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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링컨의 공화당은 진보 정당이었나? - 19세기 미국 정당의 성향

맥거번197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05 15: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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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화당 대통령 예비선거 후보인 니키 헤일리가 남북전쟁의 원인을 "노예제"로 규정하지 않은 것을 두고 미국에서 역사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테드 크루즈와 같은 극우 성향 공화당원은 노예제를 폐지한 것이 링컨의 공화당원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이 이 논쟁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치 성향이 193~60년대 루스벨트-케네디-LBJ의 영향으로 변화하였음을 지적하며 1860년대 링컨 시대 공화당이 진보, 민주당이 보수성향이었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공유된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양당제가 정착한 1856년부터 뉴딜정책이 시작되는 1932년까지 민주당이 인종주의와 보수 우파, 친기업 노선을 주장했고 공화당은 반대로 인종문제를 비롯해 각 사회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잘 알려져있다. 민주당은 FDR, 존슨, 클린턴의 영향으로 진보화된 반면 공화당은 아이젠하워 같은 정통 중도파가 몰락하고 레이건으로 대표되는 보수파가 득세하며 현재와 같은 좌우파 구도가 나뉘었다고 "알려져있다". 이것이 사실인가?


역사를 잘 들여다보면 사실과 다르다. 링컨 시대에도 공화당은 보수우파였고 민주당은 진보좌파였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자신의 노예제 폐지의 소신이 "보수주의 전통"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링컨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The chief and real purpose of the Republican party is eminently conservative. It proposes nothing save and except to restore this government to its original tone in regard to this element of slavery, and there to maintain it, looking for no further change in reference to it than that which the original framers of the Government themselves expected and looked forward to.

공화당의 주요하고 실제한 목적은 매우 보수주의적인 것이다. 공화당의 목적은 노예제도와 관련해 아주 간단명료한데, 그것은 건국의 아버지들의 기대하고 제안했던 것보다 더 이상의 급진적인 변화를 제안하지 않고 그들이 제시한 초기 미국의 이상과 전통을 복원 및 유지하는 것 이외에는 한발짝도 앞으로 진보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인종주의를 지지한 민주당의 옛 정치가들이 진보주의자를 자처한 것은 19세기 중후반 드문 일이 아니었다. 가령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상원의원을 지내며 흑인 학살을 옹호하고 미국을 "철저히 백인만을 위해 세워진 국가"라고 주장한 백인우월주의자 벤 틸먼(Ben Tilman)은 1890년대 농민과 노동자의 가장 대표적인 옹호자였다. 그는 흑인이 자본주의 기업과 유착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백인 농민과 노동자가 단결해 빈자들의 새로운 나라를 건국해야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생전 "농민들의 모세"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즉 19세기 노예제 찬성파였던 민주당이 진보파였고 노예제 반대파였던 공화당과 링컨은 보수파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이는 미국 건국 시대때부터 이어져오는 독특한 미국 정치 구도를 보아야 알 수 있다.


<공화주의자 대 연방주의자>

미국 건국 초기의 정치적 세력은 크게 둘로 나뉘어졌다. 첫번째는 공화주의자(Republican)이다. 토머스 제퍼슨, 제임스 먼로(James Monroe), 토머스 페인(Thomas Paine), 제임스 매디슨(James Madison) 등으로 대표된 이들은 독립혁명시기 반-행정부당(Anti-Administration party)을 창당해 활동했는데 이 정당은 후일 민주공화당(Democratic Republican Party)로 발전한다. 두번째 세력은 연방주의자(Federalist)였다. 이들의 대표 주자로는 존 애덤스(John Adams), 존 제이(John Jay),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이 있었으며 초기 친-행정부당에 있다가 후일 연방당으로 발전했다.


이 두 세력은 각 쟁점별 입장이 달랐다. 간단하게 공화주의자들은 농촌의 역할을 강조한 중농주의자들이었으며, 연방주의자들은 반대로 시장과 상인의 역할을 확대하고자 한 중상주의자들이었다. 토머스 제퍼슨이 중상주의에 반대한 이유는 간단했는데, 그의 시각에서 농민들은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가지만 생산력도 없으면서 돈만 밝히는 상인들은 국가 경제를 좀먹는 세력이기 때문이었다. 반면 중상주의자 알렉산더 해밀턴은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원동력을 일찍이 이해하고 상인을 육성해 미국 경제를 기업이 이끌어야한다고 생각한 초기 자본주의의 옹호자였다. 제퍼슨과 해밀턴은 중앙은행 설치 문제를 두고 다투었다. 해밀턴은 급증하는 자본을 관리해 기업의 이익을 잘 조정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필요하다고 본 반면, 제퍼슨은 이것이 농민들을 파멸시킬 돈잔치라 공격했다. (참고로 이 논쟁의 결과는 해밀턴의 판정승으로, 제퍼슨이 협상을 통해 양보를 해주면서 "미국 제1중앙은행"이 설립되었다)


