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탐정 캐릭터, 츤데레 능력자니 뭐니 하지만 오히려 전형적이지 않나?

그런데 그 이상으로, 의뢰인인 언니 캐릭터가 난 너무 별로였어. 

홍콩이 화려해 보여도 서민들 삶은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홍콩의 20대 초반 직장인 여성이 무슨 아무 취미도 욕구도 없고 스마트폰이고 인터넷이고 노관심이라는 건지... 

물론 그런 사람 있을 수 있지. 하지만 이런 설정은 그저 탐정과 대비되게 하려는 것일 뿐, 그 외에는 도무지 입체성이라곤 없는 캐릭터 같아서 말이지.

그러면서 단서 하나 나올 때마다 부화뇌동하면서 따지고 계속 순진한 질문들만 해대고, 

또 거기에 탐정이 귀찮아하면서도 꼬박꼬박 대답하는 거야 그래야 소설이 진행되니까 그렇겠지만 

솔직히 너무 올드한 진행이라고만 느껴지더라. 작가가 온갖 지식을 축약/은유 같은 거 없이 직설적으로 구구절절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전에도 그랬는데 이 작가 소설은 약간 노파심 가득한 사회서적의 탈을 쓴 소설 읽는 느낌이 든다. 아무튼 세련된 작법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어. 

특히 결말 부분은 정말 참기 힘들었음. 

아니 언니가 아무리 복수는 부질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들, 

자기 아빠 산재 건뿐 아니라 온갖 악덕질해서 승승장구한 기업가 혼내주겠다는데도 

'난 복수 안 해, 그러니 니 돈도 못 내니까 인신매매든 뭐든 당할게'라니... 

게다가 이걸 보곤 '너 같은 여잔 처음이야' 같은 반응과 함께 자기 건물에 들어와 살면서 20년간 청소로 빚 갚으라니!!!!!!! 악! 내 손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