굳이 미안하다고 할 필요는 없는데..."



아르스가 얼마나 바쁜 지는 나도 직접 두 눈으로 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다.

아르스랑 함께 일한 적도 있었으니깐. 그러니 굳이 미안하다고 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여하튼 그렇게 우리는 아르스가 보내준 선물과 편지를 받았다.

조만간 아르스가 직접 선정해준 50명의 최정예 용신회 전투사원들도 받을 수 있겠지.


그리고 아르스의 편지가 도착한 지 몇 시간 뒤, 또 도와주겠다는 자녀가 나타났다.



"엄마, 아빠. 저에요. 리리에요."


"리리? 뒤에 있는 마차 안에 있는 그 커다란 것은 도대체 뭐니?"



리리도 우리를 도와주겠다고 나타났다. 자노바 상회에 취직해서 각종 물건들과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는 리리는 현재 우리 자녀들 중에서는 가장 우리 집을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얼마전 라라가 50년 뒤에 돌아오겠다고 했으니 더더욱 그러겠지. 라라가 사라진 때로부터

며칠 전에도 리리는 우리 집을 방문해서 우리 일을 도와주기도 하였다.

그런 리리인만큼 아마 우리 집이 신경쓰이지 않을 수는 없었겠지. 



"아, 이건 이번에 리리 아가씨가 처음으로 개발한 마도갑옷 배터리라고 합니다. 스승님."


"마도갑옷 배터리?"


"네에. 리리 아가씨께서 스승님의 제로 타입 아머 등 뒤에 이걸 설치할거라고 하네요."



자노바가 마차 안에서 그 커다란 것을 가뿐히 들면서 나한테 말했다. 비록 많이 늙은 그였지만,

역시 힘의 신의 아이답게 그 힘은 녹슬지 않았다. 


이미 얘기는 다 되어 있었다. 

통신 석판으로 리리한테서 먼저 연락이 왔었고, 

그걸로 통해서 리리는 지크와도 이미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리리는 이번에 자신이 발명한 것이 우리 파티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하면서 기대하라고 하였다. 


그 기대하라고 한 것이 마도갑옷 배터리라고? 호오? 그럼 확실히 기대할 만 하겠어. 



"제로타입 아머 활동시간이 제약이 많아서 고민이 되셨죠? 아빠? 이 마도갑옷 배터리가

그 고민을 해결해줄거에요. 완전히는 아니지만요."



리리 설명에 다르면 마력 결정을 소모시킴으로서 마력을 보충해주는 배터리라고 한다.

물론 아직은 프로토타입에 불과하다고 한다. 마력 결정을 소모시켜서 마도갑옷으로

변환하는 비율을 높여야하는 문제도 있고, 마력 결정이라 하는 것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마력 결정을 양산하는 방법이라던가, 아니면 양산할 수 있는 다른 것을 발명해서 연료로

사용하던가 하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제로타입의 활동량을 늘리기에는 충분할거라고 말한 것이 리리였다.

비록 프로토타입에 불과하지만 이걸로라도 나한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그럼 아빠. 실례하겠습니다."


"제로 타입, 망가뜨리지 않도록 조심해. 리리."



리리는 곧바로 제로타입에 마도갑옷 배터리를 장착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우선 자노바 상점에서 가지고 온 커다란 공구를 이용해서 제로타입의 등 뒤에 마도갑옷 배터리를

꼽을 구멍을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이런 저런 장치들을 설치하였다.



"아빠, 용접해주세요."


"알았어. 리리."


"오빠. 이 마도갑옷 배터리를 자노바 아저씨, 빨간 엄마랑 함께 들어서 정확하게 설치해주세요."


"우와~ 이거 꽤 무거운데? 리리?"


"아직 프로토타입이라 무거워요. 그래서 경량화 작업하던 중이었는데, 

사안이 사안인지라 급하게 들고왔어요. 물론 오빠 혼자서 들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설치해야하니깐 빨간 엄마, 자노바 아저씨랑 함께 들으라고 한거에요."



장치들을 설치할 때마다 내 흙마법을 이용해서 용접하였다. 그런 뒤에 커다란 마도갑옷 배터리를

지크와 에리스, 자노바가 들어서 정확한 위치에 맞추어서 설치하였다. 그리고 곧바로 나는 흙마법을

이용해서 마도갑옷 배터리와 제로타입을 서로 용접하였다. 



"아빠, 제로타입 아머에 탑승해주시고 시동을 켜주세요."



