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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실 뉴라이트논리 상당수는 탈근대론에 기반함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9 14:50:05
조회 218 추천 1 댓글 2
														

요즘 뉴라이트들이 내세우는 탈민족주의에

어째선지 얼치기 진보들이 호응하는 모습들 자주 보이는 편임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에 대한 평가가 탈민족주의라는 테마하나로 뉴라이트와 탈근대론이 연합했다는 거였음


아래의 발췌문을 보면 초기의 조잡했던 뉴라이트들의 탈민족주의론에 비하면

요즘 뉴라이트들이 떠드는 탈민족주의논리 상당수는 

탈근대론 계열이 주장하던 논리를 자기들 나름대로 계승 발전시킨거라는걸 어느정도 알 수 있음


http://www.bears.co.kr/bbs/skin/ggambo7002_board/print.php?id=goodpyungron&no=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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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자는 이광수의 딜레마가 "주권 없는 민족을 대상으로 하여 힘있는 국민의 형성을 목적한 데 있다"(533면)고 말한다. 중 일전쟁 이후 조선의 민족주의가 일본의 민족주의를 '대리 수행'하게 된 것은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일본 내셔널리 즘이 확대됨에 따라 조선의 내셔널리스트는 전도된 형태로 '민족역량'의 확대를 욕망하게 된다."(같은 곳) 그런 점에서 이광 수의 적극적인 친일은 "단순히 민족주의운동을 포기한 결과가 아니며 식민지 자본주의가 생존하기 위한 전진적인 투항"(536면)이다. "종속적인 자본주의의 발전을 우선시하여 독립의 목표를 상실한 것은 확실히 패배적인 행위로 보인다. 그러나 그 것은 친일 내셔널리즘의 자본과 권력운동이 살아남기 위한 필연적인 귀결이다."(537면)

이 인용문은 글의 핵심에 해당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조관자는 이광수가 친일로 나아가게 된 경위를 국민을 형 성하기 위한 전도된 형태의 실천이자 자본과 권력운동의 생존방책으로 설명한다. '자본과 권력운동의 생존방책'은 식민지시 대 이래 맑스주의가 부르주아 민족주의에 대해 일관되게 설명해온 내용이고, '국민 형성을 위한 전도된 실천'은 최근의 탈식 민론이 애용하는 논리이다. 전통적 맑스주의와 해체론적 탈식민주의가 결합된 형국인데, 이 두 측면이 이광수의 친일담론에 공존하는 것은 틀림없다. 부르주아 민족주의의 궁극적 목적이 '자본의 존립'에 있고 자본을 존립시키려면 '국민의 형성'이 필 수불가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해석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다. 물론 좀더 정치한 설명이 필요한 것은 사 실이다. 자본운동이나 국민 형성과의 관련성은 이광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부르주아 민족주의 전체와 연결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가령 동양주의, 특히 유교적 전통과의 관련성이 빠진 것은 아쉽다. 이광수가 내선일체, 팔굉일우(八 紘一宇)의 이데올로기로 나아가게 된 저변에는 동양적 가치관의 현재화라는 문제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 다. 이 부분을 해명해야 이광수가 친일로 나아가게 되는 고유한 내적 논리를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이광수가 받아들인 식민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해방식이다. 조관자는 " '내선일체'가 현실적으 로 성립될 수 없는 허구"라고 못 박으면서 "이러한 허구의 실체화가 음모될 때에 삶의 세계는 폭력적인 광기의 장이 된다"(5 44면)고 기술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민족주의가 " '파블로프의 개'와 같이 허위능력을 상실한 인간을 창조"하려는 파시즘과 만난다고 조관자는 본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이광수가 말한 "'일본정신'은 언어적 수사로서만 현전"(546-47면)할 뿐이라고 비판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생존의 이익을 도모하는 친일 내셔널리즘의 힘에 대한 욕망을 숨기고 가상된 동포애의 집단 도 취적인 희생을 찬미하는 파시즘의 낭만적인 수사"(547면)와 똑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명은 전형적인 허위의식론에 입각해 있다. 말하자면 민족주의가 모순을 은폐하고 동원과 착취를 정당화하는 억압 적이고 폭력적인 이데올로기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조관자는 민족주의를 "'국민감정'에 기생하여 대중적인 권력을 낳 으며, 민족 동일체에 대하여 '아니오'를 허락하지 않는 절대권력이 되고 있다"(554면)고 비판한다. 민족주의에 이러한 허위 의식이 존재하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그러나 민족주의를 전적으로 허위의식으로만 보는 한, 대중의 자발적 동의 기제를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이것을 설명하려면, 이글턴이 말한 '맥락적 적실성'이 고구되어야 한다. 요컨대 민족주의에는 현실의 어떤 부분 또는 대중의 특정한 윽구를 반영한 특정 국면에서의 적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가령 내선일체론에 대 한 이광수의 반응이 그러하다. 내선일체론이 헤게모니 담론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거기에 조선인이 받는 민족적 차별에 대한 일정한 보상이나 교정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광수는 바로 그 점에주목했던 것이다. 다만 내선일체론이 차별과 평등의 길항관계를 해결할 수 없는 양가적 담론이라는 것이 문제인데, 차별을 포기하는 순간 내선일체론의 궁극적 목표인 헤게모니 적 지배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광수가 『'동포에 고함』에서 징병제 실시 결정을 보고서야 비로소 내선일체론을 진심으로 믿게 되었다고 말한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요컨대 징병제 실시란 조선인도 진정한 일븐국민이 되었음을 뜻하고, 따라서 동 등한 귄리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광수의 민족주의에는, 그것이 명백한 친일담론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단계에서의 조선민족의 특정한 욕구를 반영한 '맥락적 적실성'이 담겨 있는 셈이다.

