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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쓴 김에 좀더 진지하게 써보는 페5 x팬텀 이야기모바일에서 작성

당신도기릿하시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2 22:52:47
조회 70 추천 1 댓글 0
														



90년대부터 명맥을 이어 온 일본 게임인데, 세기말에 나왔던 1, 2는 당시 보급 한계 등으로 상당히 마이너한 게임이었다. 분위기부터 너무 무겁기도 했고, 사실 냉정하게 말해서 포켓몬+데빌맨 파쿠리였다고 해도 할 말 없을 게임인 것도 한몫함

나 중딩 때(07년인가) 나온 세 번째 작품은 분위기를 좀더 가볍게 하고(그래도 그리스 신화+예수 신화를 모티프로 한 만큼 꽤 무거운 편임) 당시는 인터넷 등도 꽤 보급된 뒤였어서ㅇ 슬슬 대성하기 시작.

그렇게 넘버링을 5까지는 박은 시리즈다.


간단히 소개하면 그렇고, 특징이라면 이 겜은 정신분석학을 이모저모 사용했더란 거임. 그게 가장 잘 드러나는 게 '페르소나'라는 시스템인데, 작중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은 그 페르소나라는 걸 사용해서 싸운다.

페르소나. 아는 사람을 알 만한 단어인데, 액면 그대로는 가면이라는 뜻이고, 속뜻은 '내면의 나'라는 뜻임.

"어라, 그거 죠죠 아님?"

맞다. 근데 죠죠는 그걸 외형적으로 나타냈다면, 페르소나 시리즈는 그걸 내면적으로 표현함. 이게 가능했던 건 죠죠는 더 월드나 스타플라티나 등등이 '작가가 창조해낸 1세대'인 반면, 페르소나 시리즈의 페르소나들은 오르페우스나 루시퍼, 지국천, 이난나 등등 이미 있던 내용을 재활용한 덕임. 이미 있어온 개념인 만큼 대중은 거기에 이미지를 덧씌우기도 쉬웠더란 거지. 그게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도 더 쉬웠고.

즉 어느 정도 범신론적인 개념도 소화하고 있다.


내가 뭐 그렇게까지 전문적이진 않지만, 나도 성정체성 등으로 심리학, 정신학을 읽어본 터라

이 내공이 좀 와닿더라.


이 쯤에서 갈무리해서 결론을 내자면, 데빌맨이든 포켓몬이든 죠죠든 간에, 그것들을 다 혼합해서 제대로 된 하나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분명 대단한 거임. 예술은 본래 모방이다. 나는 확실히 이게 그 세 작품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다고 말하고 싶고, 동시에 그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음.

뭔 도타>롤마냥 완전히 배껴온 것도 아니라서 더더욱.

페르소나 시리즈는 거기에 자기들만의 메세지인 '정신분석학'을 나름대로 섞어냈다. 새로운 작품임.





1.
이쯤에서 일단 이 작품의 호불호가 갈릴 만한 요소부터 소개하려 하는데, 이 작품은 욱일승천기를 내놓은 바가 있다.

근데 그건 디자인일 뿐이야. 어젠가도 난 나치 깃발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했는데, 사실 그런 기호를 금지하고 차별하고 지양한다는 것부터가 말야. 그게 무슨 소용이 있냐는 감상이다. 소용이 있다고 쳐도, 이제 그 다음으로 우리는 또 따져봐야 해. '그런 창작을 탄압하는 게 정말 옳은가?'

욱일기를 그려넣었다는 것도 뭐, 욱일문양 위에 '불패'나 '전승' 또는 보다 원색적으로 '제국' 따위를 넣었을 때나 문제가 된다고 본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살펴봐야지. 이게 정말 제국주의적인 선동을 목적한 기획인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야. 제작자의 의도를 알려면 그런저런 관련한 것들에 배움이 많아야지. 지성을 좇아야 한다는 건 그런 문제야. 파악하고, 아는 게 많고, 그걸 활용할 지혜도 있어야 해. 이건 어려워. 어렵지만 해야 해.

우리에게서 그런 시간을 빼앗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자본주의는 지탄받아 마땅한 체제고.




음. 얘기가 좀 샜군. 자본주의 어쩌구는 일단 관두기로 하자.

암튼간에 몇천 년 전부터 소크라테스였나 플라톤이었나가 "그 따위로 논증을 이겨먹으려 하지 마라!!"했는데,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려는 지성을 갖추는 건 확실히 매우 어렵거든.

그치만 해야 해. 그게 모두의 자유를 보장하는 길이니까.

