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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 내가 알던 블리자드는 뒤졌다.

분석충(121.141) 2018.12.21 23:52:21
조회 6472 추천 188 댓글 93
														

프듀48 결산 시리즈 포탈


https://m.dcinside.com/board/mnet_k/975188


프듀 탈락자 글 쓰다가 너무 안 써져서 다른 주제로 한번 써 봤음...계속 프듀 시리즈만 하다 보니까 나도 좀 지쳐서 기분 전환용으로 써 보려고 했는데 더 기분 잡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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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의 일이다. 나는 학원버스에서 기사님과 함께 투신 박성준의 경기를 DMB로 같이 보고 있었다. 처절한 경기였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다른 애들이 들어와서 버스는 출발했고 DMB는 꺼졌다. 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던지고 온게임넷을 틀어 보다 못한 경기를 보며 즐거워 했다. 그 뿐만 아니다.


PC방에서 스피커 빵빵하게 켜 놓고 3 : 3으로 즐겼던 ‘코노하 페이푸!‘ 파오캐. 할 수 있는게 뮤턴트 밖에 없어서 생명의 구슬로 도배하고 끈질기게 상대를 괴롭혔던 카오스.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추억이다. 검은 색 실내화 가방, 다 해진 운동화 신고 방과 후 보충수업 제끼며 PC방으로 달려갔던 나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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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년기의 추억에 블리자드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굳이 과거형을 사용한 이유는 다들 알 것이다. 이제는 블리자드가 내가 알던 블리자드와는 많이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과거의 추억이 있기에 더 믿음을 가지고 지켜 봤다. ‘회사니까, 현실을 봐야 하니까,‘ 라고 생각하며 이상기류들을 보고도 그냥 넘겼다.


심지어 디아블로 이모탈 발표의 충격적인 발언들과 허술한 발표조차도 난 이해했다. 모바일 시장 크니까, 현실을 따라가는 거라고.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타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젠 아닌 것 같다. 내가 알던 블리자드는 이제 없다.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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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오스 이야기를 해보자. 히오스는 참 기구한 운명의 게임이다. 처음 히오스 트레일러가 발표되었을 때의 사람들의 반응을 기억한다. 오랜 시간 동안 탄탄하게 쌓아 온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만드는 올스타전 AOS, 그리고 블리자드라는 매머드급 게임사가 책임지는 게임. 모두가 환호했고, 이 게임의 흥행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히오스는 온갖 문제점들 때문에 뜨거운 관심을 팬덤으로 흡수하지 못했고, 경쟁자인 롤에게 화제성도, 흥행력도 밀리며 애매한 자식으로 전락했다. 그래도 리그도 1군급 대회보다는 관심이 덜했지만 해외에서는 반응이 있었고, 한국에서도 뛰어난 기량의 프로팀들이 움직이며 대회의 수준을 점점 높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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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롤의 시장 선점 효과는 컸다. 히오스는 변화를 시도하며 캐릭터들을 추가해 왔지만 시장 점유율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2.0 패치라는 강수를 두고도 이후의 부적절한 운영과 밸런스 패치 실패 때문에 힘이 빠져 갔다.


매칭 문제, 공산주의 문제 등 게이머들이 꾸준히 지적해온 근본적인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았고, 나 역시 초기에는 히오스를 재밌게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히오스에 무관심해졌다. 재미 없고 성취감 없는 게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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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18년 블리즈컨, 전세계 게이머들을 충격에 빠트린 발언들과 발표 내용이 공개되었다. 핸드폰이 없냐고 반문하는 ‘그 새끼’와 꾸준히 뿌려 왔던 떡밥들에 대해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이모탈이라는 ‘어썸’한 선물을 주었다. 나는 디아블로 3의 골수유저가 아니다. 기껏 해야 PC방에서 노멀 모드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깬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그런 나조차도 큰 실망감을 느꼈는데, 골수 디아블로 유저들은 어떤 심정이었는지 쉽게 짐작이 갔다.


안다. 지금 게임 시장의 트렌드는 누가 뭐라 해도 모바일 시장이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그 새끼’의 말처럼 걸어다니는 PC라는 말이 아깝지 않게 되었다. 높아진 성능과 편의성 덕에 PC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래픽의 게임들이 모바일화되어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 게임성 없다고 비판 받는 리니지 시리즈, 그 게임들이 쓸어 담는 금액을 생각해 봐라.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기업의 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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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라고 욕 먹는 디아블로 3급의 AAA게임을 만들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나 게임을 만들어서 판매해봐야 4~5만원을 얻고 끝이다. 그 이후부터는 지속적인 관리와 밸런스 패치를 해야 하는 의무를 짊어지게 된다. 초기에 확 땡기고, 이후의 수익은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반면 모바일시장은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면서 각종 과금 컨텐츠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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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챠 세트 하나 팔면 5만원을 바로 얻을 수 있고, 소비자가 가챠를 더 굴리면 5만원 이상의 수익을 큰 비용 없이 먹을 수 있는데, 당연히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고 싶지 않을까. 그래서 블리자드는 자사의 핵심 IP 중 하나인 디아블로의 모비일화를 생각했고,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중국 회사가 게임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디아블로 이모탈의 런칭을 준비했다.