용접 작업이 완료되었으니, 이제 시동을 걸어서 성능을 확인할 시간이었다. 나는 곧바로 

제로타입 아머에 탑승하였고, 시동을 걸었다. 



"흐음... 별 다를 바 없는 느낌인데?"


"그래요? 그렇다면 아빠의 마력을 차단해주세요."



그러한 리리의 지시에 나는 제로타입 아머 내부를 이리저리 건들어서 나한테 나오는 마력이

제로타입으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하였다. 그리고....



"!!...내 마력을 차단했는데도 가동이 되는구나?"


"그럼 성공이에요. 아빠."



제로타입이 내 마력을 차단하고도 작동하였다. 정확하게는 뒤의 마도갑옷 배터리로 작동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리리에게 듣기를 마도갑옷 배터리는 사용자인 나의 마력이 제로타입으로 

더이상 흘러들어가지 않는 것을 감지하여 자동으로 배터리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한다.

정확하게는 2개의 알고리즘으로 작동하는 것이라고 한다. 탑승자가 있다는 알고리즘.

그리고 탑승자의 마력이 더이상 흘러들어가지 않는다는 알고리즘. 

두 알고리즘이 작동할 때에 마도갑옷 배터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사실 수동으로 작동하는 것도 생각했는데, 그건 아직 연구 중이에요. 아빠. 

급한대로 아직 미완성인 것을 제로타입에 설치했어요. 미완성인 점은 정말 죄송해요."


"아니야. 훌륭해. 리리. 덕분에 확실히 제로타입의 가동 시간이 길어졌어."



리리 말로는 이 마도갑옷 배터리 만으로도 기존에 내 마력만으로 가동하는 시간의

절반 정도 가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즉, 제로타입 아머의 가동시간이 1.5배 늘어난 것이다.

허나 이렇게하는데 많은 마력 결정을 써야 했다고 한다. 실제로 배터리 내용물의 대부분은

압축된 마력결정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배터리가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리리는 배터리의 양산화를 위해서 마력 결정 양산화 및 배터리 경량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 잘 사용할께. 리리. 반드시 이 아빠가 저 미궁 정복하고 오마."


"배터리 관리 잘해주세요. 들어간 마력 결정이 꽤나 비싼거니깐요~"



이후에 리리는 간만에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은 뒤, 자노바와 함께 자신의 공방으로 돌아갔다.



"늙은 제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스승님? 전투에 참여안한지도 꽤 되었습니다만."


"오늘 보니깐 힘은 여전하던데 자노바? 너가 참여해준다면 정말 든든할거야."



그 전에 나는 자노바에게 미궁에서 벌어질 라플라스 모의전에 참여할 지 권해보았다.

라플라스의 힘이 무시무시한만큼 든든한 한 사람이라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늙었지만 힘은 여전한 자노바가 함유한다면 더더욱 든든하겠지.



"흐음. 알겠습니다. 줄리와 진저랑 잘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노바는 이내 고심하더니, 줄리와 진저랑 만나서 잘 얘기 나누겠다고 말하였다.

자노바로부터 참여하겠다는 긍정의 답변이 온 것은 바로 다음날이었다. 


참고로 당연히 클리프와 엘리나리제에게도 전이마법진으로 통한 편지를 미리스

대륙에 보냈지만, 지금 미리스 신성국에서의 일이 매우 바쁜 모양이다. 


솔직히 거절당할 줄 알았다. 

왜냐하면 지금 클리프는 취임한 지 얼마 안된 교황이니깐. 교황으로서 진짜

이것저것 해야할 일들이 많은 것이겠지. 엘리나리제도 그런 남편의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이 많은 모양이기도 하고. 정말이지 높은 직에 오른다고 꼭 좋은 건 아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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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라 일곱 기사 4인방이 도착한 날은 라플라스 모의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그날 우리집에 도착한 4인방을 에리스와 알렉이 가장 먼저 나서서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길레느~ 오랜만이야~ 이졸테도~"


"오랜만이긴. 이미 며칠 전에 왕립 학교 졸업식에서 만났는데~"


"아버지~ 오랜만이에요. 도가씨도 잘 지내셨나요?"


"....잘 지냈습니다."


"알렉도 그동안 잘 지냈나요?"



우리는 4인방과 만난 지 며칠이 지난 뒤로서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알렉 경우에는

진짜 오랜만에 자신의 아버지를 만났다. 알렉이 정말 들떠보였다.