그리고 난 그에 관해선 이미 답을 내렸다. 욱일기나 나치 갈고리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고, 이걸 탄압하는 건 오히려 예술창작을 또다른 근저에서 옭아메겠다는 비열한 책동일 뿐이라고 말야. 기호를 금지할 게 아니라 사상을 금지해야지. 사상을 금지한다는 건 또 얼마나 폭력적인 생각이야? 그렇게 보자면 기호를 금지하자는 건 완전히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시도지. 사상을 통제하겠다는 게 끔찍한 생각이라면, 기호를 통제하겠다는 건 어딘가 많이 모자른 생각이야. 내 의견은 그렇다.


아무튼 이 껨은 욱일기가 나온 적 있다. 중국에서 비판하며 불매운동도 했지만 끝까지 내놨어. 왜인진 나도 모르지. 아무튼 그래. 내게 그건 '예술가의 고집' 정도지만, 혹여 이게 불편할 사람도 있을 거야. 그래서 먼저 써 둔다.





2.
이제 본론으로 돌이와서 말인데

페5는 "반역"을 대주제로 쓴다. 다소 설명이 필요히겠는데 간략하게 쓰면 페르소나라는 '능력'(간단하게 능력이라 하자. 자기자신을 마주하네 뭐네 이런 건 넘 심오하고 복잡한데다, 사실 개발사부터도 이젠 이걸 꽤 두르뭉실하게 넘어가서)을 개화한 몇몇이서 악인의 심층심리로 잠입해 '보물'을 훔쳐낸다는 식이야.

그러고나면 그 대상자는 그동안의 자기 죄를 깨닫고 늬우치며, 더러 자수하거나 뭐 그런다는 식인데

섬뜩한 점은 이 페르소나 능력자들이 파고드는 대상은

사실 지금 세상에선 그다지 나쁜 게 없는 인물들이야.


내가 페5 본작은 안해봐서 모르고 모바일 기준으로 말하자면

키우치> 자기 성욕을 풀려고 주변 여성들에게 어깨빵치고 다녔음. 응? 어깨빵? 한다면 나도 웃겠다만, 실제로 그거야. 근데 이게 진지하게 파고들면 그렇지. 단순히 어깨를 부딪힌 정도야. 경찰이 이걸 체포할 수 있어? 법적으론 문제가 안 돼.


2페 악당> 저명한 연예인 겸 맛집 리뷰 블로거랍시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면서 "아 제개 파워블로거인데요" 수준의 짓거리를 하고 다닌다. 근데 이게 꽤 정교하고 악랄해. 저항의 여지가 없어. 법망으로도 그렇고, 뭣보다 그놈의 별점테러 당하면 가게가 힘들거든. 요즘 그렇자나?

근데 그게 뭐? 휘둘리는 대중이 문제고, 그 대중을 추스리지 못한 업주가 문제고, 그냥 업주가 운이 나빴을 뿐이고. 그런 게 지금 세상이잖아. 법적으론 문제가 없어.

그런 '구질서'를 부수겠다는 의미로 "반역"이란 주제가 들어간다. 그런 게임임.





본작에서도 "니들이 하는 짓은 결국 세뇌잖아?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할 악행인가? 한 사람의 의식을 완전히 뒤틓어놓은 게, 그게 정의란 말야?" 하는 등으로 이 행동을 비판하곤 하거든.

그런 중에 본작도, 모바일도

'욕망'이란 키워드를 내세운다.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부숴야 해. 겜 내내 그걸 촉구하고 있다.




이 껨은, 본작도 그렇지만

중국산 모바일겜도, 우리 모두가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얻어내길 바라고 있어. 그 단서를 어떻게든 주고자 하는 게임이다.



"후회할 일은 많아요. 하지만 그걸로 주저앉을 건가요? 도망치지 마요." 하던 그 외침이 내 안에서 계속 멤돈다.

나는 내 어린 시절이 너무 부끄러웠는데, 그치만 그런 것들은 말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실수야. 그런 것에 주저앉아있기엔 내 인생은 아직 너무나도 길고

그런 것들로 또다른 망집을 빚어내서 타인을 괴롭히다 가기엔, 내 인생은 이번 한 번 뿐이더란 거지

그런 용서받을 수 없는 삶을 살다 갈 건가?

죽는다고 끝이 아니야.



귀신이니 조상신이니 하는 건 남겨진 자들의 미련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어쩌면 반대로 말야. 남겨두고 가는 이들의 미안함이 아닌가 싶다.


경험 따위에 사로잡혀서 스스로를 가둬두기에는

이 삶은 너무 길고 짦고, 끝도 없고, 너무 찬연해.

그걸 내게 알려준 게임이다




내가 또 중언부언했나?

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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