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절

슬픔의 이야기

옛날 옛날, 시작을 지배하는 용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상냥한 그 용은 인간을 너무나 마음에 들어해서, 지켜보며 때로는 도와주며 인간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용은 인간이 사물을 알고 성장하며 번영하는 것을 정말로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용의 일족과 인간은 사이좋게 살아갔습니다.

시간이 지나 시작의 용이 긴 잠에 빠진 후, 너무 늘어난 인간은 용들과 다른 곳에 살게 되어 이윽고 인간들은 용에 대한 것을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용들은 조금 외로웠지만 인간들의 행복을 바랐습니다.

어느 날, 인간이 용이 사는 곳에 찾아왔습니다.

용들은 재회를 매우 기뻐했지만, 나타난 인간들은 갑자기 용들을 공격했습니다.

옛날에 친구였던 것을 잊고, 용들을 괴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용들은 한 때의 우정을 잊지 못하고, 싸우지조차 않고, 한 마리, 또 한 마리씩 쓰러져갔습니다.

마지막 한 마리의 숨이 끊어졌을 때, 긴 잠에서 깨어난 시작의 용은 놀랐습니다.

그리고 동료와 친구들을 한꺼번에 잃게 된 것을 너무나 슬퍼했습니다.

슬픔에 잠긴 시작의 용은 그 후로 동료를 바라며 방황했습니다. 온 세상을, 몇 년이고 몇백 년이고 몇천 년이고.

수명이 다해 죽은 것도 깨닫지 못하고 동료를 바라며 방황을 계속했습니다.

뼈가 되어, 영혼만이 남아서도 여전히, 또 다시 몇 년이고 몇백 년이고 방황하였습니다.

망각의 끝에는 슬픔이, 그 슬픔은 미래영겁 계속되는 슬픔.

시인들도 노래한다. 슬픔에서 영원히 구원받지 못하고, 지금도 동료를 바라며 방황하고 있는 용의 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