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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82>앱에서 작성

카페사장강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08 01:28:23
조회 422 추천 16 댓글 12
														




"오..오늘 날씨 좋죠?"



평소보다 어색한 말투로 입을 여는 승아.



"그..그러네..날씨 좋다. 그치?"



거기에 평소보다 어색한 말투로 입을 여는 주희누나.



"아냐..아무래도 좋지 않아. 어떻게 오디션 당일에 떨어지는 꿈을 꿀 수 있어?"


라떼가 그림자가 진 얼굴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었다.

아침부터 카페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던 이유는, 오늘 오디션을 보기로 한 라떼가 하필이면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악몽을 꿨기 때문이었다.


"워..원래 꿈은 반대라잖아. 분명..좋은 꿈일거야."

"혹시 예지몽..이면 어떡해요?"

"승아야!"

"죄송해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가, 주희누나의 다그침에 곧바로 꼬리를 내려버리는 승아.
하아..게이야..너는 제발 그 입 좀 단속해라..


"좋은 꿈은 많잖아. 근데 왜 하필 떨어지는 꿈이냐구."

"아니 뭐 그야..우연의 일치 아닐까 싶은데.."

"으아아악 역시 불길해. 불길해. 불길하다구..."

"...."


내가 힘써서 위로를 해 주려 했지만, 이미 불안감에 완전히 잡아먹혀버린 건지 라떼는 바로 옆의 내 말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듯 보였다.

당연히 이해는 된다. 몇 달간을 샐러드만 먹어가며 JYG 오디션만을 위해 연습하고 또 연습한 게 라떼 아니던가.

근데 하필 오디션 당일날 오디션에서 개같이 떨어지는 꿈을 꾼다면...나 같아도 저러겠지.


"그..이거라도 챙겨가."


어느덧 우울에너지가 풀로 차버린 라떼를 어떻게 위로해줄까 고민하던 나는, 이내 무언가를 떠올려내고는 주머니에서 네잎클로버 한 장을 꺼내어 라떼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야? 네잎..클로버?"

"응. 행운의..상징이잖아."


라떼가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걸 잘 아니까, 부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저번 달에 도로의 가로수 주변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주워왔던 네잎클로버가 이제서야 쓸 일이 생길 줄이야.


"헤헷..야 씹덕."

"으, 응?"

"그래 고맙다. 덕분에 긴장이 좀 풀렸어."


웃어보이더니 네잎클로버를 조심스럽게 챙겨 주머니에 집어넣는 라떼.


"잘 안되면 이 카페에서 일하면 되지 뭐! 이제 출발할 시간도 됐고, 이만 가볼게! 다들 이따가 저녁에 보자!"


여전히 웃음을 유지한 채, 그렇게 말하더니 카페 문을 열고 나가는 라떼.
우울 모드는 꺼져버린 지 오래다.


어느덧 라떼가 사라져버린 카페 안에는 여전히 불안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는 나와 주희누나, 승아, 그리고 방금 막 오늘 물품의 재고정리를 마치고 테이블로 나온 사장누나 뿐이었다.

그저, 모든 일이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


그러던 중, 주희누나의 폰에 걸려온 라떼의 전화.
주희누나는 전화벨이 한 번 더 울리기도 전에 다급하게 전화를 받았다.


"응 라떼야, 벌써 끝났어?"

"아..아니..언니..어, 어떻게 해..."


명백하게, 겁에 질려있는 라떼의 목소리.
무슨 일이지? 설마 가다가 강도라도 만난 건가?


"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괜찮으니까 말해봐."

"나...대본을...잃어버렸어..."

"뭐? 대본을? 어쩌다가?"

"잠깐 화장하고 봤는데..옆에있던 대본이 없어졌어..."


미친, 대본이 없어졌다고? 생각보다 꽤 큰일인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 셋이서 발만 동동 구르던 그 때.


"내가 가져다줄게."

"사, 사장언니?"


그 때, 어디서 났는지 대본 하나를 손에 들고는 급히 앞으로 나오는 사장누나.


"현수야, 잠깐 네 오토바이 좀 빌릴게. 괜찮지?"

"네? 네, 네.."

