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활동한 작가지만 우리나라와는 딱히 인연이 없는 작가 아시베 다쿠의 대표작 중 하나인 홍루몽 살인사건 읽음.

왜 번역된 게 별로 없는지는 사실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 1997년 - '때의 유괴' 7위
• 1998년 - '지저수국 살인' 13위
• 1999년 - '13번째 배심원' 6위
• 2000년 - '이상한 나라의 알리바이' 14위
• 2001년 - '괴인 대명탐정' 10위, '불타는 살인' 14위, '일본시계관 살인' 17위
• 2002년 - '시간의 밀실' 2위
• 2003년 - '그랑 기뇨르 성' 7위
• 2004년 - '아케치 코고로 대 가네다 이치코스케' 11위
• 2005년 - '홍루몽의 살인' 4위
• 2006년 - '삼백년의 수수께끼' 8위, '절단도시' 27위
• 2007년 - '천일야의 관 살인' 13위, '소년은 탐정을 꿈꾸는' 17위
• 2008년 - '5병극장' 27위
• 2009년 - '재판원 법정' 6위
• 2010년 - '소녀탐정은 제도를 달린다' 16위
• 2011년 - '강상궁 살인사건' 4위
• 2012년 - '7명의 탐정을 위한 사건' 29위
• 2013년 - '스팀 오페라' 9위
• 2014년 - '때의 심정' 12위, '기담을 파는 가게' 26위
• 2015년 - '이차원관 살인' 4위
• 2017년 - '가네다 이치코스케, 파노라마 섬에 간다' 21위
• 2018년 - '더블 미스터리' 13위
• 2019년 - '제도탐정대전' 24위
• 2021년 - '쓰루야 남북 살인' 8위
• 2022년 - '오쿠라가 살인 사건' 6위

이것만 보면 알 수 있다. 16년 빼고 늘 명단에 있는데(29위 같은 미묘한 순위도 있지만) 1위를 한 적이 없엉..

늘 준수한 작품을 써내는 작가가 얼마나 귀한지 추붕이들은 잘 알겠지만 가져다 팔아야 하는 출판사 입장에선 미묘하겠지. 이해함.

암튼 이런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홍루몽 살인사건을 읽었다 이 말임미다.

일단 이 책 읽기 쉽지 않음. 홍루몽이란 중국 청나라때 쓴 고전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서 홍루몽 모르면 초반 진입 장벽이 생김.

물론 초반에 홍루몽의 시작 부분을 촤라락 요약하긴 하는데 그거 따라 읽기가 빡세다.

가씨 일가가 사는 영국저, 녕국저 가누구의 아들 가머시기가 왕부인 킹부인 짱부인 사이에서 낳은 아들 가가가가 사치스럽더라, 같은 소릴 하니

유비 관우 장비는 일단 알고 들어가는 삼국지와 난이도가 다름. 매우 짱남.

문장도 일부러 예스럽게 써서 더욱 읽기 빡치고

죽는 사람도 누구의 누나에 누구의 친척에 누구의 하녀에... 인물이 인간관계를 기본으로 서술되니 알기 힘들다.

다만 홍루몽을 이미 읽은 사람이라면 별 문제 없을 거임. 아마 재밌을 거야. 난 홍루몽 안 읽어서 확신할 순 없지만..

기본적으로 이 소설은 가보옥이란 잘 생긴 남자랑 엄청 예쁜 여자들이 사는 대관원이란 정원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사건을 다룸.

중국 고전에서 나올 법한 기이하고 연극 같은 살인이 이어지고 그걸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임.

완성도는 솔직히 꽤 괜찮다.

전개 속도가 느리지 않고 사건 자체도 신기하고 해결 과정도 정합성이 있고 결과도 설득력이 있음.

홍루몽이란 커버를 벗기면 꽤 준수한 일본 현대 추리소설이 자리잡고 있는 거임.

근데 굳이 커버를 벗기는 수고를 안 해도 재밌는 소설이 천진데 왜 이걸 읽어야 하나, 에 대한 답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함.

그니까 홍루몽도 좋아하고 중국 고전도 좋아하는데 일본 추리소설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매력적인 소설인데

아니라면 읽기 힘들고 힘들여가며 읽을 정도까진 아니라는 거.

난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