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시블은 추리, 스릴러 그리고 성장이라는 요소가 잘 버무려진 소설입니다. 아버지의 공금 횡령으로 어머니와 남동생 그리고 주인공이 어머니의 살았던 시키나미 시로 주거지를 옮기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제 막 중학교 1학년이 된 주인공 하루카가 타지 사람이라는 입장에서 중학교에 진학해 그곳에 잘 적응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이윽고 그녀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그리고 마을에 부흥을 가져다 주리라 믿으며 고속도로 유치를 광적으로 원하는 주민들이라는 설정이 모여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설상가상 동생은 자신이 앞으로 일어날 일과 과거의 일을 알고 있다며 이상한 말을 하고 이를 조사하던 중 우연히 사회 선생님으로부터 마을에 전승되어온 '다마나 아가씨' 이야기를 알게됩니다.
이후 사건은 걷잡을 수 없게 휘몰아치며 주인공을 점점 옥죄옵니다.

종장에 이르러 밝혀지는 동생 사토루의 기이한 행동의 진실은 하나의 사실과 결부되어 그 씁쓸함이 극대화합니다.
또 혼자만의 장소를 원했던 소녀는 바보라 부르던 동생을 지켜주리라 다짐하며 한 층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낯선 장소에서 나름대로 힘겹게 노력하는 주인공 하루카의 시선을 실감나게 묘사해냈다는 점입니다.
특히 사춘기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가 되기 싫다는 우리내 마음을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이미 나이가 조금 찬 독자들이 읽는다면 하루카의 모습에서 연민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폐쇠된 집단에서 외지인이 당할 수 있는 부조리 그리고 지역민들만의 사고방식이 심화되며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다소 과격하지만서도 잘 표현했습니다.

책을 덮으며 너무 빨리 커버릴 수 밖에 없었던 하루카의 모습에 참 슬펐습니다. 중학교 1학년이라 아직 어린 나이인데 말이죠. 또 이제 학교로 돌아가 그녀가 마주할 현실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래도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대로라면 쉽게 당해주지 않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