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에서 알게된 책들 중 구하기 힘든 애들을 빌려서 뒤늦게 읽는 중에 궁금한게 있어서 리뷰겸 올림

모든 단편에서 뭐라도 흥미로운 요소가 있었다

자세히 말하기 뭣하지만 호불호 갈리는 요소도 있기도 하고, 몇몇은 지금은 흔한 요소일 수는 있는데 1997년작이라는데에 놀랐음

옮긴이의 글을 보니 '메르카토르는 이렇게 말했다~'는 더 실험적라니까 기대되고

이 쪽을 먼저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덮음. 다른게 쌓여서 언제 읽을지 모르겠지만..

스포 안하고는 리뷰가 힘들어서 리뷰 파트는 구색만 갖추고..

이하 '노스탤지어' 질문 및 스포

기대도 안했는데 도전장까지 날리고 본격인것 마냥 힌트라고 명제도 친절하게 주어주길래 '옳다구나' 하고 열심히 고민해 봄.

밀실 트릭까지는 생각해내고 자살이 아니고 사후적/정신적 공범이 없다고 선언했으니 동생쪽을 숨겨준 것도 아닐 텐고 그럼 형 쪽이 범인이겠구나

근데 형사가 이야기하는 why는 영 모르겠어서 포기하고 읽어나감

역시나 메르카토르식 화법으로 불친절하게 궤변식으로 해설을 하는데

여기서 좋았던 건 미나기의 입을 통해서 독자인 내가 가진 의문점을 쏟아내고

메르카토르는 또 다음 의문점이 튀어나오게끔 빡치게 답변하면서 빌드업하는 장면.

순서나 디테일은 그렇다치고 싱크가 꽤 잘 맞아서 독자랑 대화하는듯 연출했는데

읽으면서 추갤이 좋아하고 나도 좋아하는 '그영화'도 생각나고 작년에 추갤에서 호평받은 '그작품'도 생각나고

단편인데도 해설편만을 이렇게 긴 호흡으로 끌고간 것도 신기했다.

역시 스포를 해야 할 말이 생기는 군..

여튼 시계나 사소한건 충분한 답변이 못되더라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책장을 넘기려는데 빌드업의 마지막이 핵심같으면서도 좀 마음에 걸림.

결국 마지막 트릭은 우에스기 겐신을 수십년 전에 죽이고 겐신으로 행세해오던 '겐신 공'으로 지칭해서 구분하는 다케다 신겐이 자살을 한거라고 이해했는데.

공정한지는 둘째치고 이걸 받아들이면 신겐이든 형이든 동생이든 신겐의 자살에 대해서만 관여한거니까

'우에스기 겐신은 단독범에게 살해당했고 범인외에는 알지 못하며 사후적/정신적 공범이 없다'라는 명제는 거짓이 아니게 되고.

등장인물표에서 다케다 신겐을 언급하거나 우에스기 겐신을 피해자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납득이 가는데.

근데 정작 등장인물표에 우에스기 겐신의 나이를 70대로 제시하는건 오류가 아닌가?

여인을 두고 경쟁한 연적의 수십년전 사망 당시 나이가 70대일 수는 없을 것 같고,

다케다 신겐의 나이이거나 또는 살아있었음을 가정했을 때의 나이 같은데

두 경우 모두 트릭을 위해 애써 구분해 둔 겐신이랑 신겐을 동일시해서 제시해버린 거니까

문제/힌트에서 지칭하는 등장인물 겐신도 다시 애매해지고 일부 명제는 거짓이 되어버림.

동생 성별관련한 트릭때문에 굳이 나이를 넣었는지 모르겠는데

전체 등장인물의 나이를 아예 빼거나, 생년이 불분명하다는 설정을 넣던가, 등장인물표에도 '겐신 공'으로 표현하던가 수정해야 오류가 없을 것 같은데.

아니면 내가 이해를 잘못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