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바쁘기도 하고 사서 박아둔 추리소설도 한가득이라 두세달만에 갔는데 문앞에 폐업문구가 붙어있더라. 아프셔서 한달간 쉬시다가 폐업 결정하시고 오늘 정리하러 오신건데 딱 맞춰 온거였음

28년 이사 한번 안 다녀서 평생 다녔는데. 어릴 땐 엄마손 잡고 동화책이나 단편집 사러 갔었고 조금 크고서는 나 혼자 혹은 친구들이랑 사러 가서 참고서, 문제집, 수필, 판소, 만화잡지, 역사, 인문학 훑었음. 군대 가고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은 추리소설 사러 한달에 한두번 꼴로 다녔고.


아날로그적이라 책은 직접 눈으로, 손으로 만져보고 사야해서 앞으로 내가 책을 볼까? 싶음. 남아있는 집 근처 서점들은 불친절하거나 여기만큼 책이 다양하지 않고... 그러고보면 오늘 폐업한 서점은 나 애기 때부터 꼬박 꼬박 존대 써주셨구나.. 진짜 어머니 뻘인데... 아줌마랑 추리 소설에 관해서도 이야기 했었는데. 아줌마는 고전밖에 모르셔서 잘 통하지는 않았지만.

마지막이라고, 친구랑 작별하는 것 같다고 공짜로 책 두권 주셨음. 유치원 같이 다니던 친구 죽었을 때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복잡미묘한 기분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