"그동안 올스테드 님과 루데우스 씨에게 배웠던 것을 아버지 앞에서 잘 보여드릴게요."


"한쪽 팔도 없고, 왕룡검 카작트도 없는데, 자신 있으신가요?"


"물론입니다.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자부하는 바입니다. 아버지."


"에리스. 그러고보니 너네 남편, 사람 모으고 있다면서? 아리엘 폐하께 들었어."


"응, 얼마전에는 페르기우스도 참가하겠다고 했어."


"그 페르기우스까지 참가할 정도면 오랜만에 칼 휘두를 맛이 나겠는데?



잠시동안 에리스와 알렉은 4인방과 간단한 안부 인사 및 대화를 나누었다.

뭐 이 4인방이 온 것은 이런 대화나 나누라고 온 것이 아니긴 하지만.



"일단 들어오십시오. 이번 라플라스 모의전과 관련해서 

집 안에서 이야기 나누고 있었으니깐요. 차라도 대접하겠습니다."



집 안에는 이미 나와 마누라들, 루이젤드, 자노바, 지크, 알렉이 모여서

라플라스 모의전 공략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가 일곱 기사 중

4인방이 마당에 오니깐, 나와 에리스, 알렉이 마중 나간 것 뿐이다.


집안에는 이미 커다란 칠판이 배치되어 있었고, 

커다란 종이를 책상 위에 펼친 채, 이것저것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걸 록시가 옆에서 필사하고 있기도 하였고.



"라플라스가 투기를 안써도 그렇게도 강하다고?"


"그렇다. 마신 라플라스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투기를 몸에 두를 수 없었지만,

워낙 신체능력이 막강해서 그냥 주먹을 휘둘러도 상대를 두동강 낼 수 있었다.

마치 투기를 두른 것처럼 말이지."


"그래도 흥미롭네요. 투기를 못 쓴다니. 그게 혹시 힌트는 아닐까요?"


"그것보다는 이 제 3의 눈이 그의 약점을 말해주고 있다."



물론 딱히 새로운 게 나온 것은 없었다. 이 자리에서 라플라스를 직접 만나고

그와 직접 싸운 사람이라고는 루이젤드 밖에 없었다. 허나 그런 루이젤드도

라플라스를 전부 파악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그 정도로 라플라스가 막강한 건지

싶어도 그의 대화 속에는 스펠드 족의 제3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약점 외에는

뚜렷한 약점을 찾을 수 없었다.



"녀석의 약점 부분은 수시로 변한다. 어떨 때에는 녀석의 약점이 머리에 있을 때도

있지만, 잠시 눈을 돌리면 어느새 녀석의 약점이 가슴이나 다리, 손으로 옮기게 된다.

그리고 그 약점 부분을 정확하게 찔러야 한다."


"그래서 스펠드 족을 없애려고 했던 것이군요."


"그의 약점을 제대로 찌를 존재는 스펠드 족 밖에 없으니깐."



그렇기에 일단 가장 핵심인 내용은 루이젤드와 스펠드족 전사 48명이 복제 라플라스의

약점을 찌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까지 다른 이들이 빈틈을 만들어주거나 시간을 

벌어주면서 버티는 것이다. 즉, 일종의 망치와 모루 작전인 것이다. 망치가 루이젤드와

스펠드 족 48인이라면, 그 외 나머지 인물들이 모루인 것이다. 



"당시에 나는 애초에 마신살 일곱 영웅들에게 합류하지 않은 채 그저 기습으로 라플라스

에게 한방 먹이고자 하였고, 라플라스도 일곱 영웅들을 상대하느라 나를 의식하지 못했다.

허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내가 그 마법진을 작동시키는 만큼 나를 의식할 것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집요하게 빈틈을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우리가 상대할 라플라스는 이성이 없는 복제품이기도 하죠. 염려마세요.

반드시 빈틈을 만들어내고 시간을 벌어드릴테니깐요."



나머지 인물들이 이성 없는 라플라스의 힘에 맞서서 버티거나 혹은 빈틈을 만들어내는 동안

루이젤드를 비롯한 스펠드 족 전사들이 라플라스의 약점을 찌른다. 일단 기본적인 구성은

이미 짜여졌다. 문제는 미궁 내부 특성상 기습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이 점은

라플라스 복제품에게 이성이 없다는 것에 희망을 걸어야겠지.



