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오픈날부터 어제까지 진짜 쪽잠자면서 이 게임을 존나 해댄 개백수년이다.

이 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했는데 혹시 이제라도 생산해서 물건팔고 하는게 재밌어서 생산을 건드리려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고싶어서 쓰게 됐다.

이 게임은 아무런 차별화가 없는 생산 시스템도 그렇지만, 시세결정에도 하자가 존나게 많아서 생산자가 말려죽을 수밖에 없는 구조임.

생산문제/시세결정 각각 뭐가 지랄인지 알려드림.

1. 생산이 뭐가 문제임?

60제까지는, 너네들이 던전돌면서 먹는 장비와 내가 찍어낸 장비가 아무런 차이가 없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만드는 물건이 더 꿀린다. 60제까지는 생산으로 만들어내는 애들은 무조건 일반등급이거든.

한마디로 내가 만든걸 사는 사람은, 딜 숫자에 미친놈이 5렙단위로 장비를 사다 쓰는게 아닌 이상은 성능 주입할 껍데기가 더럽게 안나오는 운나쁜놈밖에 없음.

귀한 데카를 주고 왜 장비를 삼? 그걸로 룩딸이나 해야지.

65제는 살짝 이야기가 달라진다. 항마석 가루가 들어가면서 이제 일반이 아니라 1성~6성까지 랜덤하게 등급이 붙거든.

아ㅋㅋ 보라 분홍 노랑 뽑으면 나도 인생역전개씹상타취예아! 존나 많이 만들어서 당첨 하나 뽑으면 개꿀아님? ㄹㅇㅋㅋ

틀린말은 아님. 근데 떠야 말이지 씨발거

내가 실패확률 감수하면서 65제 만들기 시작한게 만우절부터였고, 어제 밤까지 해서 못해도 65제 장비들만 120개는 찍어냈다. 항마석가루 80 100씩 할때 2400개를 사서 만들었단 소리지. ㅇㅋ?

그동안 본 에픽은 저게 하나고, 엘리트조차 10개가 안됨. 전설? 나오겠냐 십ㅋㅋㅋㅋ

장비 하나 만드는데 지금 기준으로도 항마석가루 75*20 = 1500 + 장비따라 달라지지만 재료값이 평균 550쯤 들어간다. 대충 2천으로 잡아보자.

자 이제 다시 스크롤을 올려서 위에 사진을 보자.

내가 만든 다른 장비들의 가격이 보임? 지금의 재료값으로 계산해봐도, 판매수수료 15%를 제하고나면 본전치기거나 손해다.

점검전에는 항마석가루 110원대에도 존나 팔려나간거 생각하면... 뭐가 문제인지 알겠지?

대성공이 뜨지 않는 한은 생산경험치 200먹자고 데카를 날리는거나 다름없음. 사실 대성공 떠도 실패로 날린 재료값 다시 복구하는거나 다름없음 ㅅㅂㅋㅋ

저렇게 네가 직접 생산해보면 대부분 보게될게 저런 1~3성따리 장비들인데, 대출도 없는 에린에서 계속 자산 밑지고 생산 해볼래?

덧붙여서 못해도 성공률 80%를 찍기 위해서 만들게될 50제 장비 100여개의 제작비는 그대로 매몰되는거임ㅋㅋ 쟤네는 내가 오픈초에 생산스킬 열심히 올릴때도 하루에 1~2개 팔릴까말까였다. 

2. 시세결정이 뭐가 문제임?

거래소에 매물 하나도 없는걸 만들어 팔아야지 병신ㅋㅋㅋㅋㅋㅋ 남들이 다 파는데 들어갔으니까 니 가격 후려치는거겠지ㅋㅋㅋㅋㅋㅋ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 난 그래서 전에 케릭터수 표 올라온거에서 화법 존나 많은거 보고 올리던 매직크래프트를 버리고 목공을 0부터 새로 올렸음.

근데 내가 간과한 사실이 뭐였냐면, 마비노기 모바일에서 거래소의 시세는 해당 물품이 팔린 적이 있어야 시세가 변동하기 시작함.

즉 네가 거래소에서 한 번도 거래된 적이 없는 물건을 처음으로 판다?

넌 이런 화면에 직면하게될거임.

무슨 장비냐고? 항마석가루 60개에 지배의 도안 2개 들어가는 어비스 장비다.

항마석가루 미리 구매해둔걸로 만들었는데도 저거 만드는데에만 7500데카쯤 들어갔다.

근데 등급이 3성이고, 거래소에서 한 번도 거래된 적이 없기에 판매가가 최대 2천데카다.

뭘 기준으로 기초 시세정보가 잡히는건진 모르겠지만, 재료값은 일절 고려되지 않은 채 레벨/등급만 가지고 정해질 확률이 매우 높다.

