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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맥주별장의 모험」리뷰앱에서 작성

Prete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1.04 17:53:11
조회 302 추천 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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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소가 보고 싶어." 그들이 여름방학 마지막 사흘을 R고원에서 보내기로 한 데는 보안 선배의 그 한마디가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귀가 도중 연료 부족으로 차를 버리고 걷던 네 사람은 우연히 침대 한 대와 냉장고밖에 없는 기묘한 별장에 들어선다. 냉장고 안에는 에비스 맥주 대용량 캔과 차갑게 식은 맥주잔이 들어 있다. 맥주를 마셔가며 침대 하나와 아흔여섯 캔의 맥주, 열세 개의 맥주잔이 있는 수수께끼 별장의 정체에 대해 추리하던 네 사람은 점차 충격적인 사건의 가능성에 도달하는데...


■ 감상
한여름 밤의 신기루 같은 소설.

침대 하나와 열세 개의 맥주잔, 그리고 아흔여섯 캔의 맥주 캔. 한 줄의 묘사를 줄기로 수많은 가지를 뻗어 나가는 다중 가설 추리에 기반한 작품이다. 소설은 마치 맥주잔을 서로 부딪치는듯이 젊은 청춘들이 치고받는 논리를 통해 잔치를 벌이며, 그 속에서 피어나는 추리 보따리를 독자에게 선물한다.

작품은 한정된 소재, 한정된 공간 (물론 엄격하게 룰을 지킨 것은 아니지만)에서 제시된 단서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모든 가설, 다소 비약과 상상이 가미된 추리라도 상관없는 듯 무수한 자유의 추리 나래를 펼친다. 물론 이는 논리의 타당한 설득이 가능한 선에서, 하지만 그 경계를 이따금 넘나드는 발랄한 망상의 영역을 첨가하여 각종 가설들을 쌓아 올린다.

그러나, 작품이 나아가고자 하는 바는 이러한 수많은 가설들을 쌓아가며 진실을 밝혀가는 데 있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본작이 중요시하는 것은 추리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일행이 미지의 별장을 모험하며 술과 이야기로 하루를 지새우는 한여름 밤의 꿈과도 같은 이야기. 논리적 가설을 안주 삼아 맥주를 들이켜며 벌이는 한바탕 추리 대소동이야말로 본작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는 것, 불가역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마인드로 서사를 가득 채워나가는 장면들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물론, 본작의 한계는 명확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작중 핵심 설정으로 등장하는 '안락의자 탐정'이라는 클리셰 자체의 한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후기를 통해 '장편 소설로서 해당 설정을 이용해 보자!'라는 도전의 차원에서 작품을 썼지만, 그럼에도 현대 추리 문학의 흐름에서 안락의자 탐정이라는 설정과 현실 간의 괴리는 너무나도 크다. 결정적으로, 소설이 길어질수록 논리로 시작한 서사가 전지전능의 영역으로 빠지는 해당 클리셰의 단점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추리의 전개가 늘어질수록 주인공 일행의 허무맹랑한 논리에 질릴 수밖에 없으며, 단서 없는 가설 추론을 통해 해답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는 점 역시 감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작가가 주인공 일행의 유쾌한 추리 대담 그 자체에 집중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아닌, 엉뚱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소리꾼들이라고 해야 할까. 문제의 '정답'보다는 기상천외한 '풀이'와 '오답'에 집중하길 바라는 작품인 것 같다.

퍼붓는 맥주잔 속 희미해져가는 의식의 신기루처럼 머나먼 추억으로 남을 이야기. 언제 있었냐는 듯 훅하고 사라질 맥주 거품과도 같은 이야기. 청춘만이 구가할 수 있는 취중 썰전을 즐기고 싶다면 추천하는 소설이다.


■ 한줄평
지치지 않는 논리와 상상의 고성방가.


■ 평점
■■■■■■□□□□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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