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shades

SWORDFOR의 특수작전국 국장, 리차드 오툰가는 파라디소에서 활약한 닌자들과 하사신 요원들의 전술을 동경하게 됐다고들 한다. 이들의 활약과 작전들은 오툰가 국장에게 휘하에 닌자-어새신과 같은 무력집단을, 은신과 위장 전술로 무장하고 치명적인 격투술을 배운 남녀로 구성된 군대가 필요하다는 확신을 줬다. 즉, 목표에게 아주 조용히 접근해 순식간에 제거할 수 있는 요원을 만들되 다른 열강들의 정예 무술가에게도 밀리지 않는 병사를 양성하고자 한 거다.

하지만 이런 병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올바른 교관이 필요했다. 오툰가 국장은 근-본에서 시작하는 게 최고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일단 하사신들의 경우에는 불가능했다. 이들은 광신적으로 그 기술을 지켜왔으니까. 다만 좀 더 유연한 사고와, 세속적인 단맛을 잘 아는 닌자들의 경우엔 예외였다.

그렇게 이지스국의 추적꾼, 싸이 부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쿠라이모리에 있는 닌자 일족 중 하나, 쿠로가와 일족의 탈주 닌자를 섭외했다. 여기에 더해 O-12는 탈주 닌자가 일족의 비술들을 알려주는 대가로, 그리고 강사료로써 약간의 금전적 대가를 약속하는 데 성공한다.

참으로 슬프게도, 준 미즈시마 사범은 이 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다. 감히 쿠로가와 일족의 비술을 까발리는 우를 범한 탈주자는 쿠로가와 일족에 의해 암살당했던 거다. 그 다음 사범이 된 건 중국 팔괘장의 달인이자(?), 스승의 기예를 결합해 초식들 중 몇몇 초식의 치명적임을 기념하기 위해 전가(颠茄, 벨라도나)라 불릴 고유 무술을 만든 케빈 정이었다.

새로이 만들어진 벨라도나=짓수는 이 새 부대의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비록 오툰가 국장을 사로잡았던 닌자 무술과는 거리가 매우 멀었지만, 어쨌건 이 무술은 기밀 작전과 비공식 작전에서 매콤한 활약을 펼치곤 했다. 감히 법의 준엄한 손길이 자기들에겐 미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놈들이 이 부대의 주 목표물이다.

초거대 도시의 마천루건, 개척지들의 야생지건, 인류계의 변방이건 간에 무고한 이에게 무기를 휘두른 일이 발생했다면, 혹은 누군가가 죄를 지었다면 그 곳이 바로 이 부대가 출동해야 하는 장소였다.

외곽 식민지가 무법자들이나 사나운 바이커 갱, 혹은 거침없는 회사 인원들에게 유린당하고 있었다면 다음 날 아침 놈들이 모두 은신처에서 숨진 채 발견되곤 했다. 모두 야밤에 마치 유령에게 습격당한 것 마냥 조용히 살해당한 채로 말이다.

응징받아 마땅한 이들, 즉 범죄자, 사기꾼, 범법자들에게 이 참극은 악마의 소행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올곧고, 올바르고, 무고한 이들에게 이 공격은 정의를 위해 악행을 받아들인 신비로운 영웅의 행위였다. 모든 희망이 사라졌을 때 나타나는 마지막 빛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어떻게 감사를 표할 수 있을까? 유령이나 다름없이 아무런 기록도 남지 않는 이들에게.

이들의 이름은 무고한 이들의 감사기도 속에, 분석가들의 리포트 속에, 범죄자들의 쌍욕 속에 떠다닌다. 휘두르는 무술의 이름, 나이트셰이드(벨라도나), 고요한 죽음을 선사하는 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