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레

뭐라고? 교체하지 않겠다고? 그래서 이 걸레짝같은 몸을 쓰겠다고?

데레

뭐 잘못 먹은거 아니야? 대포 한 대 맞았더니만 마인드맵도 같이 고장나버린거야?

UMP45

아까 그리폰 지원팀이 일단 응급 수복을 해줬어. 이러면 이 몸을 무조건 버릴 필요가 없지 않아?

UMP45

내가 아는 사람중에 최고의 전문가는......바로 너희야

UMP45

얼마를 쓰던 상관없어, 가격은 네 맘대로 정해.

데레

........하하, 농담은 잘하네!

데레

나중에 네 그 얼굴에서 웃음기 싹 사라지게 만들어주는 영수증을 보여주지, 오로지 현금만 받는다고!

제레

데레! 이런 상황인데도 그렇게 말하면 안되요!

제레

저기..........그는 아무런 악의가 없어요, 용서해주세요. 하지만 데레가 저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당신의 몸체는 이미 심각한 손상을 입었어요.

제레

원래 전자전이 사용자에게 큰 부담을 주는 편인데, 만약 지금처럼 물리적 손상을 입었다면, 분명 완벽하게 원래 기능을 회복하는것은 불가능 할꺼에요.

제레

게다가 우리쪽에 설비든 부품이든.......

UMP45

나도 완벽하게 회복되는 건 바라지도 않아, 단지 어떻게든 이 몸을 지키고 싶어.

UMP45

이건...... 내 개인적인 이유야.

데레

어이, 농담 하나 없이 진짜 나중에 영수증 줄 때 한 푼도 안깍아 줄테니까 말이야.

데레

넌 네 몸체를 수리하는게 얼마나 어려운건지 몰라서 하는 말인데, 너의 모델은 시중에서 에초에 찾을 수도 없고, 파츠 교체 또한 백퍼센트 맞는 케이스가 거의없다고. 너는 내가 널 평소에 수리해줄때 얼마나 심력을 쏟아 붇는지 알기나 하는거야?

데레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부품이 있다고해도 너의 그 파손된 정도를 보면 몸을 새로 바꾸지 않아도 파괴된 사지는 전부 바꿔야 될꺼같은데!

UMP45

만약 팔다리로 끝날 수 있다면, 그냥 바꿔버려.

데레

그게 그렇게 간단할 리가 없잖아! DSI-8형의 교체부품은 이미 단종된지 오래고! 그리고 네 몸은 왠만해선 전부 개조를 거친 상태여서, 어디에서 네 몸체에 맞는 팔을 찾으라는거야?

UMP45

그럼 어떻게 해야되는데, 평소에 세계 최고 천재 엔지니어라고 말했잖아.

데레

큼.......방법이 없는건 아니야.......내 창고 안에는 옛 부품들이 있어, 아마 그것들을 조금 고치면 대충 수복을 할 수는 있을꺼야.

데레

하지만 이렇게 해본 적이 없어, 그리고 호환성이 안맞아서 분명히 너의 제어시스템에 영향을 줄꺼야. 만약 평소라면 별거 없어, 그냥 제어 순서의 심층코드를 복원한다음에 재가동하면되.

데레

하지만 만약에 지금 네 상태로 재부팅을 실패한다면, 너의 의식은 심층 마인드에 갇혀서 나오지 못할꺼야, 그때가 되면 마인드백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되.

UMP45

알겠어, 네 방법대로 하자

데레

너 이녀석........진짜 막무가내네

제레

45씨.........저기 저는 역시 먼저 마인드 백업을 진행하는것을 권할께요, 만약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예비 신체로 복구하면 되잖아요, 제가 당신을 위해서 지금보다 훨씬 좋은 신체를 준비해드릴께요......그러니까....

UMP45

고마워 제레, 마음만 받을께......

UMP45

단지, 만약 이 몸에서 벗어나게 되면 내가 아니게 될까봐 그래. 그런 나는, 살아 있을 의미가 없어.......

UMP45는 한숨을 쉬었다.

UMP45

나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어. 원래 이 몸은 결함품이여서 언제 멈춰도 이상하지 않아

UMP45

밖에서 기다리는 녀석들...... 때가 되면 그녀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줘.

UMP45

만약에 내가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면, 지휘권은 전부 HK416에게 이전해줘......만약 그녀가 없다면 9한테 줘.

UMP45

그쯤되면 9은 조금......"감정"적이게 될꺼야, 주의해서 진정시켜줘.

데레

어이, 너 ........무슨 진짜 작별인사라도 하는거야?

제레

알겠어요.....UMP45씨가 이미 결정을 내렸으면 어떤 말을 해도 듣지 않으실꺼 같네요.

데레

그래그래, 아무튼 네가 결정한거다.

데레

이미 선을 연결했어, 수복대랑 동기화를 시작할께. 내가 보장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최대한 수리할께.

