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씹덕인걸 감안하고 걸러 들으셈
1. 반동적인 문화에서도 저항의 코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작금의 부르주아 체제에서 모든 문화는 자본주의 체제를 재생산하는데 일정한 기여를 하고 있음
순수하고 완전하고 독립된 프롤레타리아트 문화는 허상이지, 사실은. 모든 문화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현재의 체제를 긍정한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모든 문화가 반동적임을 전제하면서 그 속에서 저항의 코드를 찾을 수 있다는거지...
예컨대 <베테랑>은 흔하디 흔한 조폭 영화의 변주이지만, 그 속에서 재벌 3세의 각종 추태라는 진보좌익적 의제의 씨앗을 찾을 수 있어.
고작 그정도가 저항이냐? 하겠지만, 사실 남한에서는 재벌을 비난하는 것 자체가 극렬 사회주의적 행동으로 간주되잖아?
결국 그런 식으로 문화에서 하나 하나의 저항 코드를 찾아서 좌익적 의제에 대한 대중의 시선을 바꾸는 진지전을 수행함과 동시에
바람직한 프롤레타리아트 문화를 수립하는 단서를 찾아가야한다는거야.
2. 우리는 모두 부분적으로 씹덕이 아닌가?
좀 포스트모던한 시각이긴 하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씹덕이긴 하지.
이 갤러리에서 종종 페독겜 관련 어쩌구 저쩌구 올라오는거 보는데, 사실 페독겜도 상당히 부르주아적인 요소가 아닌지.
씹덕과 페독겜의 본질적인 차이가 무엇이지? 본사가 미국에 있는지, 일본에 있는지의 차이인가? 결국 두 문화적 요소는 자본주의적 기업에 의해 대량으로 생산되어 대량으로 유통된다는 본질적 한계를 지니고 있어.
그렇다면, 이러한 문화를 향유하는 것에까지 차이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가? 본질적으로 보면 아니라는거지.
또한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떠한 대상을 관조하고, 그것에 애착을 느끼는 것을 패시브로 가지고 있기도 하지.
따지고 보면 사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것도 레닌을 덕질하는거지!
물론 자본주의적인 체제는 그러한 원초적인 애착을 수익화한다는 점에서, 애착과 (자본주의적 소비 형태인)덕질은 구분되어야하는 부분도 존재해.
그러나 본질적으로 보자면, 현 자본주의 체제에서 우리 모두는 무엇인가를 애정하며, 그 애착을 바탕으로 소비를 부분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모두 씹덕질을 하고 있는것이지...
3. 사실 다른 집중해야할 것이 많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놀랐던 점은, 민희진 사태와 관련되어 통찰력 있는 글이 로갤에 안올라왔다는거임. 로갤에는 올라올줄 알았는데...
아이돌은 그렇다면 반자본주의적 문화라는건가? 사실 아이돌 문화는 애니보다도 더 심각하지. 어린 소년 소녀들을 사회가 원하는 이미지로 만들어서, 그것을 대량으로 소비하게 하고, 2~3년만 지나도 갈아 치우잖아. 그 과정에서의 인권유린도 심각하고, 회사의 부정함은 말할 것도 없어. 대량생산, 대량유통, 대량소비되는 현대 자본주의의 모순을 그대로 보여주는 산업이지.
다른 한편으로, 우리 사회에는 그러한 자본주의적 "모순"을 언제나 찾을 수 있지. 마블 영화도 그렇고, 한국 드라마도 그렇고, 현대 음악도 그렇고.
이런 점들에 비해 씹덕이 특이하게 주목을 받고, 뇌절까지 거듭하면서 지속적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게 나는 좀 이상해.
자본주의적인 문화는 어떤 대상으로 국한된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우리 사회 문화 자체를 이루고 있다는걸 인지하는게 중요하지...
그렇기에 총체적인 비판이 요구되는것 같아. 여기에서 씹덕이 어떻니 마니 하는건 너무 지엽적인 것 같다는거야.
4. 그래서 무엇을 할것인가?
이러한 <반동문화>를 어떻게 극복해야할지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지. 근데 그게 부족하던데?
노동교화니, 총살이니 뭐 그런 비현실적인 소리는 하지 말고.
본질적으로 우리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사회주의적이고 노동자중심적인 문화를 창출해야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하지!
<~~를 하지 말아야한다>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건 <~를 해야한다>인거야. 그래서 레닌이 대단한거고!
만약 씹덕 문화가 문제라면, 그걸 무작정 금지시킬 수는 없어. 모든 사람들이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추구하는건 아니잖아?
그렇다면 문제가 되는 반동적 문화를 대체하기 위한 프롤레타리아트 문화는 어떤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대중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존재해야해.
그런데 최근 로갤에서의 떡밥은 씹덕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잘하면서도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은 빠져있더라구. 그게 다소 우려스러워.
그 외에 여성에 대한 객체화, 일본 문화 자체의 폭력성 등은 굳이 반박할 필요가 없지?
일본 애니를 보지도 않고 일반화하는건 좀 삼가줬으면 하는데...
막말로 주어 바꿔서 레닌, 맑스에 대해 인상비평하면 너희들도 화낼거잖아. 그걸 왜 일본 애니에는 대입하지 않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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