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현재, 정치권은 이십 대의 보수화를 논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리 멀지 않은 내 십 대를 기억하며

'일부' 이십 대의 일베화에 분노합니다.



중학생 시절, 쉬는 시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합성물을 눈치도 보지 않고 틀던 무리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몰래 옅게 웃어 보이던 학생의 순수함에.



방학 어느 날 학원가 인도 한복판에서

아직 앳되어 보이던 형들이

MC 무현 노래를 신나게 외워 부르던 그 유쾌한 젊음의 에너지에.



학원 수업 도중 뜬금없이

광주과학고는 노무현 만세를 부르면 합격하느냐는 질문에

그 누구도 잘못을 인지하지 않은 채로 따라 웃던 무던함에.



이런 모습을 참지 못하고

518 민주화 운동은 폭.동이 아니라 민주화 운동이라고 단호하게 말한 교사를

순식간에 전교조 좌파 교사로 매도하던 학생의 정의감에.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배울 만큼 배웠다고 자부할 수 있는

교육 엘리트 계층 자제분들이 벌였다는 사실에,

그들의 영특함에.



무엇보다도

그들을 지켜보며 표정만 일그러트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던 나의 모습에.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자위하다 보니

어느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을 만큼 무감각해진 채

이십 대의 일베화가 내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했던 순진한 나의 믿음에.



도덕적 역치가 너무나도 낮아진 내 젊음에

그럼에도 호국 영령 앞 부끄러움이 없던 나의 낯짝에

이미 지나가버린 십 대를 뒤로 하고

앞으로 살아내야 할 이십 대의 문턱 앞에서

내게 남은 온 힘을 다해 분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