UMP45

고마워 데레, 난 널 믿어.

데레

난 분명히 말했다, 돈은 적게 들진 않을꺼라고

데레

지금부터 교체하기 전의 준비를 시작할게. 나는 너의 모든 제어 권한을 끊을꺼야, 그러면 너의 의식은 심층 마인드맵에 쭉 있을꺼야.

UMP45

응.......준비됐어.

UMP45

........시작해!

데레

그러면, 3, 2, 1 시작!

......많은 시간이 지난거 같다.

UMP45

......여기는......어디?

UMP45

어둠밖에 없고 아무 것도 안보이고, 아무 것도 안느껴져.

사방을 둘러보고나서, UMP45의 시선이 오른쪽에 머물렀다.

그녀는 원래 잘려져 있어야 할 오른팔을 보았지만, 잘 붙어 있었다.

UMP45

이미 심층마인드맵에 있는건가...... 아무것도 없네, 정말 싫어지는 곳이네.

UMP45

보니까, 이번에야말로 데레와 제레를 애먹이게 했네.

UMP45

단지 이번에 깨어날 수 없다고 해도,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닐까봐 걱정되네.

UMP45

......응?

한 무리의 흰색 구체가 UMP45의 시선을 끌었다, 그것들은 그녀의 뒤에서부터 앞으로 날라갔다.

UMP45는 자신이 가라앉고 있다는걸 느꼈다, 그녀의 뒤에서 지나간 것은 기억파편이였고, 그 순간에서야 그녀는 자신이 이 전자세계의 가장 깊은 곳에서 덧없는 꿈을 꾸고 있는것 같다는것을 깨달았다.

UMP45는 기억파편의 해석률을 늘렸더니 안 쪽에서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탱크의 포문이 돌아갔다.

416은 여기를 향해서 큰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사방에 거신병들이 돌아다녔다.

밀쳐진 G11은 어쩔 줄 몰라했다.

설원에서 철혈 포대의 포격소리가 울려퍼졌다.

9는 높이 손을 들어서 응했다.

.....................................

다친 왼쪽눈을 감싸고 울고있을때, 누군가가 나에게 오른손을 뻗어줬다

UMP45

또 자가진단 시스템인가.....

UMP45

젠장, 꺼버릴 수 없나 , 마치 주마등처럼.......

UMP45

필요없는 것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너무 많네......단지 기억하나를 읽는데도 이렇게나 많이 부담이 된다니

시간순서가 얼마나 그 기억이 강렬했는지에 상관없이, 수많은 기억파편들이 곁을 지나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움직일 수 없는 UMP45는 여전히 아래로 가라앉고 있었다.

UMP45

......원래 내 마인드맵은 이렇게 난장판이였나, 기회가 있다면 한번 정리를 해야겠는데.

UMP45

하지만 정리를 한다고 해도,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전혀 감이 안잡히는데, 만약 살아 남는다면 데레랑 제레한테 잘 물어봐야겠다.

UMP45

하지만, 이런 세계를 만든건 누구지......우와!

얼마나 가라앉았는지 가늠이 안 되었을때 등에서 무언가가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다.

거의 비슷한 순간에, 팔다리또한 움직일수 있게 되었다.

UMP45

어찌됐든 간에 바닥에 도착한건가? 그 말인 즉슨 일단락 된건가.

UMP45는 땅을 짚고 일어나 전자바다의 깊은 곳에서 똑바로 섰다.

???

어이, 45

뒤에서 말소리가 들리자마자 UMP45는 본능적으로 무기들 들어올려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릴려고 했지만 그제서야 자신에겐 무기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꿈일 뿐이니, 여기에서까지 무기가 필요하진 않지.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손에서, 평소에 자주쓰던 그 총이 천천히 생겨났다.

조금 이상했지만 바로 깨달았다.

꿈일 뿐이라면 그렇게 깊게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녀는 천천히 손잡이를 쥐고, 몸을 돌려서 소리가 난곳으로 조준을 하였다.

하지만 대상을 조준했을 때엔 조준경을 통해 보여진 시야가 흐려졌다.

???

돌아온 것을 환영해

UMP45

...........?!

UMP45

너........너는......

???

예전에 우리 약속했었지, 더 멀리 가자고, 같이 바다를 보러가자고, 햇빛을 즐기며 근심걱정 없는 휴가를 즐기자고

???

아니면, 이미 잊어버렸어?

UMP45

......잠깐만, 아니야, 불가능해......

UMP45

너는... 너는 도대체 뭐야......?

???

뭔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고있는거야 45, 알면서 그러는거지

???

넌 이미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잘 알고 있잖아.

UMP45

나는......

어떻게 알아볼 수가 없겠어.

하지만, UMP45의 발성 장치가 고장이 난듯 그녀의 이름을 직접 부를 수가 없었다.

단지......꿈일 뿐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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