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씨는 보내주는 링크만 보던 30대 아재입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회사 퇴직하고
미겜샵 창업하려던 사람이에요
녹색창 관련있는 IT 업종 8 년간 일했고

미겜샵 창업하려고 GW에 메일 보내서

오크타운 사장님도 세 번 정도 미팅했습니다


회사에 워해머 하는 사람이 꽤 많아서

사내 동호회도 있고 제가 주로 물건을 수급하다보니

오크타운 온라인 오프라인 둘다 VIP입니다


온라인은 제가 필요한 물건 사고 있고

오프라인은 회사 복지카드가 온라인 쓰면 안되서

직접 가서 동호회 물품 살때 쓰다보니 금방 되더군요


이번 인도미투스는 2차 예약때 동호회원용으로

3개짜리 하나 주문 성공입니다

회원이 15명인데 게임이 목적인 사람들이다보니

마린 유저 아니면 다들 별로 관심이 없어서

3개로 마무리했습니다


근데 옆에서 이것때문에 난리났다고 해서

글들 읽어보다가 뭔가 좀 아는척 하고 싶어져서

한 번 글을 씁니다


지금부터 하는 얘기들은 창업 준비과정에서

오크타운 사장님한테 직접 들은 얘기도 있어서
너무 민감한 부분은 걸러내고 쓰긴 할텐데
혹시라도 선을 넘었다고 생각되면
운영자분이 잘 잘라주세요 ㅋㅋ

워해머로 미겜 시작한지는 한 5년 되어서
좀 시장성도 있어보이고 하길래
GW에 메일 보내서 한국에서 오픈하겠다고 하니까

처음엔 싱가폴에 있는 GW 매니저가 메일을 보내서

국내 총판 연결해준다 하네요


오크타운에서 며칠 뒤 메일이 왔습니다
국내 총판이라서 매장 열려면 무조건

오크타운을 통해서 거래해야 한다네요


당시엔 나름 회사 때려칠 생각도 있고
실탄도 장전해두고 있던때라서
약속을 잡고 만나서 얘기하기로 했습니다

이게 작년 12월 정도에요


처음 전화 통화때에도 그렇고

엄청나게 경계하시더라구요

GW본사 방침도 그렇고 오크타운도 그렇고

좀 큰 동호회가 사업자 낸 다음에

실제로 영업을 안하고 도매가에 공동구매하는 경우를
막으려고 해서 좀 가려서 받고 안내한다고 합니다

일단 만나서 얘기 나누다 보면서
제 경력도 얘기하고 명함도 드리고 하니까
동호회 업자는 아니라고 생각한건지
어느 정도는 가드를 내리고 사업 시작하는데
실질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미겜만 취급하는건 절대 말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오크타운이 이미 온라인을 하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전국이 커버되는데
워해머만 팔아서는 GW가 요구하는 조건의
매장 운영비도 안나온다 합니다
그러니까 유희왕이건 MTG건 다른 걸로
돈되는걸 같이 팔면서 추가 수익이 나오는
플러스 알파 품목이라 생각하고
워해머를 접근하라고 하더군요

가장 이상적인 패키지도 하나 제안을 받았는데
이건 나중에라도 제가 미련을 두고
다시 할지 몰라서 ㅎㅎ


놀랬던 것은 GW의 분석도 그렇고 오크타운도 그렇고
게이머가 사는건 별로 비중이 높지 않고
그냥 콜렉팅용으로 모델 사는 사람들이
매출의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영국이나 미국도 따져보면 매출에서 게이머가
30%도 안된다고 하네요
그래도 게이머들이 매장에서 뭔가 하고 있고
사진도 많이 올리고 하면 사람들이
그걸 보고 끌리기도 해서 지원 해주지만
사실 게이머들은 큰 시장은 아니니까
너무 거기에 구애받지 말라고 하던

오크타운도 처음 오픈때부터 매장에서
게임하는걸 보고 사람들이 뭔지 이해하고
사가는 경우가 많아서 광고를 대신해준다고
생각하고 게임룸을 돌리는게 사람 한 명 고용해서
일일히 붙잡고 설명하는거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도매할인이 크진 않아서 마진이 좀 낮은편이라
좀 부담스러워서 어떻게 안되겠댜고 했더니
상당히 미안해 하면서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 합니다

수입품들은 현지소비자가격보다 국내 가격이 높은데
처음에 오픈할때 시장에 대한 자신도 별로 없고
워해머는 안그래도 품질대비 비싸다고 생각해서
접근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가격을 낮게 갔는데
지금은 이게 독이 되어서 총판에서 물건 받아가는
업체 마진을 챙겨주질 못하다 보니까
오히려 확장에 한계가 있다합니다
초반에 큰 실수했다고 하시더군요
지금은 그래서 직구가격이랑 관계없는 미군부대쪽
도매 매출이 오크타운 매출 몇 배라고 합니다

근데 지금와서 가격을 올리긴 어려운게
예전에 환율이 크게 움직이던가 이럴때마다
GW랑 얘기해서 본사온라인 한국행 매출 비교해보면
파운드 환율 오르는 순간 오크타운 주문이 늘고
환율이 떨어지면 오크타운 주문도 내려간다 하네요
영국 배대지 주소도 전부 GW랑 공유해서
매출 변화도 같이 모니터링 하고 하는데
한국 소비자들은 가격에 너무 민감해서
가격인상이 어렵다고 합니다

한국은 어차피 가격으로 승부하는 곳이라서
맛없는 음식도 싸고 양많으면 착한XX 하는 곳이니
제가 매장 열어도 마진을 높게는 못간다네요 ㅠㅠ
오크타운 사장님도 체험 매장 뉴비 튜토리얼 이런거
다 해봤는데 아무 도움도 안되고 무조건 가격이니
게이머 중심매장 해보겠다고 하다가
구매는 오크타운이나 직구 하고
거기 가서 게임만 하는 사람 보면 상처 된다고
안팔리는 재고 쌓아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다른 물건 취급하면서 보너스 소득으로나
생각해 보라던 ㅠㅠ

일단 세 번 만나보면서 느낀건
사업적으로 접근하면 나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매장에선 딱히 친절 불친절 없이 중립기어였구요

근데 가격 외엔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그리고 한국 미겜판에 대해선 성장 가능성을
별로 높게 보진 않는거 같습니다
이걸로 먹고살 생각이면 그냥 접으라고 ㅎㅎ

본인은 레저용 요트 캠핑카 그런거 수입하고
개조해주고 하는게 메인 사업이고
오크타운이 생계는 아니라 괜찮고
조이하비나 미군부대도 다 다른거 팔아서
수익이 나는 곳이니 해볼만 하지만
이거 하나에 몰빵하려면 위험하다네요



결론

전세값 1억 5천 올라서 매장 못엽니다

마눌님이 찍소리 말고 회사나 열심히 다니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