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2019) 이후엔 작가가 아직 안 써서 ㄹㅇ 최신작이다

첫 작품 박쥐가 97년 작이니 이것도 벌써 20년 넘은 시리즈네ㄷㄷ

나는 폴리스로 끝날 줄 알았더니 두 편이나 더 써서 놀랐다. 폴리스가 마무리로 좋은 작품이긴 했는데 행복하게 끝나서 작가 맘에 안 들었나보다.

칼에서 제일 독특한 점은 스타일이 되게 고전 추리소설스럽다는 점임.

해리 홀레 시리즈가 북유럽 스릴러라 차갑고 투박하면서도 은근 열정적인 면이 있는데 근본이 스릴러라 추격도 하고 쌈박질도 하고 매번 죽고 죽이고 난리를 침.

근데 이번엔 완전 애거서 크리스티 스타일처럼 용의자가 하나 나오고 얘 맞음 얘 완전 범인 얘 개색히 이런 식으로 전개를 하다가 아이고, 알리바이가 있었네;;;

하며 머쓱하게 지나감. 그러곤 다음 용의자가 나오는데 거기다 대고 또 얘 딱 봐도 범인 얘 개수상함 이러다가 아이고, 살인할 사람이 아니었네;;; 하고 또 머쓱하길 반복함.

그러면서 얘는 절대 범인 아닐 거 같았지? 근데 사실은... 이러기도 하고 사실은 얘도 좀 수상하고... 얘도... 

딱 목차부터 용의자 이름이 주르륵 쓰여진 고전 추리소설 스타일로 이야기가 진행됨.

1장 ㅇㅇ백작 2장 ㅇㅇ백작부인 3장 ㅇㅇ네 가정교사 4장... 최종장 드러난 범인 마치 이렇게.

600페이지 넘는 분량을 총동원하며 이런 내용을 엄청 성실하게 진행한다. 견실한데 앞서 열한 권의 시리즈를 쌓아놓은 덕에 할 수 있는 대범함이라고도 할 수 있음.

그 과정에서 살인과 개인 그리고 집단의 도덕성을 고찰하며 살인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개인이 살인하는 이유 등을 진지하게 논의한다.

그러니까 칼은 되게 진지한 이야기를 되게 옛날 식으로 풀어가고 있다는 게 결론임.

여기서 호불호가 갈릴 거 같더라. 사람에 따라 지겹기도 할 거고 간만에 든든한 작품 하나 읽었네 싶기도 할 거고

나는 마음에 들었음 근데 나름 시리즈 집대성이라 폴리스랑 목마름 글고 아이스맨 정도는 읽고 읽는 게 좋을 거 같기도 해서 입문 난이도가 높다.

아이스맨 영화는 개재미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