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나쁜 짓을 하는 것은 인문학자들이다 -> 이거 내가 즐겨보는 채널, 역사를 '보다'에서 거기 나오는 인문학자들이 반 농담조로 한 얘기임.
사실 농담이 농담이 아닌 게 괴벨스를 비롯해 체제를 만든 각국 브레인이 인문학에 뿌리를 두고 있고,
꼭 인문학 문사철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그쪽에 정통하거나 심취해 있는 경우가 많음.
굳이 조사는 안 해봤지만 문과 비율도 압도적으로 높을 걸.
주체사상을 만든 법학 전공한 황장엽이나, 여러 공산주의 사상가들이나
판사 출신의 조지프 매카시 등등
그런데 애초에 인문학은 제국주의의 첨병이기도 했음.
뭐 성리학으로 정치, 외교, 사회, 미술, 문화, 건축... 모든 것을 하려했던 조선이라는 예외가 있기도 하지만,
그 유교조차 사실은 황제가 황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적극 도입하고 퍼뜨린 학문이었다는 것.
잘못된 왕을 갈아 엎어야 한다는 맹자의 사상과 반면에 신하는 임금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충의 규범과 자기 자신의 수양까지를 이야기했던 그야말로 고대의 인문학 그 잡채이지 않았나 싶어.
서양의 경우는 처음부터 다른 문명을 자주 접하던 그리스, 로마 시절에 인문학의 뿌리가 있기도 하지만,
그 인문학이 적극적으로 동원되었던 시기는 나폴레옹 시기였어.
정확히는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을 떠나던 시점
나폴레옹 이집트 원정 학자들 왜 따라갔나 | 서울신문 (seoul.co.kr)
원정에 군인들만 데려간 것이 아니라, 많은 예술가와 학자를 동원해서 연구를 시키고, 그 연구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국 신문에 내서 적극 선전하고,
나중에 발간한 책들은 불티나게 읽히기도 하고, 거기서 연구된 결과들이 이집트학을 태동시키고, 인문학을 발전시키고, 약탈된 문화재들은 이제 본국에 전시가 되어 박물관이 부흥했지.
이때까지만 해도 전쟁에 동원하는 인문학이란 황제는 이래야 한다는 지적 허영과 제국주의의 전리품 느낌이 강했었음.
그런데 서유럽이 많은 전쟁을 겪고, 특히 1, 2차 세계 대전을 겪고 난 뒤에는 그 성격이 완전히 바뀌어.
미국의 문화인류학 같은 경우가 그런 케이스인데,
자신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일본, 독일 같은 다른 문명, 다른 민족들을 조우하게 되면서, 그 필요성을 느끼고 적극 동원하게 되지.
이때의 과학자들이 무기 개발에 힘쓰고 있었다면,
이때의 인문학자들 또한 군대에 들어가거나 연구비를 받는 방식으로, 많이 일하고 있었음.
암호 해독에 도움을 준 언어학, 기호학부터
거기에 전쟁 말기에는 군부가 점령지를 통치해야할 필요성이 인지되면서(ex 오키나와 점령)
법학, 정치, 행정... 엄청난 인력이 동원되어 보고서와 매뉴얼 등을 남김.
물론 연구되었다고 통치가 다 똑바로 되는 것은 아니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미군정 통치가 결코 좋았다 매끄러웠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그 연구 결과물들은 일본과 한국에서 활용이 됨.
아이러니하게 직접 지배하려던 일본을 간접 지배하고, 간접 통치하려던 조선을 직접 통치하면서,
오히려 그 연구물들은 우리나라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지만.
미국을 예로 들긴 했지만,
식민사관을 만들어내서 강제 점령의 근거로 만들고자 했던 일본 제국이나 나치나
그 종류가 약간 다를 뿐, 인문학을 적극 활용했던 점은 다르지 않아.
예전에 영화 킹메이커를 보다가,
문득 독재 정치에 활용하고자 했던 많은 갈라치기 선전 선동이나 전두환의 3S 정책조차 인문학의 산물이 아닐까 생각 드니 씁쓸해졌을 때가 있었음.
다른 어떤 학문도 마찬가지겠지만,
독재에 저항하는 것도 인문학이지만, 그들에게 부역하고, 그들의 통치 기법의 근거를 주는 것 또한 인문학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인문학도, 인문학을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괴물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함.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