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물은 키즈모노가타리 비주얼북 파트2에 수록된 단편 「どうかして」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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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잘 됐다."

"뭐가?"

내가 진심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오시노 씨가 물었다.

"너는 '저걸' 보고 정말 그렇게 생각해? 저런 소름끼치는 참상을 보고도 망설이지 않고 잘 됐다 말하는 거야? 그렇다면 그건, 이상한 거야."

"............"

말하는 바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참상. 우리 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참상이었다. 아라라기 군이 키스샷 아세로라오리온 하트언더블레이드의 목덜미를 물고 있었다.

사람이 귀신을 먹고 있었다. 귀신이 귀신을 먹고 있었다. 귀신이 사람을 먹고 있었다.

서로 껴안는 듯한 자세를 하고, 거의 일체화되어있는 듯한 둘을 뭐라고 말해도 상관없지만 사실은 그 어떤 것도 아니지 않을까. 그들은 이제부터 사람이 아니게 되고, 그녀들은 이제부터 귀신조차 아니게 되니까.

"하지만 이걸로 잘 된 거 아닌가요? 그래서 오시노 씨도 이런 배드 엔딩을 제안한 거잖아요?"

"그렇게 뻔한 거라듯이 말해도 당혹스러워. 저건 뻔한 게 아니라 뻔뻔한 거야. 나는 프로로서 플랜을 제시했을 뿐이야. 이래봬도 여러가지 플랜을 제시할 생각이었어. 그중에서도 가장 의미불명인 방법을 아라라기 군은 고른 거야.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거지. 하지만 고객의 선택에 불평을 하지 않는 것도 프로로서 중요한 거야."

나쁜 척을 하면서 미움 받을 말을 있다, 는 것도 아니겠지.

오시노 씨는 아마 아라라기 군의 선택에 정말로 당혹스러워하고 있고, 거기에 키스샷 아세로라오리온 하트언더블레이드에게도 당혹스러워하는 거겠지. 이해하기 힘들어하고 있는 거겠지.

어떻게 정리해야 좋을지 결정하지 못 하고 있다.

쓸데없는 짓이려나.

기분은 알 거 같지만 그 기분을 안다면 끝장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지금이 아니라 그 전에. 선택의 여지가 있었을 때라면.

'흡혈귀와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기대하면서 산책을 하고 있었을 때 사지가 잘린 흡혈귀와 조우했다면, 나는 대체 어떤 판단을 했을까?

그다지 유쾌한 결론이 나올 것 같은 설문은 아니었다.

의외로 간단하게 내버려뒀을지도......

'으응, 그렇지만 이게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라며 포기하고 씁쓸한 뒷맛에 스트레스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불법투기물을 길고양이가 먹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지도 않고.

적어도 울부짖으며 죽어가는 흡혈귀는 상냥함 따위론 오래 살리지 못 했을 것이다.

"아라라기 군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라고 오시노 씨가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인류의 적인 흡혈귀를 퇴치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고 말았어. 선택해버린 아라라기 군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아무도 내버려두지 못 하게 되지 않을까. 아무도 포기하지 못 하게 되지 않을까. 아무도 도와주지 못 하게 되지 않을까."

"............"

도와주지 않아. 힘을 빌려줄 뿐이지.

사람은 혼자서 멋대로 구원받을 뿐이야. 그것이 오시노 씨의 모토였다.

하지만 지금 화제에 올라와 있는 것은 아라라기 군의 장래였다.

"무게가 없는 소녀도, 길을 잃은 소녀도, 간절히 소원을 빈 소녀도, 피해자 소녀도 아라라기 군은 도와주지 못 하게 되지 않을까."

소녀, 소녀, 소녀, 소녀?

누구를 말하는 걸까. 예를 든 건가? 메타포인가?

아니면 이게 아라라기 군이 말한 '꿰뚫어 보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 아라라기 군의 사람으로서의 미래는 이걸로 끊어졌다.

모두가 불행을 나눠가지게 된 가운데 역시 가장 불행하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아라라기 군이다. 받은 피해의 크기는 인간이 가장 많고, 받은 손해의 크기는 흡혈귀가 가장 많겠지만 어째선가 그가 가장 많은 벌을 받았다.

아라라기 군은 아무런 나쁜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내버려두지 못 했을 뿐인데.

포기하지 못 했을 뿐인데.

도와주려고 했을 뿐인데. 도와주지 못 했을 뿐인데.

"이제부터 아라라기 군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말한다. 결의라고 할 만한 뉘앙스도 없이.

언제나처럼 말했다.

"어떻게든 할게요. 제가."

"......어떻게 됐구나."

라고 하면서 오시노 씨는 불붙지 않은 담배를 다시 물었다.

"알고 있어?"

"뭐든 알진 못 해요. 알고 있는 것만."

그리고 그게 아직 모르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한다는 걸, 사랑을 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