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에서 파는 19권짜리 선집세트 사서 읽음

표지디자인이 간지나더라

원래 다 읽고 감상 쓰려다가 그냥 11권까지 읽고 좀 쉬었다 읽기로 함

작가 조르주 심농은 전성기 때는 하루에 장편 소설 1편 완성했다는 이야기도 있는 사람

매그레 시리즈도 그래서 19권 선집이 1~2년 내에 완성된거

그래서 소설 1권 양이 좀 짧긴함. 애거서 크리스티 장편의 3분의 2 분량 정도 되는듯

그러나 문학성은 심농이 크리스티 능가하는듯

작품들 속에 나오는 인물들 개성이 생생하고 진짜 있을법한 개연성으로 일이 흘러감

거의 순문학 느낌남

다만 순문학으로 분류될 정도의 작품성이 심농의 장점이자 단점

장르적 쾌감 원하는 추리소설 팬들의 기대에서 좀 벗어날수 있음

나도 어렸을 때 처음 심농 작품 읽었을때는 재미 못 느꼈음

근데 여러 소설보다가 문득 심농이 떠올라서 다시 읽으니 이번엔 잘 읽힘

현실성, 개연성 중시하는 만큼 기발한 트릭은 안나옴. 매그레 경감의 수사방법도 지극히 현실적임

과학수사도 하고 심리분석도 하고 발로 뛰기도 하고 부딪치며 사건 해결

진상도 복잡한 트릭없고 단순하지만 막상 독자들이 맞추기는 힘든게 심농의 묘사가 현실적이라서 그럼

진짜 현실에서 사건 만나면 갈팡질팡하듯 심농 소설도 현실적인 묘사 속에 어느게 의미있는 단서인지 판단하기 힘듦

어쨌든 내가 읽은 매그레 시리즈 중 최고작은 <누런 개>임

<누런 개>는 어느정도 추리소설적 기발함도 있고 반전도 이어지며 항구 풍경도 잘 묘사함. 모든 사람들이 괜히 심농의 최고작으로 뽑는게 아니란 생각

이외에 거론할만한 작품은 <갈레 씨, 홀로 죽다> <생폴리앵에 지다> <선원의 약속> <타인의 목>임. 다른 작품도 다 훌륭하지만 내 취향에 남은건 이정도

대개 <타인의 목>이 <누런 개>에 필적하는 작품으로 뽑히지만 심리소설적 느낌이 강해서 내 생각엔 그정도는 아니었음

나는 <생폴리앵에 지다>가 더 강렬하게 인상이 남음. 처음부터 끝까지 진상이 궁금하게 만드는 구성이고 동기가 참 인상적이었음

여하간 매그레 시리즈는 추리소설 오래 읽으면 결국 거치긴 해야하는 작품같아

트릭위주 작품에 좀 지치고 약간 매너리즘 왔을때 한번 읽어주면 좋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