물론 내선일체론이 발휘하는 효과는 헤게모니적 지배 , 즉 구조적 차별과 착취의 틀 내에서만 가능한 극히 제한적인 것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선일체론 자체가 일제의 헤게모니적 지배를 위해 고안된 이데올로기였기 때문이다. 이랑수의 민족주의가 일정한 '맥락적 적실성'에도 불구하고 식민주의에의 투항으로 귀결된 것은 내선일체론의 이러한 양가성과 그에 따른 봉합 불가능한 모순을 읽지 못했기 째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된 저변에는 조관자가 언급한 예의 '자본파 권력'의 관점이 깔려 있음은 물른이다. 반면에 저항적 ·민중적 민족주의는 민중의 관점에서 민족문제를 바라보려 노력함으로써 내선일체론 을 포함한 일제의 식민주의 이데올로기에 내재한 모순을 통찰할 수 있었다. 필자가 '아래로부터의 민족', 곧 민중적 결사로서 의 민족을 강조한 것도 그래서인데, 말하자면 저항적 ·민중적 민족주의는 민중이 주체가 된 민족의 가능성에 주목한 결과, 이광수류의 부르주아 민족주의와는 달리 식민주의와 분명하게 선을그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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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자는 결론에서 "모두가 권력을 욕망하는 사회에서는 권력의 신민이 아니라 권력의 주체로서 권력의 횡포에 대하여 '아

니오'를 말하는 힘이 필요하다"(555면)고 말한다. 이는 너무도 지당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말은 비단 민족주의에만 해당하 는 발언은 아닐 터이다. 따라서 이런 식의 발언으로 민족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막연하기 이를 데 없다. 모든 민족주의가 "'피와 혼'의 논리로써 '우리'라는 자연의 귀소, '원초적 합의'를 마련하고 있"는(554면) 이데올로기인 것은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한국의 민중적 민족주의는 민중이 주체가 된 '아래로부터의 민족', 즉 민중적 결사로서의 민족을 도모했다. 그것이 일본의 민족주의, 더 멀리는 독일의 민족주의에 빛진 바 적지 않지만,그와 동시에 거기에는 개인의 실존적 위기를 극복하고 자 하는 자발적 결단과 선택이 담겨 있기도 하다. 최서해나 강경애(姜敬愛)의 문학에서 그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거 니와 후기 신채호에게서도 그러한 경향이 일정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제3세계의 탈식민 민족주의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려 면 이 두측면―대중동원적 측면과 민중결사적 측면―을 동시에 조망해야 한다. 하지만 조관자는 이광수의 친일 내셔널리즘을 '민족주의 일반'으로 환원함으로써 모든 민족주의, 나아가 모든 민족담론을 등질화한다. 조관자의 민족주의 비판이 이렇 게 단순화되고 만 것은 제국주의적 민족주의와 피식민 민족주의의 동일시 → 모든 친일 민족주의와 저항 민족주의의 동일시 → 모든 이념을 권력의지로 환원하는 해체론적 환원론의 결과로 보인다