'부르르릉-'


그렇게 말한 사장누나는 곧 내 오토바이에 올라타더니, 오토바이 특유의 우렁찬 엔진 소리와 함께 도로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 * *



다행히, 주최 측에 말하니 대본을 새로 하나 받을 수 있었다.

패닉상태에 빠져 방금 전까지만 해도 덜덜 떨리던 내 두 손은, 새로운 대본을 받자 곧 진정되었다.

이제..이걸 보면서 다시 한 번 연습하고, 오디션에 임하면 되겠지. 지금까지 노력했잖아. 난 나를 믿는다.

그렇게 슬슬 오디션장으로 다시 들어가려 할 때.


'또각또각'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구두 소리에 난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이거 가져가."


검정색 정장을 입은, 길다란 갈색머리의 키 큰 여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나에게 대본을 건네고 있었다.


"사, 사장언니..?"


난 순간 놀라서 말을 절며 사장언니를 올려다보았다.

지금 여기까지 저 오토바이 타고 달려온 거야? 나한테 대본 가져다주려고?


"아니 이거..어디서 나셨어요?"

"승아가 저번에 너 연습 도와주고 왔을 때 새로 하나 복사해서 카페 테이블에 올려두고 갔어. 걔는 자기가 이거 복사해놓은 것도 기억 못하는거 같더라."


사장언니는 그렇게 말하며 내 손에 대본을 건네주더니, 이내 다시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자, 잠깐만요! 언니!"


'주최측에 말해서 이미 하나 받았는데.'


이 말을 하려고 했지만, 어느새 사장언니는 사라져 있었다.


'...그냥 재수없는 언니인 줄만 알았는데...'


난 웃으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사장언니..옛날에 나에게 뭐라하던 것과는 달리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사람이구나.




* * *



'띠링-'


어느덧, 유리문을 열고 카페로 돌아오는 사장누나.
사장누나는 쓰고 있던 헬멧을 벗어놓고는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다.


"저..누나.."

"응?"

"오토바이..운전할 줄 알았어요?"

"응. 옛날에 주희 들어오기 전에는 내가 직접 오토바이 몰고 배달 뛰었거든. 어때, 멋지지? 후훗."


그렇게 말하며 자랑스럽게 웃어보이는 사장누나.
나도 배달 뛰는 입장이지만..솔직히 존나 멋지다. 이 누나..반할 거 같아..헤으응...


"이제 점심시간이네? 다들 밥 먹고와."


사장누나는 자신의 은색 손목시계를 쓰윽 보더니, 우릴 향해 그렇게 말했다.

오늘 하루가 좀 스펙타클하게 흘러가는 바람에, 벌써 점심시간이 다가온 지도 미처 몰랐다.


"현수는 누나랑 저기 가서 고기 먹을까?"


이내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고는, 카페의 유리문을 여는 사장누나.

그 때, 어느새 표정이 굳은 주희누나가 다가와 입을 열었다.


"..언니."

"어머, 방해꾼 왔다."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언니는 사장이니까 행동거지를 조심하셔야 한다고요."

"와, 너 꼭 말하는 게 우리 아빠 같다? 혹시 둘이 짜고 이러는 거니?"

"..어쨌든 안 돼요. 현수도 부담스러워할 거구요."

"저, 전 괜찮은데..."


솔직히 아직 사장누나가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고기는 못 참지!
무한으로 즐겨요, 명X진사갈비!


"봤지? 애도 괜찮다잖아."

"...."


내 말에 침울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어버리는 주희누나.
그런 주희누나를 뒤로한 채, 우리 둘은 카페를 나와서 고급진 고깃집으로 향했다.




불판 위에서 먹음직스러운 냄새를 풍기며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조각들.

아침도 굶고 왔었기에, 난 군침을 흘리며 고깃조각들을 입에 쑤셔넣었다.


"그..저기..누나.."


밥을 먹던 중 난 조심스럽게 사장누나에게 말을 꺼내었다.


"그..저한테 이렇게 잘 해주시는 이유가 뭐에요?"

"귀여우니까."

"...."


싱긋 웃으며 그렇게 답하는 사장누나.

