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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14>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02 23:10:51
조회 981 추천 22 댓글 25
														








"....."


카페를 정리하고 나온 후, 막상 집에 돌아오니 후회가 되었다.

주희는 착한 아이였고, 한동안은 일 때문에 바빴던 탓에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만나면 서로 즐겁게 대화하곤 했었다.

제대로 된 친구도 별로 없는 나였기에 평소에 주희한테 많이 의지했었다. 그렇기에 지금 주희랑 갈라서게 되어버린 이 상황이 너무나도 후회되고 싫었다.

아까 카페에서 대판 싸운 후 이제 집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아직 대화로 풀 시간이 있을 터였다.

난 휴대폰을 켠 채 몇 분 간 고민하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휴대폰 너머에서 들리는 한없이 차가운 목소리.

주희가 평소 자기한테 찝적거리는 남자들을 대할 때 내던 목소리였다.

..어느새 주희가 날 이렇게 취급하고 있다는 게 씁쓸했지만, 그래도 이대로 전화를 끊어버릴 수는 없었다.


"..도발하려고 전화하신 거면 이만 끊어주세요."

"안심해. 도발하려고 전화한 건 아니니까."

"그럼요?"

"그냥 잠깐 얘기를 좀 해보고 싶어서. 괜찮지?"

"얘기해보세요."

"일단, 아까 내가 쓸데없이 고집부린 건 사과할게."


휴대폰 너머에선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럼 이제 현수한테 더이상 접근하지 않기로 하신 거에요?"

"네가 말하는 '접근' 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일단 당분간 따로 만나진 않을게."

"아뇨, 그것뿐만 아니라 아예 되도록이면 현수랑 서로 대화도 섞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그게 제가 말하는 '접근' 의 범위에요."

"..뭐?"


아예 둘이서 대화조차 섞지 말라니.
점점 요구가 가혹해진다. 둘이서 따로 만나지 말라는 것까진 어떻게든 받아들이겠는데, 현수와 아예 대화조차 섞지 말라는 건 나로서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까 카페에서 다같이 있을 때 둘이 대화하는 건 괜찮다고 했잖아."

"네, 그랬죠.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아니에요. 언니가 이제 카페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아직 제가 여기 점장이고, 카페 일이랑 관련된 이야기는 제가 점장으로서 현수한테 전달해주면 되니까요. 언니가 현수랑 둘이서 대화할 이유가 없어요."

"그래, 그건 맞지. 근데, 아까 내가 카페에서 말했듯이 이유는 언제 어디서나 생길 수 있잖아? 물론 네가 아직 점장이긴 하지만 엄연히 건물주는 나니까, 내 카페 직원인 현수랑 대화할 일이 아예 없을 거라고는 장담 못하지 않을까?"

"언니, 저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언니는 이미 전과가 있잖아요. 전 더 이상 언니를 못 믿겠어요."

"..난 현수랑 친해지면 안 되는 거니?"

"애초에, 왜 친해지셔야 하는 건데요? 언니랑 현수는 서로 안 지도 얼마 안 되었잖아요. 그냥 사장과 직원, 비즈니스적인 관계로 남으면 되는 거잖아요."

"현수는 착한 아이니까, 나도 친해지고 싶어. 네가 현수를 좋아하는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서로 친한 누나와 동생 관계 정도는 될 수 있잖아? 너, 내가 장난 한두 번 쳤다고 너무 몰아붙이는 거 아니니?"

"슬슬 본색을 드러내시네요. 더 이상 대화해봤자 의미가 없을 거 같으니까 이만 끊을게요. 애초에.. 원인제공을 한 쪽은 사장언니인 걸 알아두셨으면 해요."

"..본색? 내 본색이 뭔데?"


얼음장같이 차가운 주희의 반응에 나도 이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목소리 톤이 낮아졌고, 표정이 굳어져갔다.


"그야, 현수를 장난감으로 잠시 좀 갖고 놀다가 버리려는 거잖아요."

"..웃기네, 너 내가 진짜 그럴 사람으로 보여?"

"죄송하지만 언니 행동을 보면 그렇게밖에 생각이 안 들어요."



난 잠시 침묵했다. 이런 모욕을 듣고도 더 이상 주희랑 이야기할 이유 따윈 없었다. 나도 인내심의 한계라는 게 있다. 아무리 내가 먼저 잘못했고, 내가 동생같이 아끼는 주희라고 하지만..나도 이제 더 이상 참아줄 수는 없었다.