"다들 조심해라. 녀석은 루데우스, 너처럼 기본적으로 무영창으로 마법을 부린다. 비록 이성

은 없다고 하나, 라플라스의 힘은 마법에서 오는 만큼 그 힘을 구현할 복제 라플라스도 그

정도는 구현할 것이다.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 정도는 생각하고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녀석의 저주는 올스테드의 저주와는 다른 방향으로 매우 강렬하다. 자신이 적대하고 

증오하는 존재들에게 공포로 얼게 만드는 저주다. 그 저주에 몸이 얼어붙지 않도록 조심해라."



그러고보니 페르기우스도 라플라스의 기분나쁜 저주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었다. 

라플라스에게는 두려움을 받는 저주가 있다고. 그리고 그 저주의 대상은 

루이젤드 말에 따르면 라플라스 자신이 적대하거나 증오하는 존재들인 모양이다.


간단히 말해서 그 저주는 나한테 통할 수 있다는 말인 셈이다.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올스테드의 저주가 안 통하는 페르기우스가 라플라스의 적대하는

저주에 대해서는 느꼈다고 하니... 분명 나에게도 그 저주는 통할 것이다. 동시에 그가 마족들을

마신이라는 이름으로 통합하고 따르게 한 것을 보면 그 저주의 대상이 자신이 적대하는 존재

에 한정된다는 것은 거짓이 아닐 것이다. 아군에게도 그 저주가 통했다면 올스테드처럼 진작

외톨이가 되었을테니깐. 


이렇게 말하니 왜 생전의 마신 라플라스에게 마족들이 그렇게도 따랐는지 이해가 된다.

자신이 적대하는 존재들에게 공포로 얼어붙게 만들고는, 자신에게 항복을 하면 그 적대감을

저주와 함께 거두어서 공포심을 없애고 강렬한 카리스마로 따르게 하는 것이다. 

아마 마신 라플라스는 그런식으로 마대륙을 통일한 것이겠지. 

스펠드족을 한때 친위대로 둔 것을 보면 더더욱 말이다.



"이번에는 제가 전위를 맡도록 하죠. 제로 타입으로 화력을 내면서 라플라스를 견제하려고요."


"아뇨. 루데우스 경은 중위에서 화력을 투사하도록 하세요. 저와 아버지, 에리스씨, 길레느씨, 

지크, 수신 이졸테씨, 자노바 씨, 도가 씨가 전위에서 라플라스의 공격을 최대한 받아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제가 가장 앞에 나서서 라플라스의 공격들을 최대한 방어하고자 하네요. 수신류는 

방어하고 받아치는 것이 특기니깐요."


"이번에는 스톤 캐논을 전력으로 투사하려고 합니다. 자칫하면 당신들이 뒤에서 맞을 수도 있는데

괜찮나요???"


"검사들의 순발력 무시하지 마세요. 아빠. 그러니 안심하고 최대한 화력을 쏟으세요."


"아니, 라플라스도 꽤나 빠르게 피한다. 녀석이 가만히 있을거라는 보장은 없다."



회의는 처음에는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일단은 루이젤드를 위시로 한 최소 10명의 정예 스펠드족이 

양 옆으로 배치되어서 라플라스를 내리치는 망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은 정해졌다.

그리고 중위에 실피가 배치되어서 치료 마법을 지원하는 것과 동시에 마법 서포트 역할을 하기로 

정해졌고, 록시가 후위에서 모든 종류의 마법을 지원하는 것까지는 결정되었다. 


문제는 라플라스의 공격을 버티는 모루였다. 특히나 나의 배치 관련 문제였다. 

나는 제로타입 아머의 개틀링 건으로 최대한 화력을 투사하면서, 모든 마력을 투사하면서

돌격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즉 내가 전위로 가는 전략을 한번 말하였다.

허나 그건 너무 위험부담이 크고, 무엇보다도 라플라스는 제로타입이라도 순식간에 박살낼테니,

중위에서 화력투사하라는 알렉의 전략도 있었다. 그 쪽도 나름 인리가 있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루이젤드가 기억하는 라플라스의 힘은 그 어느쪽도 정답이 될 수 없는 모양이다.

그만큼 라플라스의 힘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흐음. 일단 이졸테씨와 도가씨 부부가 제일 선봉에 있는 것은 확정해야겠네요. 어떤가요?

루이젤드씨?"


".... 두 사람의 실력이라면 라플라스의 공격을 충분히 버틸 수 있겠지. 나쁘지 않다."



일단 제일 선봉에 이졸테와 도가 부부를 배치하는 것은 확정되었다. 방어 및 카운터라면 두 부부를

따라올 수 없을테니깐. 무엇보다도 최근에 그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해졌다는 것은 나는 보았다.

