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논하기에 앞서, 저는 파시즘에 대한 코민테른의 해석―학계에서는 ‘독점자본주의론’이라고 불리는―이 가장 객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1)
일부 그릇된 견해는, 독점자본가의 당이면 무조건 파시스트당이라고 간주합니다. 파시스트당의 조건은 독점자본의 당이라는 규정 외에도, 피억압 계급·계층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 즉 자본의 테러 독재 수행을 물심으로 지원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이러한 노골적인 테러 독재는 자본주의의 일정 단계에서는 완전히 상시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파시즘이라는 것은 자본주의 전반적 위기가 4단계에 이르지 않을 경우, 즉 3단계 이하의 조건에 머무를 경우에는, 자본주의 위기의 일정 국면에서만 지배적인 규정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정확합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위기를 표현하는, 만성적 공황에서 위기 상황이 심화하는 시기와 급성적 공황의 시기 자체가 상시적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전반적 위기 하에서도 상대적인 안정기를 갖는 시기가 있고, 이런 시기에는 파시즘이 주요 자본주의 국가 사이에서도 잠재적인 위협 정도로만 여길 수 있을 수준의 규정력만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반적 위기 4단계로의 이행 전까지는 파시즘이 자본주의에서 완전히 상시적인 상태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2)
"더불어민주당은 파시스트 정당인가"에 대한 사안으로 더 접근해봅시다. 변증법을 공부했다면 현존재 규정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항상 생성·소멸과 변화·발전을 거듭한다는 것을 알 겁니다. 총자본이 공황 국면에서 노동자계급 및 그 보조 역량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을 감행해야 할 때라면, 더불어민주당은 확고한 파시스트당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만큼 더불어민주당이 파시스트 정당이 아니게 하는 조건도 존재합니다.
(1) 그 아니게 하는 첫 번째 원인을 말하자면, 만약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의 대립―독점자본간 대립을 반영한―이 심화할 때는 파쇼적 요소가 크게 해소될 수는 있습니다. 전자와 후자의 관계가 파시즘이 노동자계급에 대한 자본의 대응에 있어서 파시즘이라는 규정을 주요한 것으로, 또는 부차적인 것으로 만드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2) 다른 원인도 있습니다.
조금 웃긴 말일 수는 있지만, 노동자계급이 투쟁을 하되 그 투쟁이 산발적이고 경제적인 수준에만 머무를 경우에는, 생산과 소비, 생산력과 생산 관계의 모순이 극심해지는 시기가 아닌 이상 파시즘이 지배적인 규정력으로 작용하기 어렵습니다.
노동자계급이 독점자본을 포함한 수많은 자본에 대해 산발적으로, 조합주의적으로 투쟁할 경우에는, 개별 자본에 대한 그들의 투쟁을 총자본이 공동으로 막아야 한다는 그 이해관계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총자본은 그것이 총자본으로 되기 이전에 이미 서로에 대한 경쟁 관계라는 규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한 자본이 노자 대립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 당연히 그 경쟁 자본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입니다. 개량주의자들은 "노동자계급의 투쟁은 회사의 비리를 막을 수 있는 건전한 요소이며, 장기적으로 자본의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떠벌리지만, 실은 개별 자본에서 보자면 당연히 사업장에서의 노자 대립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노동대중의 계급의식이 강화되어 자본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전면적이고, 목적의식적이 될 때, 산발적인 규모의 경제 투쟁을 넘어, 전체적인 규모의 경제 투쟁, 더 나아가 그것이 정치 투쟁으로 전화할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이 시기에는 자본이 '공동의 임무'에 집착할 이유가 확연해집니다. 바로 이때는 파시즘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배적인 규정력을 갖추게 됩니다.
수많은 독점자본 및 그에 준하는 자본, 그 하청 자본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투쟁은 규모를 떠나서 상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며, 이러한 노동자계급의 실천을 법률이라는 외피를 통해 막는 것은 그들 '공동의 임무'입니다. 그러나 이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반적 위기 3단계 이전까지는 상대적인 '공동의 임무'입니다.