"그래, 이제 뭐 맘대로 생각해. 내가 아무리 말해봤자 안 믿어줄 거잖아? 애초에 너한테 먼저 전화를 건 내 잘못일지도 모르겠네."

"언니가 먼저 장난만 안 쳤어도 이럴 일은 없었을 거에요."

"알았어. 네가 그렇게 원하면 뺏어줄게. 그러니까 어디 안 뺏기게 한번 잘 간수해 봐. 이만 끊을게?"


난 이렇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대화에 진전은 없었다.
오히려 상황만 악화될 뿐이었다. 매일마다 현수랑 잘만 대화하는 라떼랑 승아라는 애들은 그냥 멀쩡히 놔두면서, 장난 몇 번 쳤다고 나한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날 인신공격하는 주희의 태도에 나도 이제 질려 버렸다.


'결국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두고 봐.'


주희와 대화로 어떻게든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건 내 망상이었다. 이미 주희는 날 적으로 인식하고 있고, 나랑 화해할 생각 따윈 일체 없는 듯했다.

이렇게 된 이상, 주희가 우려하는 상황을 그대로 재현시켜줄 수밖에 없었다.

겨우 남자직원 한 명 때문에 주희랑 이렇게 서로 적대관계가 되어버릴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더 씁쓸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예전의 관계로 되돌릴 수는 없었다.

주희가 현수를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현수에게 다가가면 안 될 이유는 없었다. 꼭 서로 사귀지는 않더라도, 그냥 좋은 누나동생 정도로 친해질 수는 있는 거잖아?

현수는..내가 봐온 다른 남자들이랑 다르게, 순수한 아이니까.



* * *



"아~섹스하고 싶다."


늦은 새벽. 침대에 누운 채 난 히토미를 둘러보며 그렇게 외쳤다. 어차피 혼자 자취하기에 들을 사람은 없었다.
그나저나 왜 요즘 히토미에 볼 만한 게 이렇게 없냐?


"나도 언젠가..주희누나랑..."


히토미를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꾸만 히토미 작품 속 여자 캐릭터들에게 주희누나의 얼굴을 대입하고 있었다.


"헤헤..."


주희누나한테는 미안하고, 잘못된 생각인 건 알고 있지만..말도 아니고 상상을 통제하기는 아무래도 좀 힘들었다.


"아님 사장누나랑..."


주희누나를 상상하던 난, 어느샌가 여자 캐릭터들의 얼굴에 사장누나의 모습을 대입하고 있었다.

사장누나...주희누나 못지않게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지.
게다가 나한테도..친절하게 대해주시잖아.
그래..역시, 사장누나는 날 좋아하는 게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나한테..그렇게 야사시이할 리가 없잖아?


"하아..이거 완전..<하렘 라이프>아니냐? 크.."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보던 도키도키한 하렘 생활이, 드디어 나한테도 펼쳐지는 건가?
예쁜 눈나 두 명이 날 좋아한다라...이게 코란에서 말하는 천국인가?



"헉..! 이야이야, 오레 이마 나니시떼룬다...다메난다로 코레."


순간 정신이 번쩍 든 난 이렇게 중얼거리며 급히 오른쪽 뺨을 때렸다. 난 주희누나가 있는데, 어디서 다른 여자를 마음에 담아둔단 말인가.
주희누나를 놔두고 하렘이라니,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현수, 정신 차리자 정신!



"근데 지금 시간이...이런 X발!"


밖이 어느덧 환해진 것 같아 시계를 보니, 어느덧 출근시간이 다 되어 있었다.
난 아침도 먹지 못한 채 급히 세수하고 이를 닦은 후, 옷을 허겁지겁 챙겨입고는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렇게 정신없이 달리고 또 달려 도착한 카페B 앞.
난 카페 유리문의 문고리를 잡고 열려고 했다.


"..?"


어라, 왜 문고리가..이렇게 차갑지? 오늘 기온 따뜻하던데...

아무래도, 카페 내부에서 상당한 냉기가 흘러나오는 듯 했다.
근데 지금 아직 봄이라 카페에서 에어컨을 틀고 있는 것도 아닐 텐데...이 냉기는 대체 뭐지?

고민하던 난, 일단 문을 열고 카페 안으로 조심스레 들어가 보았다.




* * *






다음편은 솔직히 언제올라올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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