피식민 민족주의에 대한 단순화는 김철에게서도 비슷하게 반복된다. 김철은 「몰락하는 신생―'만주'의 꿈과 <농군>의 오독」에서 이태준의 「농군」(1939)을 "'만주 경영'이라는 제국주의의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편승한, 다시 말해 당대의 '국책 (國策)'에 적극적으로 부응한 소설"(481면)이라고 혹독하게 비난한다. 그렇게 보는 이유로 김철은 "만주사변 이후 폭증하는 '만주 유토피아니즘'과 식민지 조선의 관계"(485면)를 지적한다. 김철에 따르면, "만주는 피식민지인으로서의 조선인이 제국 의 '일등국민'으로 도약할 수 있는 현실을 제공하는, 또는 그런 현실을 꿈꾸게 하는공간으로 작용"(같은 곳)했고, 그 연장선 상에서 중국 농민을 야만적인 '토민'으로 바라보는 제국주의적 시선이이 「농군」에 스며들어 있다. 김철은 「농군」이 만보산 (萬寶山)사건의 진상을 왜곡하면서까지 "'수난당하는 피해자로서의 조선 농민 대 야만스러운 가해자로서의 중국 군벌과 농 민'이라는 구도로 사건을 형상화하는 데에는, 실은 가해자인 자신의 미묘한 위치를 부정하고자 하는 욕구, 피해와 가해의 이 중적 위치가 동시에 혼재하는 데에서 오는 의식의 착종을 수난자로서의 자기 확립을 통해 방어하고자 하는 욕구가 매개되었 던 것"(497면)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점에서 ''「농군」은 "'왕도낙토(王道樂土)'와 '오족협화(五族協和)'를 바탕으로 하는 '만주 이데올로기'의 문학적 구현"(508면)에 불과하며, "'유사(類似) 해방감'과 '의사(擬似)제국주의자'로서의 포즈"(522면)에서 댓어나지 못한 태작이라는 것이 김철의 결론이다.

김철의 「농군」 비판은 피식민자의 저항 민족주의가 식민자의 제국주의적 민족주의와 동일한 담론구조를 갖고 있다는 전 제에 바탕하고 있다. 「농군」에서 드러나는 종족주의(ethnocentrism), 문명 대 야만의 인종차별적 이분법, '의사 제국주의'적 포즈 같은 것들에서 그 점이 확인된다고 김철은 말한다. 말하자면 조관자와 마찬가지로 피식민 저항 민족주의와 제국주의적 민족주의를 동일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철의 주장과는 반대로 「농군」은 오히려 피식민 민족주의가 제국주의적 민족 주의와는 다른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농군」이 만주 토착민에 대한 인종차별적이고 종족주의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농군」이 식민주의에 굴복한 국책소설은 아니다. 이런 식의 논법은 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재단하는 전형적인 침소봉대(針小棒大)다. 이와 관련하여 작품의 배경이 '장 쭤린(張作霖)정권 시대· 라는 부기(附記)는 중요한 맥락적 의미를 갖는다. 이 부기에 따르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20년대이다.

.............

(중략)

조관자와 김철의 글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통해 다시 한번 발견하게 되는 사실은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유럽중심적 사고 방식이다. 민족주의와 식민주의의 상관성에 주목하는 접근방식은 제국주의의 중심이던 유럽의 역사에서는 통용될 수 있다. 민족주의 일반에 대한 유럽 좌파의 부정적 시각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조관자와 김철은 일본에서의 민족주의 비판으로부터 크게 영향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유럽 좌파의 민족주의 비판을 적극 수용한 것 은 일본의 역사적 경험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일본은 아시아의 제국주의 국가로 이웃 나라들을 침략하고 내부적으로는 천황제 파시즘을 밀어붙이면서 민족주의를 정당화 이데올로기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지금도 민족주의가 일본 보수우파의 핵심 이데올로기라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민족주의를 극력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피식민 지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대부분의 유럽 좌파나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들도 마찬가지지만, 조관자와 김철 역시 이에 대한 역사적 분별력이 부족하다. 침략의 이데올로기로 기능했던 유럽의 경우와는 달리 피식민 지역에서는 민족주의가 종종 저항의 담론으로 작용했다. 물론 저항적·민중적 민족주의 또한 억압과 동원의 권력담론으로 변질되는 장면 들을 우리는 숱하게 목격했다. 그런 점에서 민족주의는 분명한 한계를 안고 있다. 민족문제나 분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라도 민족주의의 극복이 절실한 것은 그래서이다. 하지만 민족주의가 역사적으로 대중동원과 민중결사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었다는 점 또한 놓쳐서는 안된다. 이 양면성이야말로 피식민 민족주의의 역사성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저항적· 민중적 민족주의는 피식민이라는 맥락적 특수성으로 인해 반제국주의적 민중결사라는 측면을 좀더 강하게 보여주곤 한다.