분명 기스와의 최후 결전 때보다 둘의 실력은 분명 강해졌다. 기스와의 결전 당시 둘의 실력을 보았던

루이젤드의 말로는 당시 실력으로도 라플라스 상대로 버티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지금 실력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는 더더욱 버티는 것이 가능했기에 제일 선봉에 도가 부부가 배치

되는 것은 확정되었다.


그 다음으로 방어하고 카운터하는 이졸테 도가 부부를 지원하기 위해 바로 뒤와 양옆으로 에리스, 

길레느, 지크, 북신 3세, 북신 2세, 자노바가 배치되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들을 중위의 실피가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하였고 말이다. 아마 가장 공격이 집중되는 곳이 바로 선봉이기에 말이다.


이후에 나머지 최정예 루드 용병단 50명 가운데에서 마법팀은 후위의 록시를 보조하도록 배치되었고, 

전사 및 치유술사 팀은 중위에 배치되어서 실피와 함께 선봉 및 전위를 보조하도록 배치되었다.

망치 역할 외의 나머지 스펠드 족 전사들은 전위, 후위, 중위, 오른쪽, 왼쪽, 모든 곳에 틈틈이 배치되어서

라플라스의 공격을 견제해주거나 카운터를 맡는 역할을 하기로 하였다.


허나 나의 배치는 회의의 끝까지 정해지지 못했다.



"어차피 페르기우스 님의 배치도 고려해야할테니, 내일 페르기우스 님이 오시면 함께 상의해서

배치하는 것이 어떨까요?"


"그건 왜? 록시?"


"이번은 특히나 페르기우스 님과 루디의 협동이 중요하다고 봐서요. 루디가 화력을 투사하면,

페르기우스 님이 전룡문과 후룡문, 그리고 각종 마법으로 지원하면서 보조하면 그만큼 무서운

화력투사도 없을 겁니다."



결국 나와 페르기우스의 협동의 중요성을 록시가 간결하게 정리하면서 나의 배치는 라플라스

모의전이 있는 오전, 즉 페르기우스와 만나게 되는 시간에 페르기우스랑 함께 정하기로 하였다.

뭐 앞서 말한 용병단, 스펠드족 전사단 배치도 만나서 이것저것 상의하다보면 좀 변경될 수도 

있으니 훌륭한 정리다. 역시 여신 다운 통찰력이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D-day, 라플라스 모의전이 시작되는 날이 오게 되었다. 




----------------------------------------------------------------------------------------




라플라스 모의전이 시작되는 오전. 

나와, 실피, 록시, 에리스, 루이젤드, 지크, 자노바, 알렉, 길레느, 샨돌, 이졸테, 도가...

이렇게 구성된 일행들은 내 집에서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출발하였다.


리랴와 제니스는 후하게 차려주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아직 미궁 공략도 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후하게 차릴 필요가 없다는 말들이 나왔고, 결국 다소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출발한 것이었다.


뭐 도착하는 곳은 다름아닌 우리 집 앞마당이긴 하지만 말이다. 



"여어~ 진흙탕. 오랜만이다?"


"역시 50인 정예에 통과하실 줄 알았습니다. 졸다트 씨. 실력은 여전하시네요?"


"너도 잘 알잖아? 한쪽 팔로도 내 몫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잠시 집 앞마당에서 기다리니, 졸다트가 나타났다. 그것도 나머지 49명의 루드

용병단원들을 이끌고서. 이젠 수염도 기르며 멋지게 늙은 졸다트 만큼이나 나머지

49명의 루드 용병단원들은 하나같이 연륜이 있어보였다. 눈빛도 남달랐다.



"너네 아들, 아르스가 내는 시험은 진짜 가차없더라고. 조금만 실수해도 바로 탈락이었어."


"혹시나 우리 아들이 시험 도중에 실례를 끼쳤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오히려 시험다워서 좋았는걸? 무엇보다 여기 있는 49명의 단원들 중에서는

나와 함께 싸운 애들도 있으니 실력 하나는 보장한다고 말해주지. 그럼 다들 인사해라.

여기 우리들의 회장님, 진흙탕이시다."


"만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루데우스 회장님!"


"오늘 함께 싸우게 되어 더욱이 영광입니다!"



