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볼 때에는 그냥 액션에 눈이 많이가고,

다시 돌아온 해리에 기뻐했지만 멍청한 모습에 이내 실망했으며,

악역이 왜 저렇게 허술하고 멍청한지 이해가 안됐으나,

(물론 재밌게 보긴 했습니다만.)

두번째 보니 여러부분에서 감독이 얼마나 섬세하게 영화를 만들었는지 감탄하며

즐겁게 관람하고 왔습니다.

1. 스테이츠맨의 수장 챔프에 대해서

 실제로 나오는 씬은 세 씬정도.(많이 잡아야 네 씬.) 그닥 특별할것도 없고 앉아서 하는것도 없어보이던 이 수장은

사실 큰 비밀을 갖고 있는데 ㅡ 그건 바로 담배/술/마약 등을 일체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첫번째로 나올 때 자신의 시가를 피려고 꺼내지만 냄새만 맡더니 이내 집어넣습니다.

두번째로 나올 때에는 데낄라를 잔에 따르고 마시는듯 하지만 입만행구고 바로 뱉어버립니다.

특히 처음에 가지고 나온 시가는 영화 내용상 대마초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병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항상 갖고 다니면서 냄새만 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설정상 나오지는 않았지만 챔프도 젊었을 적 데낄라와 같이 망나니 생활을 즐기다가

스테이츠맨에 들어오면서 행동거지를 바르게 바꾸면서 생긴 습관으로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2. 멍청하게만 나오는 해리? 사실 그는 번뜩이고 있었다.

접선지에서 해리를 미행하던 추격자들에게 총격을 받는 장면에서 갑작스럽게 해리는 위스키가 의심스럽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볼 때 긴가민가 했습니다. 해리가 정신이 또 이상한건가, 감독 연출상 해리말이 맞는것 같긴한데... 하구요.

또 너무 뜬금없이 나오는 전개라 스토리상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해리의 의심하는 장면은 그게 처음이 아닙니다.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대통령의 계획을 도청한 챔프는 마약을 한사람도 사람인데 그렇게 희생되면 안된다고, 데낄라는 어떻게 하냐고 분노하지만

위스키는 이런 챔프에게 "사적인 감정을 작전에 섞어서는 안된다."라는 말을 합니다.

사실 이때부터 해리는 위스키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갑작스럽게 위스키를 의심한게 아니라 이전부터 수상한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었던거죠.

뒤에 미행해서 쫓아오는 추격자들도 일부러 알면서 데려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확실히 그는 마지막에 술병으로 된 마비수류탄을 준비해놨었고, 추격자들이 와서 자신들을 습격해도 방어할 준비가 이미 되있었습니다.

아무리 나비에 의해 환상을 본다고 해도 접선지로 돌아오는 내내 환상을 보고있지 않았을 것이며-그랬다면 접선지로 못돌아왔겠죠.

해리정도 되는 요원이 뒤에 미행하는 이들을 눈치 못챌리 없습니다.

분명 중간중간 나오는 장면들을 보면 완벽한 상태는 아니였지만, 해리는 마냥 바보같은 캐릭터가 아닌

이미 악역을 정확하게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가진 역할로 나왔던 것입니다.

3. 집도 못지키는 멍청한 악역? 전투력으로 본다면 비밀기지는 결코 낮은 방어력이 아니였다.

일단 포피는 사람을 잘 못믿는 성격의 악역인걸 미리 인지해둡시다.

즉 기지에는 정말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병력만 남아있는거죠. 아마도 수많은 자신의 부하들은 믹서기에 갈려죽거나 강아지에게 찢겨 죽었을겁니다.

그렇다면 정말 포피는 집도 못지키는 멍청한 악역이였을까.

일단 기지의 위치에 대해 :

기지는 킹스맨이나 스테이츠맨도 겨우 찾을정도로 비밀스런 곳에 있었고, 비행기의 이착륙이 불가능한 지역이며 들어오기 위해서는 지뢰밭을 지나가야합니다.

포격으로 요격하면 기지가 파괴되겠지만, 포피의 목적을 생각해본다면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포피가 포격때문에 죽을경우 마약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죽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즉, 기지로 들어오는 방법은 지뢰밭을 지나오는 방법 뿐이며, 이는 이곳까지 올 수 있는 병력이 대규모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지의 방어력+병력에 대해 :

기지의 병력은 많게잡아도 30여명정도 됩니다. 하지만 올라올 수 있는 병력수를 생각해보면 심각하게 적은 수는 아닙니다.

게다가 그녀는 고급병력으로 찰스와 미용로봇, 그리고 그녀의 로봇 강아지 베니와 잭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니와 잭의 전투력은 영화 중간중간 보여줄 정도로 막강하며 찰스는 에그시가 해킹 전까지 탈탈 털릴정도로 막강합니다.

미용로봇은 전투용은 아니지만 사실 해리가 그렇게 제대로 반격하지 않았다면 꽤나 고전해야 했을 상대였을 겁니다.

가장 중요한 포피 목적과 방어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

포피의 목적은 마약을 합법화 하는 것. 이를 위해 공급하는 마약에 독극물질을 넣었고, 이를 해독할 비밀번호를 알고있는 것은 자신뿐입니다.

즉 사실상 기지가 공격받아 위험에 처하더라도 본인이 입만 열지 않는다면 결국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본인이 이길 것이란걸 알고있었던거죠.

포피가 간과했던건 대통령이 모든 중독자들을 죽일거라는 생각을 못한것과 설마 자기 자신에게 마약을 투여할지 생각을 못했었던 것 뿐.

이런 관점에서 보면 포피가 자신의 기지 방어에 발렌타인만큼 힘을 안쏟은 이유를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발렌타인이 계획실행을 위해 벌였던 여러 조잡한 행사들보다도 더 효율적으로 기지를 만들고 계획을 실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4. 아쉬웠던것은 없었나./그 외의 보였던 다른것들

없다고 할 수 없죠. 당연히.

랜슬롯을 그렇게 바로 리타이어 시킨 점이나, 데낄라와 진저의 활약상은 다음화에서나 볼 수 있다는 점 같은것은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다만 그에 비해 틸다공주를 스토리로 끌어온 점이나, 해리가 죽음을 앞두었을 때 느꼈던 감정을 에그시에게 말해주는 장면에서 킹스맨이 변화할거라는 기대감이 좋았고,

"찰스를 스토리에 굳이 넣었어야 했나"는 장점으로 볼 수도 있고 단점으로 볼 수도 있을것 같네요.

멀린이 존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를 정말 나올때마다 주구장창 얘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처음볼땐 안보였는데 다시보니 보이는 장면이였어요.

그리고 두번째 보시는 분들은 오프닝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 노랫소리를 들으며 보기도 전에 그 장면이 떠오르며 감동받으실 수 있을겁니다.

처음에 봤을 땐 "오 킹스맨이 드디어 2가 나왔구나!"하는 감동이였다면 다시보니 오프닝 OST가 더 감동적이더군요.

내일 안본 친구가 같이 보자고 해서 세번째 보러가게 됩니다. 뭐 다시 느낀점이 있다면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