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고전 안읽고 요즘 일본 추리소설 봐도 되냐고 물어보는 글 있길래 써본다

나도 처음엔 고전 서양 추리소설로 시작했거든

근데 그때는 일본 현대 추리소설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존재 자체를 몰랐고 그래서 추리소설은 서양것만 있는지 알았다

초등학교~중학교 쯤에 셜록홈즈를 읽었고

고등학교때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들, 앨러리 퀸, 존 딕슨 카 읽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때 우연히 아야츠키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을 통해 일본 현대 추리소설의 존재를 알게되었음

그 후로는 고전 서양 추리소설을 조금 병행하면서 일본 현대 추리소설들을 읽기 시작했고

군대 갔다온 이후로는 일본 현대 추리소설만 읽고 서양 고전은 하나도 안본다

나도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들, ABC살인사건이나 오리엔트 특급 살인, 애크로이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쥐덫 등등 탄성을 지르면서 봤었지만

지금은 한편도 안보게 되더라

지금부터 쓰는건 다 개인적인 기준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기준으로 서양 고전 추리소설들은 취향에 안맞는 이유가 

가독성이 떨어지고 읽는 재미가 없어서 인데

가독성이 떨어지고 읽는 재미가 없는 원인이 크게 두가지 있다

1. 일단 시대적 배경, 문화, 정서가 너무 달라서 이야기에 몰입이 어렵더라

일본도 파고들면 우리나라랑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가장 가까운 나라고, 우리나라랑 가장 비슷한 나라라서

일본 추리소설 읽으면서 문화적, 정서적 이질감을 느낀적은 없었거든

근데 서양 고전 소설들은 읽다보면 이질감을 많이 느끼고 몰입이 힘들더라

서양 추리소설 읽은지 하도 오래되서 뭐에 이질감을 느꼈냐고 물어보면 기억나는건 없지만

읽을때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읽다가 때려친 작품도 많음

그리고 시대적 배경 문제도 있는데

우리가 소끌고 다닐때 서양 사람들은 기차타고 비행기 만들었고

우리가 왕, 노비 있을때 걔네들은 민주주의 국가였잖아

같은 년도라도 우리나라랑 완전히 다른 시대라서

그래서 몇년도라고 소설 속에 나와도 그게 대충 어떤 시대인지 잘 상상이 안간다

그래서 몰입이 어려움

2. 두번째 이유는 추리소설 뿐만 아니라 서양 번역서 전반의 문제인데

서양 언어들은 일본어에 비해 한국어랑 어순도 다르고 워낙 차이점이 많아서 그런지 번역해놓으면 문장의 가독성이 떨어진다

추리소설 외에도 과학이랑 철학에 관심 많아서 이책 저책 사서 읽어봤는데

대부분 서양 책이었거든

진짜 한권도 빠짐없이 가독성 떨어지더라

그래서 정말 읽다가 때려 친 책들 많다

특별히 번역 상태가 똥망이라고 욕먹는 책이 아니더라도

그냥 평범한 상태의 번역서도 가독성이 엄청 떨어짐

어색한 표현도 많고 비문도 많고 문장 구조도 매끄럽지 않고

그러다보니 읽다가 스트레스 받게됨

여튼 이런 두가지 이유때문에

'읽는 재미'가 없더라고

스트레스만 받고

그래서 번역 매끄럽고 문화적 이질감이 덜한 일본것만 읽게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