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우진산전이 미국 철도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애틀 경전철 시스템 개량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이번엔 로스앤젤레스(LA) 메트로 차량 개량사업을 맡게 됐다.

우진산전은 미국 LA 교통국(LACMTA)이 발주한 A650 전동차 개량사업(A650 Heavy Rail Vehicle Refurbishment Program)을 약 2억 1000달러(한화 약 287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LA 교통국이 오는 2028년 개최할 예정인 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대비, 현재 운행 중인 노후 철도차량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개량해, 승객 편의성을 높이고 수명주기(Life Cycle)를 연장하는 사업이다.

사업 대상은 이탈리아의 안살도 브레다(현재 Hitach Rail)사가 제작해 25년이 넘은 전동차 37개 편성(74칸)이다. 우진산전은 이들 차량의 각종 시스템을 56개월에 걸쳐 최신 IT 기술을 도입해 업그레이드한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외국 차량제작 기업이 시스템 개량을 진행했다가 중도에 포기한 7개 편성(14칸)을 정상 복구하는 작업까지 포함돼 있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기존 차량의 시스템을 개량하는 작업이 통상 신차 제작보다도 더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며 "발주처인 LA 교통국이 우진산전의 철도차량 시스템 개량ㆍ통합 능력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22년 12월 최초 입찰 공고가 났다. 우진산전은 지난해 7월 발주처의 차량제작 공장을 방문했고, 11월에 최종제안서를 제출했다.

올해 2월 초, LA교통국 이사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고, 2월 말 최종낙찰통지서를 발급받게 되면서 계약이 성사됐다.

이번 노후 철도차량 시스템을 개량하면서 △차량 추진제어 시스템 △보조전원 시스템 △열차제어 모니터링 시스템 △방송표시장치 △냉난방 시스템 등을 우진산전 제품으로 공급한다.

또 제동장치와 신호장치는 타 제작업체와 시스템 통합 작업을, 대차장치는 수선을 진행한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철도차량 수명을 연장하는 종합시스템 공급사업이면서, 신규 제작부품 단위의 형식시험, 시스템 단위의 성능시험부터 개량 차량의 정적ㆍ동적시험, 본선시운전까지 포함하는 시스템 통합사업이기도 하다"며 "우진산전이 50년동안 축적한 철도차량 부품 생산부터 완성차 제작에 이르는 경험과 기술력이 미국에서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우진산전은 기존 제작공장 외에, 완성차를 개량ㆍ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공장을 미국에 마련할 계획이다. 차량 개량에 필요한 시스템 제작과 관련, 이미 LA 교통국으로부터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계획 승인받았다.

우진산전은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시 경량전철(LRV) 노후 전자시스템 개량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보조전원장치 개량사업(Auxiliary Power Supply Equipment Replacement)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이달 중 계약을 앞두고 있다.

또 우진산전은 국가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세계에서 4번째로 개발한 고무차륜형 무인경전철(K-AGT)과 공항 APM(Automated People Mover) 등도 해외 수출을 위해, 미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지난 2011년 미국 철도차량 시장의 가능성에 대비해, LA에 현지법인과 생산공장을 설립한 이후 워싱턴주, 오리건주, 매사추세츠주, 유타주 교통국에 방송표시기 장치, 운전실 장치, 보조전원장치 등을 공급하면서 기존 전자시스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능력을 발주처로부터 인정받고 기술력을 높여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창립 50주년을 맞아 고객에게 친환경 철도차량 부품, 시스템, 완성차, 그리고 운영ㆍ유지보수 사업에 이르기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친환경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