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 유스케의 푸른 불꽃은 범인을 추리하거나 동기, 범행방법을 추리하는 작품은 아니다.

주인공 쿠시모리 슈이치가 두 번의 살인을 저지르는 과정을 그냥 담담하게 묘사한다.

슈이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할아버지가 괜찮은 집을 물려주셨고 어머니가 일을 해서 별 문제없이 행복한 가정이다.

그런데 아버지 사후에 어머니가 잠깐 재혼했던 남자가 그 집에 찾아온다.

이 인간은 아예 슈이치 집에 눌러 살면서 이 단란한 가정을 파괴해나간다.

어머니는 여동생이 이 인간의 딸이란 약점이 있어서 이 인간을 내쫒지도 못하는 처지다.

슈이치는 이 인간이 어머니를 범하는 걸 알고는 이 인간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전격작전이라고 이름붙인 살인계획은 감전사였는데 멋지게 성공해서 그 인간을 죽인다.

경찰조사에서도 병사로 나와서 일견 완전범죄였는데 뜻밖의 목격자가 나타난다.

슈이치의 친한 친구였던 타쿠야가 범행을 눈치채고 범행도구까지 가로채서 협박을 한다.

슈이치는 또 한번 살인을 결심하고 타쿠야를 편의점 강도로 몰아서 죽이는데 성공한다.

둘이서 편의점 강도를 하자고 타쿠야를 설득해서 함정으로 몰아넣은거지.

하지만 두 번째 살인은 꼬리가 잡히고 슈이치는 교통사고를 위장해서 자살을 한다.

슈이치가 자살을 하면서도 가족을 생각해서 사고처럼 보이려는 장면이 슬프다.

요약하고 보니까 밋밋해보이는데 이 작품은 살인을 저지르는 슈이치의 심리묘사가 일품이다.

살인을 결심하게 되는 동기, 살인과정에서 번민, 살인 후의 고뇌가 잘 묘사되어 있다.

저자는 아마도 정당한 살인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어하는 듯이 보인다.

죽어야 할 인간이라도 죽이고 나면 살인의 고통은 오롯이 범인의 몫으로 남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살인 아마츄어가 완벽하게 살인을 저지르기도 힘든 법이다.

작품에서도 나오지만 슈이치에게는 계획에 없던 불운이 온다.   사실 피하기 힘든 불운이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슈이치가 죽인 인간은 말기암이었다.   기다리기만 하면 해결될 문제였다.

작품을 읽어가면서 슈이치를 응원했지만 결말은 왠지 새드앤딩일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