블리자드는 바보가 아니다. 정말로 자사 게임을 표절한 중국회사와 손을 잡는 게 반발감을 살 줄 몰랐던 걸까? 반발감을 살 줄 알고 있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었던 거다. 그만큼 돈냄새는 달콤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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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 시장 이야기도 잠깐 해보자. 중국은 참 아이러니한 나라다. 13억 이상의 인구와 경제성장을 통해 확보되어가는 구매력은 전 세계 기업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러나 정치 체제가 폐쇄적이고, 최근 중국 시장의 트렌드는 외국 회사들에게 배타적이다. 쉽게 말해, 과거에는 투자가 급해 저렴한 인건비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이제는 중국 국적의 회사에 투자를 해야 사업할 수 있게 제도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자국 산업 보호의 명분을 띈 규제가 아니라, 그냥 폭거다. 꼬우면 중국에서 나가라는 식이다. 정부에서 SNS를 통해 기업 하나를 완전히 매장시키고, 우매한 대중은 선동 당해 보이콧을 한다. 그렇게 밉보인 기업은 중국에서 철수해야 한다. 우리 나라도 당했다. 롯데 마트가 사드 문제로 보복당했고, 결국 롯데 마트는 중국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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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규제를 하면 그게 곧 법이 된다. 항의를 해봐야 통하는 곳이 아니다. 억지, 막가파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 거지 같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중국에서 생긴 기업이라는 방패막이 필요하다.


중국인들도 최소한의 생각은 있기에 규제의 칼날을 마구 쑤셔대도 자국 국적의 회사에게는 관대하게 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안정성’을 보유한 그 기업에게 디아블로 이모탈 제작을 맡기게 된 것이다. 내면을 보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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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게이머들의 입장은 기업과 다르다. 똥3라는 멸칭이 나올 정도로 답답한 운영, 진부한 타락 위주의 스토리에 모순 덩어리같은 설정까지 감내한 그들은 디아블로 4 정도의 빅 이벤트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디아블로 이모탈. 누가 참을 수 있을까.


그 동안 블리자드의 성장세를 지탱해온 충성도 높은 골수 팬덤에게 큰 실망감을 줬고, 대체로 훈훈한 분위기였던 블리즈콘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오죽하면 이 발표가 만우절 농담이냐는 한 유저의 질문에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공감을 할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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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소비자 계층이 거센 반발감을 보였고, 중국 / 미국의 무역 전쟁, 중국의 잇다른 게임 규제 등의 악재들이 겹쳤다. 모든 게임사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블리자드의 주가도 역시 엄청나게 폭락했다. 주가가 이렇게까지 극적으로 떨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주주들과 큰 손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경영진을 조지기 시작한다. 농담이 아니라 지갑에 있는 돈이 40% 이상 증발해 버렸으니까.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주식이 떡락하면 기업이 할 일은 하나다. 긴축. 허리띠 졸라맨다는 말이 있듯이, 수익성이 높지 않은 게임들을 정리하고 핵심 IP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안다. 히오스 돈 안된다는거. 히오스를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과금 요소가 세지 않고 현금까지 질러가며 스킨을 살 필요가 없다. 스킨도 거지같이 못 만들기도 했지만 매칭이 안 잡히는데 게임에 손이 갈 리가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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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기에 히오스에 투자가 줄어들거나, 리그가 축소될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인정해야 했다. 우리 망겜 맞다. 그러나 12월 14일, 뜬금 없는 발표가 나오게 된다. 이것 저것 좆같은 소리를 많이 하긴 했는데 핵심은 결국 2개다.


1. 히오스에 투입된 개발진을 다른 게임으로 이동할 겁니다. 업데이트 기간은 더 길어질 겁니다.

2. 히오스 글로벌 대회를 폐지합니다. 다만 서비스 종료는 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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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오스 유저들을 피눈물 흘리게 한 발표다. 앞에서 밝혔듯이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금 블리자드가 돈 안 되는 히오스까지 챙길 여력이 없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주가의 흐름이 심상치 않고 반전을 위해 준비한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한 반발감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니까. 개발진의 이동도 이해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없던 없데이트가 거의 사라질 거라는 건 좀 슬프긴 하지만, 어쩌겠나. 이게 망겜의 현실인데.