역시나 우리 아들, 그리고 아이샤 답다. 둘이 진짜 고르고 고른 루드 용병단 최정예 중의

최정예들이 바로 이곳에 집합했다. 내가 모험가 생활 했을 당시에 A급이나 S급에 속하는

모험가들을 많이 보아왔는데, 그런 이들이 내 용병단이 되어 나한테 회장님이라고 큰소리로

외치며 45도 각도로 인사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세월이란....

보아하니 리니아가 졸다트를 이 최정예들의 대장으로 임명한 모양이다. 실제로도 그러하고.



"졸다트 씨도 이런 최정예들을 이끄는 대장이 되다니 감계무량인데요?"


"리니아 단장이 임명한 이 직책 말이지? 뭐 어차피 임시직이다. 대단할 거 없다.

그럼 뭐 얘기는 이쯤에서 하도록 하고 슬슬 출발을...."


"아,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일행이 있어요. 좀만 더 기다려주세요."


"아참, 스펠드 족 전사단 48명이 도착한다고 했지? 그럼 기다리지 뭐."


"곧 도착하실 겁니다. 아, 마침 저 멀리서 오고 있네요."



졸다트랑 이야기한 사이에 어느새 스펠드 족 전사단 48명이 우리 집으로 오고 있었다.

이전에 스펠드족 마을을 방문한 내가 본 얼굴들이었다. 가장 앞장서서 창을 휘두르던 그들.

그때에도 이들이 루이젤드 다음 가는 최정예들인가 싶었는데, 그 생각이 맞았던 모양이다.



"루이젤드. 48명의 최정예들을 고르고 골랐다."


"정말 수고했다. 루시라."


"이제 말만 해라. 루이젤드. 이제부터 너의 지시를 따르겠다. 가짜 라플라스는 어디있나?"


"저기 있는 전이 마법진으로 가면 있다. 그리고 그대들의 임시 대장으로서 할 말이 있다."



스펠드족 최정예 전사들 중 루시라라는 노련한 여전사가 루이젤드 앞에 나서서 말하였다.

스펠드족 전사들의 눈에는 공통된 감정이 서려있었다. 분노. 다름아닌 분노였다.

그들은 가짜 라플라스를 화풀이 삼아 퇴치하고 싶은 분노가 서려있었다.



"여기 옆에 있는 50명의 루드 용병단이 너희들과 함께 싸울 전사들이다. 너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든든한 전우이니 서로 인사 나누기를 바란다."


"...루시라다. 잘 부탁한다."


"졸다트다. 스펠드 족 전사들의 명망이 어느정도인지 잘 봐주도록 하지. 함께 잘 싸워보자."



루시라와 졸다트의 악수 및 인사를 시작으로, 루드 용병단원들과 스펠드족 전사단들 간에

악수와 인사가 오고갔다. 하나같이 잘 부탁한다는 내용들과 잘 싸워보자. 당신들의 명망이

어느정도인지 봐주도록 하마라는 흔한 모험가 및 전사들의 인사였다. 


일부는 스펠드족과 인사한다는 것에 대해서 떨떠름한 반응이 있었으나, 

연륜이 연륜인지라 이내 그걸 무시하고 스펠드 족과 잘도 인사를 나누고 그랬다. 

애초에 루드 용병단 내에서 스펠드 족 진실을 꾸준히 알리고 있기에 루드 용병단 내부에서는 

스펠드 족에 대한 차별적 시각이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스펠드 족 전사들의 명망에 대한 라이벌적 의식을 가진 이가 일부 보였다.



"자아. 다들 인사 끝났죠? 그럼 저를 따라와주십시오. 순서대로 전이마법진에 진입해주세요."



루드 용병단과 스펠드족 전사단 간의 악수 및 인사 시간이 끝난 뒤, 우리들은 이들을 전이마법진

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였다. 그리고 그 전이마법진에 순서대로 진입해서 통과하도록 하였다.

100명이 넘는 인원인지라 모두가 제 4계 미궁에 진입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긴 하였다.



"모두가 전이 마법진을 통과한 것을 확인했어. 루데우스."


"수고했어. 에리스."



가장 나중에 진입한 것은 에리스였다. 에리스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줄세우고 하나씩 

통과시키고 있다가, 모두가 통과한 것을 확인하고 가장 나중에 진입해서 통과했다.



"설마 마족 한 두명도 아니고 마족 군단이랑 함께 싸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군."



통과해보니 이미 페르기우스는 자신의 12 사역마와 함께 먼저 도착해 있었다. 

이미 감독관으로서 이 4계 미궁을 지키고 있는 투구 쓴 사장님은 말할 것도 없고. 

