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형사 시리즈를 재미있게 봐서 그 중 하나인 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을 읽었다.

가가형사가 대학생 시절 이야기인데 조금 읽다보니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필력이 없었다.

검색해보니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두번째 작품이었다. 그가 습작하던 시절 작품인거지.

이 작품은 대학교 졸업반인 7명의 남녀가 등장해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스토리이다.

이 남녀는 세 커플과 한 명의 싱글 여대생인데 고등학교와 대학을 계속 함께 다니는 절친들이다.

근데 어느 날 마키무라 쇼코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사인은 자살같기도 하고 타살같기도 하다.

남은 친구들이 타살 가능성을 감지하고 추적해나가는데 다시 또 다른 죽음이 발생한다.

5명의 남녀와 그들의 고등학교 은사가 설월화라는 다도모임을 갖다가 여대생 한 명이 또 죽은거다.

이번에도 자살인가 타살인가 분명하지가 않다. 대학생인 가가가 이 사건들을 추리해나간다.

그 추리과정에서 가가는 전국 대학생 검도대회에서 우승하는데 이게 가가의 매력을 돋보이게 만든다.

사건과는 별 상관이 없어보이지만 가가가 어떤 사람인가를 묘사하기 위해서 이 에피소드를 넣은 듯 하다.

가가에 대한 묘사만 놓고 보면 성공적이어서 가가의 가정환경이나 능력, 성품들을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사건 추리에서는 그다지 재미가 없다. 트릭은 두 가지가 나온다.

하나는 밀실트릭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설월화라는 다도모임에서 독살하는 트릭이다.

밀실트릭은 다 아는거고 독살트릭은 6명이 차를 마시는데 어떻게 한 명을 특정해서 독살하냐는 문제다.

밀실트릭은 간단하지만 충분히 납득이 가는데 독살트릭은 상당히 복잡하면서 흥미가 없다.

난 이 설월화라는 다도모임이 하도 난삽해서 아주 정독을 해서 겨우 이해했다. 한번에 이해가 잘 안간다.

전체적으로 큰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가가형사 시리즈 첫번째 작품이니까 기념비적 의미는 있다고 본다.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우정이 사회인이 되면서 무너지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어릴 때 우정이 현실의 이해관계 앞에 허무하게 사라지는걸 보고나면 씁쓸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