그러다보니 연방파와 공화파가 원하던 국가의 모습도 달랐다. 공화파가 지향한 국가는 주의 권익(State's Rights)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느슨한 연방제 국가였다. 농민의 기반은 각 주이며, 각각 개인의 권리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주의 권리가 먼저 지켜져야한다는 입장이었다. 연방파는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지향했다. 알렉산더 해밀턴은 각 주의 주지사를 임명할 권한이 있는 종신대통령제를 선호했을 정도였다. 상인의 권리를 지킬만큼 큰 자본을 다룰 수 있는 정부는 오직 큰 중앙 정부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지지기반에 따라 이들의 정치적 성향도 명확해졌다. 공화파는 영세 농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일반 민중을 대표한 반면, 연방파는 점차 대도시 상인과 엘리트로부터 지지를 받아 엘리트주의 정당으로 거듭났다. 따라서 19세기 극초반 공화파는 진보주의자로, 연방파는 보수주의자로 자리잡았다.


<잭슨 대 클레이: 19세기 진보-보수파 이념의 형성>

19세기 초중반에는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과 헨리 클레이(Henry Clay)라는 두 정치가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1824년 대선을 계기로 민주당을 창당한 잭슨은 클레이를 비롯한 연방파가 엘리트의 돈잔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포퓰리즘을 주장했다. 클레이는 이에 맞서 휘그당을 창당했는데, 휘그당은 알렉산더 해밀턴의 정강을 더욱 강화해 "미국 시스템"(American System)이라는 초기 자본주의적 경제체제를 옹호했다. 또한 잭슨의 대중지향적 대통령주의에 맞서 엘리트적 의회주의를 지향했다. 잭슨은 백악관에서, 클레이는 의회에서 활동했기에 클레이라는 인물은 한국에서 잘 안알려져있는데 미국의 친기업 보수주의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인물이 헨리 클레이이다. (나는 그가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상원의원이었다고 생각한다)


클레이와 잭슨은 1820년대부터 1840년대까지 끝 없이 싸웠다. 첫번째 쟁점은 은행이었다. 앤드루 잭슨은 미국 제2중앙은행의 만료 기간을 갱신하지 않으면서 중앙은행을 폐지했다. 헨리 클레이는 자당의 윌리엄 헨리 해리슨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미국 중앙은행을 복구하기 위한 여러 법안을 입법했다(참고로 이 당시 클레이의 바람이 대부분 좌절되었는데 왜 그랬는지는 댓글로 질문 들어오면 답해줌. 설명하기에 길어서), 두번째 쟁점은 무역이었다. 잭슨은 자유무역을 선호했다. 농민들이 자유롭게 수출하고 수입해야 돈을 많이 벌수 있으니 말이다. 클레이는 보호무역을 지지했는데, 영국과 네덜란드의 흉포한 기업으로부터 자국 기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호관세가 필요했다. 전쟁도 쟁점 중 하나였다. 잭슨은 더 많은 영토가 더 많은 농민의 이익이라고 주장하며 영토팽창을 지지한 반면 클레이는 제한된 외교정책이 미덕이라고 생각해 전쟁에 반대했다.


그리고 마지막 쟁점이 노예제였다.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잭슨은 꾸준히 대중의 염원대로 좌익 대중주의를 지지했으며, 클레이는 꾸준히 의회와 은행가들의 바람대로 친시장 보수주의를 지지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노예제에서는 양자가 우리가 흔히 좌우파에 기대하는 것과 반대로 행동했다. 잭슨은 주의 권리를 지지했기에 노예제도는 주의 문제이며, 섣불리 폐지해서 안된다고 보았다. 클레이는 노예를 소유했지만 개인적으로 노예제에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유언으로 자신의 모든 노예를 해방시켰다(이 분이 가지고 있던 노예의 후손 중 한명이 무하마드 알리이다).


두명의 사고관은 19세기 초반 미국 진보-보수파 이념의 연장선상이었다.(중요) 잭슨과 진보파에게 있어 농민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주의 권리가 확대되어야하기 때문에, 노예제 문제도 주가 결정할 문제지 연방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반면, 클레이와 보수파에게 있어서는 기업의 권익을 위한 강력한 연방정부가 필요했고 그래서 노예제 문제도 연방정부가 개입할만한 문제였다. 지지 기반도 여기에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은 남부 농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는데 이곳은 노예를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이었다. 휘그당은 북부 기업인들로부터 지지받았으므로 노예가 필요 없는 사람들이 지지자였고, 노예제 폐지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었다(물론 남부 휘그당원들의 사정은 달랐지만 말이다).


