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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13>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02 00:06:34
조회 938 추천 29 댓글 15
														









"들어와."


사장언니는 열쇠로 다시 카페 문을 열더니, 날 카페 안으로 데려와 테이블에 앉혔다.

사장언니는 잠시 카운터로 가더니, 이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한 잔을 나에게 갖다주었다.


"할 말이 있다고 했지? 자, 말해봐."


막상 사장언니 앞에서 내 진심을 직접 말하려 하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말해야만 한다. 사장언니의 의도도 알지 못한 채 이대로 계속 현수를 사장언니가 갖고 놀도록 내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언니, 현수..어떻게 생각해요?"

"가, 갑자기?"


내 질문을 들은 사장언니는 당황한 표정으로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서서히 입을 열었다.


"..질문의 의도가 뭘까?"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요."


또다시 잠시 동안 말없이 고민하던 사장언니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


"그야, 착하고 좋은 애지?"

"...."


착하고 좋은 애다. 물론 나도 이미 동의하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사장언니는 단순히 현수가 착한 애라서 이런 행동을 하는 건 분명 아닐 것이다.


"그것 때문에 얘기하자고 한 게 아니지?"

"..네."


역시, 사장언니답게 눈치가 빠르다.
난 내가 사장언니에게 하려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었다.


"단도진입적으로 말할게요. 언니, 요즘 왜 이러시는 거에요?"

"왜 이러냐니, 뭘?"

"모르는 척 하지 마시구요. 요즘 제가 현수랑 어울릴 때마다, 갑자기 나타나서 현수를 데려가시잖아요. 그 이유가..뭔지 궁금해요. 말해주세요. 절..골탕먹이시려고 일부러 이러시는 거에요?"

"응? 골탕먹이다니 무슨 소리야~내가 왜 너한테 그런 짓을 하겠어?"

"언니, 저 지금 진지해요. 언니랑 장난치고 싶지 않아요."

"...."


웃으며 장난스레 말하던 사장언니는 내 말에 어느덧 얼굴에서 웃음기를 지우더니,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미안, 사실 좀 장난을 쳐보고 싶었거든."

"장난이요?"

"응. 주희 네가 그 애를 마음에 두고 있으니까, 새로운 신입이랑 친목도 다질 겸 한번 장난을 좀 쳐보고 싶었어. 기분 나빴으면 미안해?"


순간 어이가 없어졌다.
그럼 사장언니는 지금까지...순진히 내 반응이 재밌어서, 그냥 장난으로 그런 짓을 했던 건가?


"..그럼 언니는..여태껏 그냥 장난 몇 번 치려고 현수 마음을 갖고 그렇게..장난질한 거에요?"

"장난질이라니. 말이 좀 심한 거 같네? 방금 말했듯이 단순히 장난뿐만이 아니라 어느 정도 친목을 다질 목적도 있었어. 애가 귀엽기도 했고."

"어쨌든 선을 넘은 거잖아요. 사람 마음을 유흥거리로 가지고 노는 거, 옳지 못한 행동이잖아요."

"....."


사장언니는 커피를 한 잔 더 홀짝이더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이제부터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

"더 이상..현수한테 접근하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언니, 들어 보니 다음주 월요일에 현수랑 같이 저녁약속도 잡으셨다면서요. 그것도 되도록이면 취소해줬으면 좋겠구요. 현수는 저랑 시간을 보내야 해요."

"...아예 접근도 하지 말라고? 내가 잘못한 건 알겠어. 근데 그렇다고 아예 현수랑 따로 만나지도 말라는 건..네가 봐도 좀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아니요. 별로 어려운 요구 아니잖아요. 어차피 카페에서 다같이 얘기할 시간은 많아요. 근데도 저랑 승아 빼놓고 언니랑 현수 둘이서만 만나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이유야 언제든지 생길 수 있지?"

"언니!"


난 결국 못 참고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사장언니는 아무래도 내 요구를 들어 줄 생각이 없어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승아란 애도 현수랑 둘이서만 같이 얘기할 때 많잖아? 걔는 되고 나는 안 되는 거야?"

"승아는..언니처럼 이렇게 못된 장난을 치지 않아요. 둘이서 서로 하는 이야기도 대부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이야기 같이 건전한 취미 이야기구요. 이미 전과가 있는 언니랑은 다르다구요."

"그러니까 승아는 별로 위협적이지 않은데, 난 그 아이에게 있어서 위협적이다. 이거네?"

"..다르게 말하면 그렇게 되겠네요."


내 말을 들은 사장언니는 마시던 커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주희 네가 나한테 이렇게 화를 내는 건 알겠어. 근데...네가 요구하는 건 아무래도 못 들어줄 것 같네, 미안."

"..언니, 진짜 이러실 거에요?"

"그야, 아예 만나지도 말라는 건 좀 많이 너무하잖아? 나도 인간관계라는 게 있어. 현수는 다른 짐승같은 남자들이랑 다르게 순수한 애인데, 친해지면 나한테도 나쁠 건 없지."

"...."

"그럼 그렇게 알고 이만 돌아가 봐. 나도 이제 슬슬 카페 정리하고 일 마감해야 하니까."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난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이대로 그냥 카페를 나갈 수는 없었다.


"..언니가 이런 사람이란 걸 현수가 꼭 알았으면 좋겠네요."

"그래? 내가 어떤 사람인데?"


사장언니는 가소롭다는 듯 날 향해 슬쩍 웃으며 물었다.


"그까짓 장난 좀 치려고 현수한테 작업이나 걸고, 이젠 현수를 꼬셔서 저희 관계나 이간질시키려 하는...악질 여사장이란 거요."


이미 사장언니랑 돌아서버린 이상, 더 이상 예전처럼 가식을 차릴 이유는 없었다.
내 말에 사장언니는 날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주희, 많이 컸네? 나한테 이런 말도 할 줄 알고. 칭찬해줄게."

"언니 칭찬 같은 거 듣고 싶지 않아요. 그냥 빨리 현수한테서 떨어져 주세요."

"그래? 싫다면?"

"저도 더 이상 가만있지 않을 거에요."

"어머...기대할게. 그럼 조심히 들어가 봐."


웃으며 손을 흔드는 사장언니의 인사를 무시한 채, 난 그렇게 카페를 빠져나왔다. 아직 차가운 4월의 밤바람과는 달리 내 마음속에선 분노가 끓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공포감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선전포고를 하고 온 이상 이제 저 여우 같은 사장언니는 더욱 대놓고 현수에게 꼬리를 칠 텐데, 현수가 거기에 넘어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다.

저 언니한테 현수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내가 최대한 분발하는 수밖에 없었다.





* * *





"....."


난 테이블에 잠시 내려놓았던 커피잔을 다시 들어 한 잔 홀짝였다.

처음에는 나보다 훨씬 어리기도 했고 순수해 보이는 남자애였기에 조금씩 장난도 쳤고, 이것저것 챙겨주고도 싶었다.

그리고 주희가 현수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을 때는 나도 모르게 약간 장난을 치고 싶어졌고, 그래서 주희가 보는 앞에서 몇 번 대놓고 현수를 데려갔었다.

물론 내가 잘못한 건 알지만..그렇다고 해서 아예 더 이상 따로 만나지조차 말라는 주희의 요구는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했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

먼저 저쪽에서 이렇게 강압적으로 나온 이상, 나도 전력으로 임할 수밖에 없었다.
현수는...내 입장에서도 그냥 놓치기에는 아까운 사람이니까.


'뭐 그렇게 원한다면...뺏어줄게.'


어느덧 빈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난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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