(3) 또 다른 원인도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상대적인 안정기라서, 피억압 계급·계층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이 가지는 이점(자본가에 대한 이점)이 그다지 없을 때에는 파시즘이 지배적인 규정력을 발휘하지 못 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총 세 가지 원인을 말했는데, 실제로 원인은 더 많습니다. 여러 원인, 즉 조건들이 생산력의 발전 수준에 조응하여 중첩된 결과가 '리버럴'의 파쇼화입니다. 문화적인 조건도 그 조건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의문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국민의힘, 즉 이 나라에서 '보수'라고 일컬어지는 당은 항상 노동자계급을 노골적으로 탄압하려고 하는가? 전반적 위기 3단계 이하에서 그들은 상시적으로 파시스트 정당인 것처럼 보인다."
국민의힘은 상시적인 파쇼 정당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상시적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의미에서 "상시적"이라는 것이며, 일정한 양적 변화를 내포한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파쇼라는 규정성에서 이탈할 수도 있지만, 역사적 도정에 의해 형성된 보존력이 강하기 때문에 상시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이들은 그 공황이라는 조건과는 무관하게 독점자본의 초조함을 반영합니다. 독점자본의 가장 야수적인, 매파적인 기질이 정당으로 표현된 것이 바로 각 자본주의 국가에서 '보수' 또는 '우익'이라고 일컬어지는 당입니다.
우리는 흔히 국민의힘 계통을 향해 수구꼴통 집단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꼴통 집단입니다. 노동대중에 대해서, 이들은 그 어떠한 유화책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경찰봉과 차벽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래도 또 다음과 같은 의문점이 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상시적인 파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지 않는―국민의힘이 하는 것처럼―,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너무 추상적이다. 아무리 특정 개별 자본 내에서 노자 대립이 그 개별 자본의 경쟁 자본에 상대적인 이점을 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노자 대립이라는 '참화'를 맞는 개별 자본도 역시 자본이다. 그 '참화'가 더불어민주당의 계급적 기반이 점하고 있는 그 개별자만을 피해서 가진 않을 것 아닌가?"
바로 이 부분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성격 규정―더불어민주당만이 아니라 사실 전 세계에서 '리버럴'이라 불리는 당에 대한 성격 규정으로서―에서 가장 난해한 지점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르주아 정당입니다. 더욱 구체적으로 분석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독점자본 외에도 소부르주아, 중규모 부르주아, 심지어 노조 내 보수적 관료층도 혼재되어 있는 당입니다. 이들 간 이해관계가 독점자본과 중규모 자본의 이해에 상대적으로 편중된 채로, 뒤얽혀져있는 당이 더불어민주당입니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은 외양상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부르주아 학자들이 흔히 말하는 '빅텐트'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매파적 요소보다는 비둘기파적 요소를 가질 수밖에 없는, 그러한 계급·계층적 조건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본은 노동자만이 아니라, 다른 자본과도 대립하는 만큼, 그 대립의 반영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의 정치적 대립입니다.
저의 결론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때에 따라서는 파쇼적 경향이 강화되어 파시스트 정당이라는 규정을 확고히 확보하면서도, 동시에는 그러한 규정으로부터 상당히 멀어질 수도 있는 그러한 당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파쇼 세력이냐 아니냐는 고정불변의 것이 절대 아니며3), 한 사회가 처한 객관적 조건과 노동자계급의 주체적 역량을 분석해야 "파쇼가 맞냐 아니냐"의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각주
1) 파시즘에 대한 해석은 주류라고 할 만한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독점자본주의론’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축소되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지만, 그와 무관하게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파시즘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지임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2) 현재는 세계적으로 3단계에서 4단계에 걸쳐져 있지 않나 싶은데, 1단계의 요소인 사회주의 국가의 생성과 2단계의 요소인 그 (사회주의)국가라는 대립항의 발전이라는 조건 자체가 크게 소멸한 측면이 있다 보니 정확히 규정내리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3) 심지어 국민의힘도 파쇼 기질이 양적으로는 변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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