<링컨의 공화당: 19세기 우파 이념의 지향점>

잭슨과 클레이는 각각 후계자를 남겼다. 잭슨은 스티븐 A. 더글러스(Stephen A. Douglas)를 후계자로 두었고, 비록 서로 만난 사이는 아니었지만 클레이의 지지자 중 한명이 에이브러햄 링컨이었다. 두 사람은 익히 알려진대로 1860년의 대선에서 맞붙었고 링컨이 승리했다. 링컨은 노예제 폐지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많은 위대한 업적들을 남겼다. 사실 링컨이 남북전쟁 초기 고민한 것은 노예제 폐지의 여부가 아니었다. 바로 전쟁 자금을 어떻게 확보하냐는 것이었다. 클레이의 정신적 후계자였던 링컨은 남북전쟁의 전쟁자금 문제야말로 진정으로 연방정부가 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따라서 링컨은 당대에 우파적이라고 생각되었던 각 아이디어를 남북전쟁의 현실에 맞게 조정해 사용했다.


예를 들어 미국 최초의 연방단위 세법이라고 평가받는 1861년 세입법(Revenue Act of 1861)을 살펴보자. 1857년 경제공황과 잇따르는 남부 주의 연방탈퇴 협박으로 인한 불안한 경기가 겹쳐져 미국은 4년간 4천만달러에 이르는 예산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게다가 남북전쟁 발발이 임박하자 북부군은 많은 군인을 동원하고 훈련시키느라 더 많은 예산이 깨졌다. 링컨과 새먼 체이스(Salmon Chase) 재무장관은 머리를 굴려서 클레이 경제학에 기반한 세입법을 도입했다. 첫번째로 수입관세는 클레이가 지향한 보호무역의 이념을 충실히 따른 것이었다. 수입관세에 따라 희망봉을 넘어 수입되는 외국 물품에는 최소 10% 이상의 세금이 붙었고 수입품 가격 변동성에 따라 최대 50%까지 보호관세가 붙었다. 이로서 세수가 늘어났고 전쟁 때 위험해질 수 있는 미국 국내 기업도 보호하였다.


두번째는 재산세였다. 링컨은 각 주의 인구에 비례해 종합 부동산 세금(종부세)을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중부 농민들은 이것이 뉴욕 같은 인구가 많은 상업 주의 이익만 보호한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땅떵이에 비해 인구가 적은 농촌 주들은 부동산 세금으로 큰 손해를 입었다. 마지막으로 소득세가 신설되었다. 연간 800달러 이하의 소득을 버는 사람에게는 3%의 동일한 세금이 부과되도록 했고 그 이상의 세율은 더 높았다. 하지만 당시 미국에서 800달러 이상 소득을 버는 사람의 비율은 3%에 불과했으므로 이 법은 실질적으로 중산층 상인과 기업인들에게 극도로 유리했고 농민들에게 불리했다. 불만이 커지자 링컨은 1862년 세입법(Revenue Act of 1862)를 통해 소득세의 비율을 낮추고 소비세를 신설했다. 이처럼 링컨의 세금 개혁은 자유 시장을 수호하고 자국 기업을 전쟁의 풍랑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었다.


이러한 세금 개혁에도 불구하고 전쟁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링컨은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다. 그린백(Greenback)이라 불리는 채권이다. 그린백은 미국 정부에서 발행하는 채권으로 실질적인 화폐의 개념이었다. 이것이 왜 중요했는가? 링컨시대 이전까지 미국 정부는 금화와 은화를 주조했을 뿐 종이 지폐를 발행하지는 않았다. 과도하게 지폐를 찍어내면 물가상승을 감당할 수 없고 이것은 농민들에게 그야말로 재난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링컨은 전쟁이 끝나면 돈을 갚아준다면서 미국 연방정부가 보증하는 "그린백 채권"을 4억 달러 규모로 찍어냈다. 이는 80%에 달하는 물가상승을 일으켜 미국 농민들을 힘겹게 했으나 미국 경제를 지탱시키는데에는 성공하였다. 동시에 중앙정부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주에서 인가하는 "주법은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국립은행"(National Banks)을 설치했다. 링컨 시대 이전의 은행은 주에서 인가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았는데 이로 인해 가짜 지폐와 종류가 다른 지폐가 퍼져나가며 경제에 혼란을 주었다. 링컨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인가해 지폐 유통 및 형태를 표준화한 국립은행을 설치하였고, 주법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에 10%의 세금을 붙였다. 이로서 링컨은 소규모 주법은행을 무너트리고 중앙에서 통제하는 은행의 시대를 열었다.