「농군」에서 그 점을 확인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관자와 김철이 피식민 민족주의에 비판 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아마도 민족주의의 대중동원적이고 종족주의적 측면에대한 경계심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분명 일리가 있다. 하지만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유럽중심적 단순화는 그것들의 역사성 전체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지면서 자신들의 주관적 의도와는 무관하게 식민주의를 묵인하는 심각한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낳는다. 여기서 '묵인'이라고 말한 것은 조관자와 김철이 제국주의에 대한 민족적 저항의 가능성을 원친 부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식민주의의 절대성을 인정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식민주의에 대한 묵인은 근대주의와의 묘한 유착을 통해 이루어진다.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김철과 조관자의 이해는 근대주의자들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근대주의 역시 민족과 민족주의를 유럽적 의미로 이해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근대주의는 세계사적 근대를 유럽적 근대의 확장과정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탈근대론의 근대 인식 또한 비슷하다. 그에 따라 탈근대론에서 제국주의적 근대와 식민지적 근대는 동형관계로 이해된다. 식민지적 근대란 유럽적 근대의 이식이자 모방이기 때문이다. 조관자와 김철이 피식민 민족주의를 제국주의적 민족주의와 동일한 것으로 일률 규정 하는 것은 그래서이다. 따라서 이들은 유럽적 근대와는 다른 근대의 가능성을 상상하지 못하며, 당연히 유럽적 근대의 대안도 탈근대 이외에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민족과 민족주의의 탈근대적 대안은 민족을 지우는 것이다. 민족이 존재하는 한, 근대를 초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한국판 탈근대론의 맹목적 비난은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이 지점에서 탈근대론은 신종 근대주의인 신자유주의와 만난다. 신자유주의에서 말하는 전지구화만큼 민족을 지우는 효과적인 방략은 없거니와 탈근대론의 민족과 민족주의 비판이 정치적 보수주의의 정당화라는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낳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민족 지우기'를 공통분모로 탈근대론과 근대주의가 손을 잡은 셈이다.

『재인식』에 실려 있는 한국어문학 관련 글들 가운데 이혜령(李惠鈴)과 최경희(崔暻嬉)의 논문도 비슷한 시각을 보여준다. 이에 대 해서는 상세한 비판이 이미 나온 바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지만, 두 글 역시 피식민 민족을 유럽적 의미의 민족 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만은 지적하고 넘어가야겠다. 이혜령은 제국과 피식민 민족운동을 일종의 공생관계로 일면화한다 는 점에서 그러하고, 최경희는 민족 혹은 민족주의를 여성을 억압하는 동원 이데올로기로 단순화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 결과 이혜령은 조선어학회운동에 담겨 있는 '내적 저항'을 읽지 못하며, 최경희는 거꾸로 최정희(崔貞熙)의 「야국초(野菊 抄)」를 친일로 위장한 페미니즘소설로 해석하는 심각한 오독을 범한다.

이는 공히 피식민 민족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는 유럽중심적 민족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경희의 글은 피식민이라는 역사적 조건에서 민족과 매개되지 않은 현실인식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글의 분석대상인 「야국초」는 성차별을 일본의 '국민'이 됨으로써 해결하고자 한 '명백한' 친일소설이다. 최정희가 친일협력이라는 해걸방식을 선택한 것은 여성문제를 민족문제와 분리해 고립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이 된다 하더라도 피식민상태에서는 영원히 이등국민, 이등여성일 수밖에 없는데, 최정희는 그 엄연한 사실을 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된 것은 작가가 피식민이라는 역사적 조건에서 민족문제가 갖는 전략적 선차성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경희가 그 점을 엄정히 짚지 않은 채 '표층서사'와 '하위서사'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작품읜 페미니즘적 측면만 따로 떼내어 강조하는 것은 최정희가 범한 실수를 반복하는 일이다. 이러한 독법은 민족 혹은 민족주의의 가부장주의적이고 엘리뜨주의적인 측면에만 주목하는 단순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거니와, 여기서 우리는 조관자나 김철과 비슷한 문제점을 재확인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재인식』은 민족주의와 탈민족주의를 동시에 넘어 민족의 역사성과 복합성을 입체적으로 통찰하는 일이 참으로 화급한 과제라는 사긴을 다시 한번 우리에게 환기해준다.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의 민족과 민족주의 ― 조관자와 김철 글을 중심으로 하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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