역시나 마족이랑 함께 싸운 게 불쾌한건가? 페르기우스는 다소 황당하다는 표정을

루이젤드와 스펠드족 전사단에게 보냈다.



"우린 함께 라플라스에 대해 원한을 가진 이들이다. 거기에 마족이 아니고 말고는 의미없다.

그리고 라플라스의 약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그게 설령 가짜일지라도."


"뭐, 알고있다. 일찍이 진짜 라플라스를 봉인할 당시에도 너의 도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니깐.

불쾌하고 말고는 지금 중요한 건 아니긴 하지."



잠시 루이젤드와 신경전을 벌인 페르기우스였지만, 이내 불쾌해도 할 수 없다는 듯이

감정을 뒤로 하고 다시 나를 돌아보았다. 



"그래서, 루데우스여. 전사들의 배치를 어떻게 할 지는 대강은 정했나?"


"아, 네에. 이걸 보면 알겠지만, 아직 저와 페르기우스 님의 배치는 아직 못 정했습니다."


"흐음..."



미리 준비했던 배치도를 페르기우스에게 보여주었다. 페르기우스는 그걸 한동안 말 없이 

바라보더니, 이내 무언가를 결정했다는 듯이 말하였다.



"루데우스 너는 중위에 있도록 해라. 아무래도 너의 화력 특성상

중위에 배치해서 화력을 가짜 라플라스에게 투사하는 것이 좋겠지.

나는 전위, 그것도 가장 선두에 있겠다. "


"괜찮으신가요? 가장 선두에 라플라스의 공격이 밀고 올텐데."


"나한텐 전룡문, 후룡문, 그리고 12 사역마가 있다. 충분히 버틸 수 있다.

너는 중위에 서서 열심히 화력을 투사하도록 해라."


"그 외에 지적할 점은요?"


"라플라스의 약점을 찌를 스펠드 족 배치가 너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테니, 

루이젤드를 포함해서 20명이면 충분하겠군. 나머지를 전 방향에 배치하면 된다.

그 외에 딱히 지적할 것은 없다."



그렇게 페르기우스의 자문도 끝났고, 잠시동안 배치 타임을 가졌다. 어제 계획한

것과 페르기우스의 자문 대로 이루어졌다. 



가장 선두에는 페르기우스와 12사역마들,

그리고 바로 뒤에 이졸테와 도가가 있으며,

그들을 전위의 에리스, 길레느, 지크, 북신 3세, 북신 2세, 자노바

가 지원을 하도록 배치한다.


전위와 중위 사이에서 루드 용병단 전사팀이 배치하도록 한다.


중위에는 나와 실피를 중심으로 루드 용병단 치유술사 팀과 공격 마법팀이 배치된다.

실피를 비롯한 치유술사팀은 전위 팀을 중심으로 치유 및 보조마법으로 지원하며,

나를 비롯한 공격 마법팀은 화력을 최대한 투사해낸다.


후위에 록시와 루드용병단 보조마법팀이 배치되며, 함께 공격 마법도 간간히 하면서

온갖 마법 지원들을 해준다. 


그리고 20명의 루이젤드와 스펠드 족들은 오른쪽과 왼쪽 가장자리에 배치되어서 

라플라스의 약점을 찌를 망치 역할을 하며,

나머지 28명의 스펠드족들은 전위, 중위, 후위 모든 곳에 적절히 배치되어서 라플라스의

공격을 적절히 견제하거나 다른 팀들을 공격으로 지원한다.



그렇게 배치하는데 잠시 시간이 걸렸다. 그 와중에 괜한 농담하다가 지크와 페르기우스

에게 핀잔 먹었지만. 여하튼 이제 남은 것은 루이젤드가 마법진을 작동시키는 것 뿐이었다.



"자아. 이제 배치까지 끝났다. 모든 준비는 완료되었다. 이제 마법진을 가동시키도록 해라.

루이젤드."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 페르기우스. 각오는 되어 있나?"


"각오 안했다면 이곳에 올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 말을 신호로 루이젤드는 뚜벅뚜벅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에메랄드 빛 마법진에 다가갔다.

이윽고 루이젤드가 마법진 위에 올라서자, 에메랄드 빛 마법진이 더더욱 찬란하게 빛났다.

그리고...



쿠쿠쿠쿠쿠쿠쿠쿠..



"!!"


"뭐야? 저 벽 움직이는 거였어?"


"벽 뒤의 공간이 있네?"