이렇게 쓰면 링컨이 자유시장경제의 수호와 기업의 이권을 보호한 전형적인 우파로 보일 것이다. 19세기 미국 정치를 이해하는 방법은, 세금이나 중앙은행 같은 의제가 그때는 보수우파의 의제였다는 것이다. 링컨은 그것을 충실히 따른 보수주의자였다. 물론, 노예제도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링컨은 생각만큼 급진적인 사람이 아니었고 안정과 평화를 가장 우선시했으며, 존 프리몬트(John Fredmont) 같은 급진 노예폐지론자를 견제했다. 이 부분까지 쓰면 지나치게 길어지므로, 다음 기회에...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진보좌파와 보수우파의 노선 재정렬>

그렇다면 도대체 19세기의 이런 이상한 정치구도는 어떻게 바뀌게 된 것일까? 어째서 좌파가 중앙은행 설치와 세금 인상을 지지하고 우파가 자유무역 지지, 자유방임주의를 옹호하게 된 것인가? 이를 위해 19세기 후반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아야한다.


19세기의 가장 큰 논쟁은 본위제 논쟁이었다. 본위제란 은본위제냐 금본위제냐 하는 문제이다. 본래 미국은 금본위와 은본위를 동시에 활용했다. 금화와 은화를 동시에 발행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골드러시로 상황이 바뀌었다. 캘리포니아 금은광의 발견은 금의 희소 가치를 낮춰 금화를 주조하기 용이하게 만들었고, 은을 그야말로 똥값으로 만들어 은화를 굳이 주조할 필요가 없게 해버렸다. 동시에 이 시기 미국 경제가 발달하며 밴더빌트, 록펠러, 카네기 등 독과점 재벌이 등장했다. 이들은 많은 돈을 거래하는게 편했기에 고액화폐인 금화를 선호했다. 반면 농민들에게는 그런 고액화폐보다는 감자, 빵, 당근을 팔아서 얻을 수 있는 소액화폐인 은화가 중요했다. 자연스럽게 보수파 공화당은 금화만을 주조하자고 주장했고(=은본위 폐지) 진보파 민주당은 금-은 복본위제 유지를 지지했다.


거의 20년에 걸친 이 논쟁은 결국 금본위제 파의 우세로 기울었다. 그로버 클리블랜드는 민주당 대통령이었지만 민주당의 보수파였고, 공화당과 뜻을 맞추어 금본위제를 더 지지하는 입장에 있었다. 많은 남부와 중부의 농민들이 반발했다. 이들은 인민당(Populist Party)을 창당했고, 일반 대중의 의사에 따라 은화를 대량 주조하고 독점 기업가들을 규제하며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핵심 강령으로 삼았다. 보수파들은 이들을 비하하며 인민당의 지지자인 인민주의자(Populist; 포퓰리스트)들이 지켜질 수 없는 공약만 내세운다고 비하했고, 여기에서 "포퓰리즘"이라는 단어가 "대중영합적인 정책"을 격하하는 단어로 변질되었다. 1896년 대선에서 포퓰리스트들의 지지를 받은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William Jennings Bryan)이 자유무역 관세와 금본위제를 지지한 토머스 매킨리(Thomas McKinley)에 밀려 낙선하면서 19세기는 보수파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이 시기 인민주의자들은 금본위제의 불합리함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은본위제로 돌아갈 수도 없음을 알게 되었다. 동시에 여러 복잡한 사회 문제에 대해 이렇다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고 사회주의자들과의 관계도 불편했으므로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실패를 딛고 1912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우드로 윌슨은 미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는 위대한 개혁 조치를 취했다. 그는 놀랍게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설립했다. 은본위제로 돌아갈 수 없다면, 중앙정부에서 액면가가 낮은 지폐를 발행해 농민들에게 불리하지 않은 금융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또 여러 차례의 경제위기에서 대기업의 금융 자본력이 중앙정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하는 큰그림도 있었다. 윌슨은 농민을 위한 직업학교를 세우고, 키팅-오언 아동노동법으로 아동노동을 규제하며, 여성참정권을 인정하고, 8시간 노동제를 확립하며 클레이튼 반독점법으로 독과점 기업을 해체했다. 이 외에도 윌슨은 눈부시는 수많은 개혁으로 미국 사회를 50년이나 진보시켰고 민주당과 진보좌파가 취하는 대부분의 의제를 확립했다.


윌슨을 이어받은 루스벨트 역시 글래스-스티걸 법 등으로 금융을 개혁하는 등 중앙정부의 재정적 역할을 강조했다. 더이상 고전적인 주의 권리 같은 것으로는 약자를 대변할 수 없음을 알게된 진보파가 천천히 "중앙정부"의 권력을 이용해 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보수파는 그 반대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미국사가 흥미로운 것은 이처럼 시대에 따라 정치세력이 서로 다른 의제를 내세우고, 그것이 시대에 따라 변하면서도 근본적인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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