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에 읽어서 약간 기억이 나더라ㅋ (약스포 있을수도)

오프닝에 오만석이 들고있는 책이 눈에 띄던데 어제 8화 내용도 보니까 확실히 호밀밭의 파수꾼이 맞더라고.

홀든 콜필드라는 16살 남자애가 명문사립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집까지 가는 3일동안의 이야긴데, 똑똑하고 예민한 애라서 한심하고 후진 어른들의 세상을 빨리 간파해버렸지.
자기는 그런 어른들 세상에 편입되고 싶지 않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이미 어른인 척 하는 아이인데,
그 3일 동안에 온갖 헛짓거리? 다 하면서 끊임없이 투덜투덜 생각을 늘어놓음ㅋㅋ

그 짧게 스치는 회상 속 투덜거림에 막판에 가서는 이전 학교에서 있었던 추락사한 친구 이야기가 나와.
못된 친구에게 옳은 말을 했고 그 발언을 취소하라는 협박에 굴하지 않다가 그만...
자살인지 타살인지 폭력을 피해 도망가다 그런건지는 불분명하지만, 아무튼 가해자들은 아무도 제대로된 처벌을 받지 않았음.

주인공은 죽은 아이와는 짧은 인연 밖에 없었지만 방관자였던 자신과 그 무력함을 혐오하는 듯 하고.

홀든이 그 3일 내내 제일 신경쓰는건 제인이라는 옛 여자친구의 안부야. 딴 남자애랑 데이트하고나서 집에 잘 들어갔는지를 그렇게 걱정함ㅋㅋ
딱히 당장 걱정할만한 상황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홀든은 제인이 과거에 양아빠에게 성희롱을 당했던.. 아픈 상처를 알고있거든.
홀든에게 제인은 자기가 잃어버린 순수의 상징 같은 느낌도 좀 있음.

또 야무진 여동생 피비도 있음.  수호보단 훨씬 어리지만ㅋ
남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잘 들어주는 아이.
결국 이 여동생이 영구 가출할 뻔한 이 한심?하고도 사랑스런 오빠를 구원해주지.

또 재밌는 부분이
홀든이 길 가다가 노래 흥얼거리는 꼬마를 하나 보게되는데
그 노래가사가
(벼랑 근처)호밀밭을 지나는 사람을 붙잡는다면... 이야.
근데 이 꼬마는 그때 인도가 아니라 차도를 걷고 있었는데 부모는 자기들끼리 딴데 신경쓰느라 꼬마를 못봐.
다행히 별 일은 없었지만 묘하게 위기감이 넘침.

나중에 여동생 피비가 오빤 도대체 좋아하는게 뭐야?
하고싶은건 뭐야? 하고 물으니까 이 때를 떠올리며
자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싶다고 즉홍적인 답을 해.

근데 재밌는건 이게 홀든이 잘못 알아들은 가사였단거야.
사실은 호밀밭을 지나는 사람을 \'만난다면\' 이었던거지.
이걸 피비가 정정해줌.

떨어질까봐 \'붙잡는\'게 아니라 \'만나는\'게 중요하단걸.

여기까지 떠올려보니 박무진이 동수한테 하는 대사도 생각나고.. 들어주고 곁에 있어주라는...
여튼 이 드라마에서 호밀밭의 파수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렴풋이 감이 잡히기도 하고... 뭐 그렇더란 얘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