그러나 디아블로 이모탈까지 어떻게든 이해해보려 했던 나는 히오스 글로벌 대회를 폐지한다는 소식에 빡 돌아버렸다. 이건 E스포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너무나도 구린 행동이다. 저 발표 한번에 히오스 대회에 종사하고 있던 E스포츠 산업 관련 종사자들이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었다. 프로 팀들도 저 발표를 듣자 해체를 선언했고, 히오스를 주력으로 하던 거물급 스트리머돌도 다른 게임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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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돈 안되는 거 안다. 대회 축소나 폐지도 이해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히오스 대회를 버리는 건 너무나도 블리자드답지 않다. 아니다. 이제는 블리자드 답다고 해야겠네. E 스포츠 대회의 수명은 게임의 흥행 성적에 따라 좌우된다. 게임이 이슈가 되고 수익이 보장되어야 대회가 계속 된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다.


예를 들어 보자. 우리는 과거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놓아주어야 했었다. 입에 담기도 싫은 마주작의 승부조작으로 수많은 게이머들과 종사자들이 쌓아온 금자탑이 무너졌고, 신뢰와 화제성이 떨어지며 스타크래프트 대회는 막을 내렸다. 그래도 그 최후는 아름다웠다. 그 동안 고생해온 레전드 게이머들과 해설진들이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품위 있게 놓아주었고, 그렇게 아름답게 대회의 막을 내렸다. 모두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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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히오스는 그러지 못했다. 성의 없이 던져준 문장 몇 개에 대회가 갑자기 사라졌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E 스포츠 종사자들에 대한 배려도 없는, 막무가내식 처사다. 하다 못해 편돌이도 이런 식으로 짜르진 않는다. 대회를 폐지하고 싶다면 그 충격과 반발감을 최소화할 방책들을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그렇기에 대회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조금씩 준비를 해왔고 팬들과 종사자들에게 꾸준히 정보를 풀어 왔다. 그러나 히오스는 그냥 통보다. 내일부터 니들 다 실업자라는 선언을 한 거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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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에서 써먹으려고 긴축 재정의 상징으로 히오스를 고른 것 같은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블리자드 관련 IP는 다시는 손도 대지 않을 거다. 니들 아니어도 끝내주는 게임들 많거든. 추억빨로, 과거의 유산으로 먹고 사는 블리자드에 혁신과 미래가 있을까? 솔직히 나는 없다고 느낀다.


매력과 개연성이 무너지며 폭주하는 와우, 단 한번도 균형을 잡지 못한 스타 2의 밸런싱, 적폐카드들 방치하며 무너져 가는 하스스톤, 없데이트와 진부함의 끝판왕인 디아블로3, 아예 버린 자식으로 선언된 히오스, 매 판마다 조별과제하는 기분인 오버워치. 난 블리자드 IP들에 미래를 느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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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의 영광은 이제 없다. 내가 알던 블리자드는 죽었고, 액티비전-블리자드라는 회사만 남아있을 뿐이다. 과거의 찬란한 유산들을 활용하여 나온 게임들이 과연 언제까지 먹힐까? 그 게임들이 왜 흥행했는지 본인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아니다, 이제 알아줄 핵심 인력들도 거의 퇴사했으니 이젠 모를 것 같다. 블리자드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핵심 개발진들은 회사에서 사라져 가고 있고 그 자리를 ‘재무 전문가’들이 차지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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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블리자드는 게이머를 위한 배려를 하는 척이라도 했던 과거를 버리고 노골적으로 움직인다. 돈 안되는 게임은 죽으라고 선언했다. 최소한의 예의도 배려도 없이 대회를 끝내 버렸다. 이딴 식이니 E 스포츠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게임사에서 언제든지 자의적으로 없앨 수 있는 종목에 무슨 스포츠 정신을 논할 수 있다는 건가.


블리자드는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게임사와 게이머의 신뢰라는 큰 가치를 잃어버렸다. 앞서 간 선배들이 맨땅에 헤딩하면서 차곡차곡 쌓아온 브랜드 가치. ‘믿고 즐기는‘ 이라는 영광은 결코 하루 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게임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게임사가 게이머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같이 성장해 나갈 때 게이머 역시 화답할 수 있는 거다.


그렇게 와우가 세계적인 히트를 치며 블리자드를 매머드급 회사로 키워냈고, E 스포츠의 태동을 알린 한국에서도 블리자드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여론은 사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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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삼아 말했던 디아블로 M이 정말로 디아블로 이모탈이라는 재앙으로 돌아왔고, 운영에서도, 기획에서도 무너져 가며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그래, 운영이야 그렇다 치는데, 문제는 신뢰관계가 완전히 박살 났다는 거다. 패치한다고 하면 슬며시 과금으로 유도하고, 전 시즌의 유산들을 너프하여 다음 시즌의 아이템들을 구매하게 하는 정책들에 짜증이 치솟는다. 느그들 돈 궁한 건 알겠는데, 돈 쓰기 싫다.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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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즐겁게 했던 히오스를 제어판에서 찾아 삭제했다. 히오스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그 발표를 들었을 때 상당히 불쾌했다. 히오스 대회가 사라진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태도가 너무 역겹다. 이제서야 액티비전-블리자드의 민낯을 보게 된 순진한 나를 반성해 본다. 잘 먹고 잘 살아라. 나는 갓 오브 워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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