마법진 바로 뒤에 있던 미궁의 벽이 뭔가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요란하게 움직였다.

미궁의 벽이 움직이자 벽 뒤의 거대한 공간이 펼쳐졌다. 이내 벽 뒤의 공간은 마력으로

이루어진 빛으로 내부를 밝혔다. 



"!!"


"뭐?"



빛으로 내부가 밝혀지자 공간의 한가운데에 뭔가가 있었다. 

자세히 보니 제1계에서 만났던 '흑기사'였다.

흑기사? 흑기사가 왜 저기에 있어?

라플라스가 흑기사였나? 아니면 루이젤드의 원수가 흑기사로 변했나?

근데 잠깐만, 방패와 검은 어디갔지? 지금 흑기사는 방패와 검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거기에 대해서 의아함을 느끼면서 지켜보는 순간...



콰직..


크으으으..으아아아...크아아아아아"



흑기사가 자신의 두 손으로 가슴을 잡고 양옆으로 쥐어뜯기 시작했다.

갑옷을 양쪽으로 가르며 쥐어뜯으려는 것이다. 마치 탈피하려는 것처럼.

탈피??? 그러고보니 아무것도 없었을 흑기사의 내부에서 뭔가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동시에 매우 소름끼치는 비명소리가 흑기사에게서 나왔다.



"이 소리는....!!"


"저 기분나쁜 갑옷에서 그 녀석의 목소리가 나는군..."



페르기우스와 루이젤드의 반응을 보니 둘이서 아는 소리다. 단순히 목소리만

퍼지는 것이 아니엇다. 갑옷이 점점 갈라지면서 뭔가가 탈피하려는듯이 솟아

나왔고, 동시에 매우 기분나쁜 무언가가 내 머리와 심장을 억누르기 시작했다.


맥박수가 빨라진다. 뭐지? 

땀이 흐르고 있다. 뭐지? 

내 다리가 떨리고 있다. 뭐지?


이런 기분인 적 없었다. 



"거기다가 이 기분 나쁜 저주의 기운!! 재현도가 정말 장난 아니게 높군.... 

다들 공격해라!!!"



페르기우스가 선제공격을 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페르기우스를 따라서 마법사 팀

에서도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나도 어느샌가 개틀링건을 가동하고 지금 탈피하려는

흑기사를 향해서 화력을 쏟아내었다.



투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


"....아이스 스피어!!"


"저것이 탈피하게 놔둬서는 안된다! 공격!!"



탈피하면 뭔가 진짜 심각한 게 나온다. 따라서 선제 공격이다. 그런 생각으로 나와

페르기우스, 마법사 팀이 공격했지만....



티티티팅!!


!!!


"...젠장할..."


"뭐야?! 방호벽이야?"



강력한 방호벽이 우리와 흑기사 사이에 있었다. 우리가 내뿜는 공격들을 방호벽이

전부다 막아버렸다. 



"페르기우스님! 이 방호벽 어떻게 부술 수 있나요?"


"상당한 방호벽이다. 이거 부수다가 저것의 탈피를 못 막겠군. 애초에 이러지 말라는 것이겠지.

이 미궁, 정말 고약하긴 고약하군."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



그 사이에 흑기사의 탈피는 끝나가고 있었다. 우리들은 그저 흑기사의 탈피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것도 흑기사가 뿜어내는 이 심각하게 기분나쁜 저주를 느끼면서.



"....그렇군... 그 흑기사가 제물이었던가?"


"제물이라고요?"


"아마 이 미궁도 완벽하게 구현하려면 흑기사 정도의 제물이 필요했던 것이겠지."


"....그랬던 겁니까? 그렇군요."



아마 루이젤드의 원수를 제 4계의 힘만으로 구현하기에는 벅찼겠지. 그렇기에 흑기사를

제물로 해서 그 존재를 구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엄청나게 숨막히는 저주... 올스테드의

저주도 안통했던 내가 느낄 정도의 이 기분나쁜 저주. 구현이 잘 되어가고 있다.



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다들 준비해라. 저 방호벽이 걷히면 시작이다."



페르기우스와 루이젤드가 굉장히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금 막 탈피를 끝낸 저 존재. 

온 몸에서 어마어마한 마력을 크라켄의 다리처럼 뿜어내며 

마안을 번뜩이고, 에메랄드 빛 머리를 빛내는 존재.



그렇다. 마신 라플라스인 것이다.


루이젤드의 원수, 마신 라플라스가 지금 이 자리에서 아주 성공적으로 구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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