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지 좀 되서 의식의 흐름으로 기억나는거 막 적음. 핸드폰이라 내용정리가 안되있음.
1. 읽기 전에 여기저기서 호불호 갈린다는 말들을 봐서 '뛰어난 지능을 초능력으로 속이는 사기꾼 탐정'을 상상했었는데 꽤나 정통적?인 특수설정 추리소설이라 의외였음. 거기서 이어지는게 조즈카라는 캐릭터가 내가 생각했던 거랑 완전히 다르기도 하고 되게 꼴리게.. 묘사되서 맘에 들었는데..

2. 주인공의 비밀은 읽던 도중에 생각하긴 했음. 구체적인 근거가 있다기보단 이런 류의 내용이 나오면 뒤통수치고 싶어하는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고 해야하나. 메타적인 이유로 알아차린거지만.
다 읽고보니 이건 조즈카를 숨기기 위한 대놓고 보여주는 미끼였단 생각이 듦. 근데 읽다가 남은 페이지 두께를 보니 이양반 해결할 방법이 초인적인 탐정이 나와서 추리 개틀링 난사 밖에 없겠다 싶었는데 작중에 등장한 메인 인물이 너무 적고 이중에서 그 역할을 할만한게 조즈카나 주인공? 아니면 조즈카 동거인? 정도였는데 너무 뻔했다보니 이중반전으로 주인공이 사실 멀쩡한데 나쁜놈처럼 보이게 먹이를 준거고 마지막에 나와서 활약하나 싶었는데.. 두껍다보니 초반의 사건들에 제시됬지만 사용되지 않은 증거가 많다는걸 까먹었는데 이런게 활용되려면 조즈카가 사기꾼인거 예측할만 했을듯.


3.연출이 되게 멋졌다. 후반의 반전과 함께 나오는 추리 개틀링 난사 때 각 챕터의 타이틀이 언급되면서 진실을 말하는건 사운드 노벨류의 게임이 연상되는 연출이었음. 피융 하는 효과음 나오면서 화려한 폰트로 쓰인 타이틀이 화면 슥 지나가는 그런거 말임. 타이밍 좋게 브금도 나오고 말이지.
근데 이걸 소설로 보니까 너무 일방적으로 읊기만 하는거 같아서 되려 김이 빠지더라. 심지어 그 상황자체는 되게 긴박한데 느긋하게 진상을 읊고 조즈카의 캐붕에 주인공은 망연자실해서 난리쳐도 이상하지 않은데 하나하나 따박따박 물어보는게 너무 부자연스럽고 긴장감이 없음. 소설이 원래 작위적이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도 재밌고 뽕차면 오케이인건데 그게 좀 아쉽다.

앞에 긴 내용 쓰다가 지쳐서 후반부에 대충 찍싸고 갈무리를 안한건가 싶을 정도. 이 책의 최대 반전이고 하이라이트인만큼 가장 신경써야했을 부분인데도.

오히려 앞의 부분은 내용이던 캐릭터던 꽤 안정적이고 보기 편한 옴니버스 구성이었어서 더 아쉬움. 이 책에 반전을 빼고보면 그냥 정통 특수설정 미스터리? 표현이 좀 웃기지만 그런만큼 되려 마지막에 정면 승부를 피하고 잔재주를 부리다 실패한 느낌.

영매를 통해 진상을 어느정도 알고 접근한다는 방식은 말만 다르지 따지고보면 도서 미스터리와 유사한거라 반칙느낌은 아니었는데 사실은 머리가 개좋은거고 그걸 서술자를 엿먹이려고 숨겨서 전달했단게 더 불쾌?했다.
이 두꺼운 책의 4/5를 차지하는 분위기와 감성을 마지막에 급하게 나온 내용이 뒤집어버리는데 내가 시간내서 읽은게 무의미해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마지막 추리 개틀링 난사가 미적지근한게 아쉽다. 본편의 비중을 줄여서라도 그 부분의 퀄리티를 올렸어야 했다.

마야 유타카의 모 작품 언럭키 버전이 되버린게 아쉽다. 착한 조즈카 개껄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