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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미쓰다 신조에 대한 잡생각앱에서 작성

우가우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16 21:45:28
조회 1982 추천 20 댓글 8
														

오늘부로 한국에 번역된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기관, 작가미상, 사관장/백사당)와 도조겐야 시리즈(염매, 잘린 머리, 산마, 미즈치), 사상학 탐정 시리즈(13의 저주, 시우의 마)를 다 읽었는데(+노조키메), 몇가지 잡생각을 남겨봅니다. 아래 기재한 작품들의 발매일은 나무위키의 미쓰다 신조 항목을 참조했습니다. 각 소설을 따로 찾아보고 쓰는게 아니라 기억에 의존해서 쓰다보니 고유 명사는 틀릴 수도 있습니다.

1. 배경과 주제의 변화
- 기관 : 호러작가가 사는집(2001) : 현대의 폐저택을 배경으로 한 호러물. 미스테리 요소는 거의 없으며, 결말의 의외성도 소설의 재미를 위한 장치로 쓰여진 것으로 생각.
- 작가미상 : 미스터리 작가가 읽는 책(2002) : 현대의 괴이한 동인지를 주제로 한 호러 + 미스테리물. 단편들은 일부 호러/슬래셔 요소가 있는 미스테리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관통하는 메인 스토리는 호러로 구성되어 있음.
- 사관장 / 백사당 : 괴담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2003) : 사관장은 닫힌 사회에서 괴이에 대한 기괴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배경은 1970년대로 추정. 백사당은 현대를 배경으로 사관장에서 벌어진 일의 해답편 + 새로운 괴이를 만난 주인공들의 이야기

- 도조겐야 시리즈(최초의 작품인 ‘염매’가 2006 발매) : 배경은 2차 대전 이후 10~20년 이내로 보이며, ‘산마처럼 비웃는 것’에서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가 언급되는걸로 보면 1954년 이후인 건 확실함. 모든 시리즈가 닫힌 사회와 괴이에 대한 신앙을 가진 지방의 명가를 소재로 하고 있음

위의 흐름을 보면 작가 시리즈 최초에는 폐저택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두번째 작품인 작가미상에서 미스터리 요소가 본격적으로 결합되기 시작해. 다만 단편들의 배경은 여전히 현대가 대부분이고. 2003년작인 사관장부터 도조 겐야 시리즈가 연상되는 ‘닫힌 사회’와 ‘괴이에 대한 민속 신앙’, ‘기괴한 의례를 지키는 명가’등의 소재가 등장하는데, 이후 도조 겐야 시리즈에 비해서도 크게 낮지 않는 작품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백사당은 사관장보다 많이 못하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도조 마사야라는 이름은 ‘작가미상’부터 등장한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이때부터 구상은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네. 이후 사관장 - 백사당을 쓰면서 본격적으로 작품을 기획하지 않았을까 해.


2. 세계관의 연계
사상학 탐정의 최종권(국내에 정발되지 않은 ‘최후의 사건’)에서 세계관의 연계가 잘 드러난다고 하는데, 그 이전부터 워낙 인물 / 배경등은 대놓고 연계가 되어 있긴 하더라구. 

- 기관 / 작가미상 / 사관장 & 백사당과 노조키메는 미쓰다 신조와 소후에 고스케(+아스카 신이치로)의 캐릭터가 연속해서 등장하는데, 작가미상이나 백사당은.. 소설적 허용이라고 생각해야 할듯해. 
- 사관장에서 등장하는 햐쿠미 가문과 고유한 의례(장송백의례), 헤미야마 나오나리는 도조 겐야 1편인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에서 대놓고 언급됨.
- 도조 겐야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괴상사의 편집자 ‘소후에 시노’는 작가 시리즈의 미쓰다 친구 ‘소후에 고스케’랑 성씨가 같은데, 한자 표기까지 같은 걸로 봐서 후손이나 친척일수도.
- 사상학 탐정에서 주인공 쓰루야 슌이치로의 외가는 안라초에 있는데, 여기에 아스카 신이치로가 살고 있었고 미쓰다의 본가가 있던걸로 기억. 미궁초자를 판매했던 고서점도 있었고.
- ‘염매’의 배경인 소류향 가가구치촌은 현대에 오쿠야마라는 지명이 됐는데, 딸이 오쿠야마의 구구산에 사는 저주받은 괴물(염매겠지?)에게 씌여서 슌이치로의 할머니에게 불제를 요청했다는 언급이 있어. 대대로 마을 무녀 역할을 한 집안이 무너졌다고.. 아마 염매 사건으로 그렇게 됐겠지. 슌이치로의 할아버지가 작가인데, 이를 소재로 ‘나가보즈 이야기’를 집필했다고 함