내가..귀엽다고?
아니 뭐..몸 관리하기 시작한 이후로 옛날에 씹돼지였던 시절보다는 확실히 외모가 업그레이드 됐긴 한데, 귀여운지는..잘 모르겠다.
내가 뭐 쇼타도 아니고...

사장누나는 이번에도 연애연습이라는 명목하에 나를 이곳으로 데리고 왔다.

솔직히 연애연습이라기보단 그냥 나랑 노가리 깔려고 데려온 것 같은데...


"그..저희..이래도 괜찮을까요..?"

"응? 뭐가?"

"주희누나가..저희 둘이 이렇게 매일 같이 있는 걸 보면..오해하지 않을까요? 그럼 주희누나한테 고백해야 하는 저로서는..살짝 애로사항이 생길 수도..있지 않을까 싶어서.."

"....."

"그리고..최근 주희누나랑..사이 안 좋으신 것 같던데..그럼 더더욱..."


내 말에 날 지긋이 바라보며 침묵하는 사장누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건지, 침묵이 꽤 길어졌다.



"..맞아. 요즘 주희랑 좀 마찰이 생겨서, 서로 영 껄끄러운 관계야."

"무슨..일이 있으셨던 거에요?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두 분..사이 좋아보이셨는데.."

"..미안, 그건 조금 말해주기가 그렇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말해줄게. 알았지?"

"..네."


카페B에 내가 모르는 어떤 큰 사건이 있었던 건가?
궁금하긴 하지만 누나가 입을 열지 않으니,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리고..응. 현수 네 말대로야. 요즘 내가 너 데리고 다니면서 막 연애상담이니 뭐니 이러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나랑 이렇게 같이 있어봤자 네 연애에 도움되는 건 별로 없을 거야. 주희랑 나랑 사이가 별로 안 좋으니까."

"아..."

"간단히 말해서, 주희랑 나랑은 이제 trade-off 관계인 거지."

"트레이드..오프요?"


간단히..가 아닌데요?
고학력자답게, 대화 도중 거리낌 없이 전문용어를 꺼내는 사장누나.
역시 중졸 빡통인 나랑은 차원이 다르네...


"응. 나랑 가까워지면, 주희랑은 멀어질 거야."

"....그런.."

"어쩔 수 없어. 사람간의 관계는 이럴 때가 많거든. 특히 남자랑 여자 쪽이면 더."


난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주희누나랑 가까워지면, 누나랑은 멀어지는 건가요?"

"....."


사장누나는 대답 대신 말없이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마, 긍정의 뜻이리라.


"..넌 어떡하고 싶어? 지금이라도 자리 박차고 나가도 돼. 어차피 계산은 내가 할 거고, 이거 갖고 뭐라고 안 할게."

"아, 아니..전.."

"혹시 내가 너한테 막 이것저것 사준 것 때문에 고민하는 거면 신경 안 써도 돼. 어차피 나 돈 많고, 사준 거에는 별 뜻 없었어. 뭘 바라고 한 게 아니라 그냥 귀여운 신입 직원이라서 챙겨주고 싶었을 뿐이니까."

"....."


사장누나의 말을 들은 나는, 이내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만약 나중에 주희누나랑 이 이상 가까워지거나, 사귀게 된다면..사장누나랑은 멀어지게 될 것이다.


어쩌면, 아예 영영 연락이 끊어질 수도 있겠지.


아니, 주희누나가 승아나 라떼랑은 몰라도 이 누나랑은 무조건 연락을 끊게 할 것이 분명했다. 가뜩이나 지금 사이도 안 좋은데, 내가 사장누나랑 멀쩡히 연락하고 다니는 걸 주희누나가 그냥 두고 볼 리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사장누나를 밀어내 버리기에도 좀 그랬다.
이미 서로 추억을 쌓고 꽤 정이 들어버린 사람인데..이렇게 쉽게 내칠 수 있을 리가.

그런데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주희누나랑 멀어지게 된다니..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떡해야 하는 거지?






"...누나, 저는.."


1분여간을 고민 속에 잠겨 있던 나는, 대충 결심을 하고는 사장누나를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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