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튼 섬 상륙작전에서 수송함대를 끈질기게 추격해오던 공화국 해군을 황립해군이 격파한 도버 해협 전투를 끝으로

프랑스 코뮌이 무너진 뒤 필사적으로 버티던 브리튼마저 백기를 들며 서부전선이 종결되고

르제프-칼루가 포위전에서 구데리안 기갑집단군의 활약으로 러시아국의 중부전선군이 완전히 붕괴하며

모스크바로 향하는 길이 훤히 열림에 따라

마침내 길었던 제2차 벨트크리그에 

종지부가 찍히는 듯했다

하지만 아직 극동에는 카이저라이히의 식민지를 탐내며 무모한 전쟁을 일으킨 일본 제국이 남아 있었고

이미 카이저마리네와 독일령 동아시아군과의 합동 공세로 태평양의 제해권을 완전히 상실한 상황에서도

일본 정부는 총옥쇄를 부르짖으며 국민 최후의 한명까지 결사항전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독일 제국의 수상 쿠르트 폰 슐라이허(Kurt von Schleicher)는 더 이상의 협상 시도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였고

일본 열도 침공을 위한 몰락 작전(Unternehmen Untergang)을 구상하게 된다

작전의 골자는 미리 확보한 타이완과 오키나와에서 출발한 독일 해병대가

규슈와 히로시마, 오사카 인근의 군항에 상륙하여 교두보를 마련하면

이후 독일령 동아시아에 대기 중이던 만슈타인이 이끄는 기갑 주력군이 상륙하여 본격적인 공세를 펼치는 것이었다

이번 작전에서 핵심이 될 해병대를 이끌 사령관직에는

이전에 인도차이나 전선에서 시암군의 항복을 받아낸 고트하르트 하인리치(Gotthard Heinrici) 상급대장이 임명되었다

1945년 8월 11일, 마침내 모든 준비를 마친 독일군은

상륙정에 몸을 싣고

일본 열도에 전면적인 상륙을 개시한다

상륙 예상 지점에 대기하고 있던 이마무라 히토시(今村均)가 이끄는 독립혼성여단은

독일 해병대 선봉에게 예상 외로 많은 피해를 강요했지만

이미 열도의 제공권을 상실한 일본에게 남은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오키나와에서 출발하는 독일 후발대의 수송선을 막아보려는 일본 해군의 처절한 시도조차

황립해군의 극동함대 주력함들이 버티고 선 까닭에 만만치 않았으며

결국 무리한 공세를 감행하던 일본 제국 해군이 오키나와 해전에서 결정적으로 패배함에 따라

제국 해군의 전함은 대동아공영의 야망과 함께 태평양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첫 상륙 이후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후속 해병사단들은 규슈 일대를 확보했고

이후 만슈타인이 이끄는 기갑집단군이 제3파로 본격적으로 상륙을 개시하며

규슈를 넘어 혼슈, 시코쿠 전역을 휩쓸며 진격을 개시하게 된다

간토 평야에 끝없이 늘어서서 진군하는 독일 기갑사단의 위용은 일본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심어주었고

제15기갑사단이 도쿄로 향하는 마지막 길목인 요코하마의 함락과 동시에 계속 진군함에 따라

이미 열도의 제공권처럼 한계까지 몰려 있던 일본군은 패주를 거듭했고

마침내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가 독일의 손에 들어온다

결국 쇼와 덴노가 무조건 항복을 결정하고

현 시간부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할 것을 알리는 방송을 하면서

독일-일본 전쟁은 마침내 끝을 맺는다

전후 일본 사회의 소요사태와 혼란을 우려한 독일은 천황 자체는 유지하면서 일본을 완전한 비무장 국가로 바꾸었고

일본의 패망과 동시에 한국 또한 광복을 맞이하게 된다

한국과 일본이 점점 커져가는 중화민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일본-독일 상호공조를 도모하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