공통적인 키워드는 나라의 ‘안라초’, ‘미궁초자’(잘린머리에서는 ‘미궁 이야기책’으로 번역된듯), 도조 마사야, 히메노모리 묘겐(잘린머리의 화자), 괴상사등이 주로 언급되는 것 같아.

3. 호러와 미스테리의 융합
미스테리 소설도 ‘소설’이니만큼 서사가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미쓰다 신조는 사건이 본격적으로 발발하기까지의 과정에 호러 요소를 입혀서 재미를 끌어내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이게 정말 성공적으로 된 작품은 ‘잘린머리’나 ‘작가미상(미스테리가 좀 약하지만 숫자로 커버)’ 정도이고, 나머지는 미스테리 부분이 빈약하다고 생각해.

기관은 호러이니 논외로 하고, 사관장/백사당은 사관장을 통한 세계관 셋업은 끝내주지만 해결편인 백사당에서의 카타르시스가 약하고, 도조 겐야 시리즈에서는 꽤 두꺼운 분량의 중간 정도에서나 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초중반의 음습한 호러 묘사의 텐션으로 트릭의 빈약함을 상당 부분 덮고 있는 것 같아. 스포일러가 될까봐 작품명을 언급하진 않겠지만, 꽤 많은 작품이 초중반의 강렬한 묘사 덕분에 이후 트릭에서 개연성이 낮은 부분을 감안하고 지나가게 되는 느낌. 그나마 도조 겐야 시리즈는 분량 밸런스가 적절해서 이런 단점이 희석되는데, 노조키메는 첫번째 에피소드의 괴이함이 두번째 에피소드에서 심화되는 구성은 좋지만 해결편이 그렇게 짧을 필요가 있었는지 아쉬워. 호러의 여운을 줄이기도 하고.

4. 패턴
도조 겐야 시리즈에서는 세계관 셋업(액자식 구성을 잘 활용하는 케이스 다수) 이후 사건 발발 - 해결편 - 에필로그의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계속 보다 보니 동일 패턴에서 괴이의 소재만 변주하고 있어서 좀 비슷하게 느껴지긴 해. 다만 세계관 셋업 과정에서 엿보이는 작가의 민속신앙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대단하게 느껴지긴 하더라구. 교고쿠도 시리즈의 장광설과 비슷한데 좀 더 재미있게 읽혔어. 기관에서도 호러물에 대한 장광설이 나오는데 이건 데뷔작이라 그런지 지식 자랑에 그친 느낌.

5. 그래서 재미는?
솔직히 모든 작품이 다 재밌었음. 장르물에 대한 허들이 높지 않은 편이라 그런지.. 트릭이 한숨나오는 작품들도 서사나 캐릭터 빌딩이 너무 좋아서 계속 읽었고, 서사가 빈약한 작품은 호러 요소 덕분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고. 겐야가 추리에 자주 실패하는 탐정이다보니 반전의 의외성도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편. 몰입해서 읽은 후에 곰곰히 생각할때나 음.. 이게 말이되나 싶은 부분이 기억나는 정도. 본격으로써는 이 부분이 꽤 약점인 것 같아.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작품은 도조 겐야 시리즈의 ‘잘린 머리 처럼 불길한 것’(이게 재밌으면 산마까지는 읽을만 하고, 미즈치 / 염매는 단점이 좀 느껴지는 편), 작가 시리즈의 ‘작가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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