어비스 장비로 체감이 안오면 다시 위에 사진을 보자.

활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 거의 없는거같아서 목공에 들어갔는데, 진짜로 아무도 거래한적이 없는 탓에 6시가 되기 전까진 1~2성은 무조건 손해보고 팔아야했고 3성이 나와야 겨우 본전을 찾았다.

???: 아니 그럼 어차피 판매자 너밖에 없으니까 네가 열심히 만들어 팔면 독점하는거 아님?

다행히 나도 첫날에 손해 좀 보다가, 다음날 혼자 독점때리면서 밑지고 판거 원상복구하고 다행히 조금 이득봄 ㅅㅅ

근데 생산이 시드머니만 있으면 진입장벽이 존나 낮다보니까, 경쟁자가 진짜 금방 생김.

가격 올려놓고 꿀빨기 시작하면 귀신같이 그날 밤이나 다음날에 새로운 애가 들어옴 ㅋㅋ

물론 나도 거꾸로,딴애가 먼저 팔아서 거래가격을 올려놓은 덕에 1~2성만 안뜨면 괜찮은 가격에 물건을 올려놓기도 했지.

어? 생산자가 늘어나네? 그럼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냐면

가격은 후려치되 본전을 찾기 위한 처절한 눈치싸움의 시작임ㅋㅋㅋㅋ

시간이 지날수록 한명씩 판매자가 늘어나고, 물건은 안팔리기 시작함.

그나마 업데이트 전에는 어비스를 대비해서 스펙을 올린다 뭐한다 하며 이런 장비들을 사주는 사람이 좀 있었는데...

어비스를 클리어하면 주는 65제 어비스장비 미스틱 다이스들이 눈치싸움에 막타를 갈겨버림.

무기다이스는 내 케릭터에 맞는 무기를 주는데다가, 중/경/천 랜덤인 방어구조차 1~2개도 아니고 16개인가를 줌.

내가 중갑유저인데 천갑이나 경갑이 나왔다? 무슨 상관임? 기본 방어력은 셋 모두 동일해서 스텟만 좀 손해보면 되는데. 

설령 방어력에서 손해를 봤다 쳐도 네가 과연 저 제작비를 지불하고 어비스장비를 살까? 타임어택보상, 클리어보상, 주간보상 등 시간만 때우고 있으면 알아서 장비가 굴러들어오는데?

아니 그보다도 먼저, 과연 7500이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하고 5000씩 손해를 보면서 시장을 개척해갈 생산자가 있을까?

3줄 요약하면 이거임.

1. 생산한 장비가 드랍장비에 비해 아무런 메리트도 없다.

2. 미개척 시장은 내가 손해를 보면서 물건을 팔아 개척해야하고, 그 와중에 경쟁자랑도 눈치싸움을 해야한다.

3. 사장님이 미쳤어요 최종컨텐츠에서 최종장비를 막뿌려요

4. 나크 씨발련아 도안까지 써가면서 최종장비를 만드는데 최소 엘리트등급 보장은 해줘야되는거 아니냐? 룬값받고 팔아서 생산비 절반이라도 회수해야 더 만들거아냐 씨발

오픈 이후로 열흘동안 이 게임 거의 끄는 일 없이 하루종일 수준으로 즐겼는데, 어제 업데이트가 내 악마같은 삶(엠생)을 끝내줬다.

최종장비 만들어서 팔 생각에 싱글벙글하며 며칠전부터 쟁여놨던 항마석 가루는 전부 장비만들어서 염가로 처리했다. 그러고 처음으로 1시에 겜 끄고 꿀잠잤음 ㅋㅋ

지금 존버해놨던 항마석 가루들 땡처리하면서 조금이라도 데카 회수하고있는데, 이거갖다가 다른 생산스킬 17~20렙까지 올리는데 쓸 예정임.

솔직히 냥슬롯도 그렇고 재화 가치 관리가 전혀 안되고있어서 생산스킬 개선같은건 기대조차 안가는데...

그래도 생산이 재미있는걸 어떻게하냐... 마비노기 온라인때부터 생산직이 내 꿈이었는걸...

그러니까 나처럼 생산직에 로망 가지고있고, 돈 좀 꼴박해서 시드머니 만들거 아니면 진짜 생산 시작하지 마라.

아 물론 네가 쓸 장비 직접 만들어 쓰겠다 이런거면 서버주님이실테니까 이랏샤이마세

그래도 난 생산이 하고싶다! 하는 씹로망게이라면 아래의 희망편도 읽어보셈 ㅇㅇ

https://gall.dcinside.com/mabinogimobile/188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