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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시계관의 살인」감상앱에서 작성

Prete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2.11 12:36:26
조회 591 추천 1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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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십각관의 참극이 벌어진 지 3년 후, 가마쿠라의 숲속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시계 저택에 아홉 명의 방문객이 찾아온다. 죽은 자들의 원한이 깃들어 있다는 소문이 도는 건물에서 그들은 10년 전 죽은 소녀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의식을 행한다. 그날 밤 그들 가운데 한 명이 홀연히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 한 명씩 누군가에 의해 차례차례 처참히 죽어간다.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악몽'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과연...?


■ 감상
시간을 거스르는 자들이 꾸는 악몽 소설.

'관 시리즈'의 대명사라 불리며 시리즈를 대표하는 불후의 명작이자, 작가의 인생 역작으로 평가받는 작품 「시계관의 살인」. 시리즈 중 유일하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였으며, 세기말 일본 추리 문단의 흐름을 지배하던 신본격이 탄생시킨 시대의 마스터피스로서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본작의 주제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시간'이라는 개념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며, 또 어떻게 인식하는가?

여기서 작가는 인간과 시간을 서로 이어주는 매개체로, 바로 '시계'라는 사물을 활용한다. 공간과 함께 우주의 질서 및 세계를 형성하는 거대한 세로축인 시간이라는 개념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 낸 산물. 영겁의 흐름을 고작 1에서 12 사이의 숫자 안에 담아 지배하려는 인간의 오만이 담긴 기계적 장치, 그것이 바로 시계이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은 도리어 그들이 창조해 낸 시계에 의해 조종당하고, 수치화된 세계에 복종하는 삶을 살아간다. 시간을 지배하기 위해 시계라는 장치를 고안한 인간이 역설적으로 시계에 의해 지배당하게 되는 모순. 근대적 의미의 시계가 발명된 이래, 문명은 자그마한 원형의 톱니바퀴 기계에 의해 정신과 육체가 구속된 채 삶을 거듭해왔다. 시간에 쫓겨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만 봐도 자명한 사실이다.

본작은 상기한 시계와 시간이라는 요소에 대한 모순된 인식, 여기에 인물들의 뒤틀린 망상이 만들어낸 참극을 그린 작품이다. 복잡다난한 사회의 규칙으로부터 자유로이 벗어나,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삼아 욕망을 채우고자 했던 인간의 아집이 낳은 불행은 어디까지 퍼져 나갈 수 있는가. 시간을 거스르려는 인간이 꾸는 망상, 즉 '악몽'을 죽음이 상주하는 '관'이라는 무대에서 피로하는 작가의 스토리텔링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그중에서도 단연 하이라이트는 시계관의 비밀이 풀림과 동시에 밝혀지는 트릭의 치밀함과 웅장함, 그리고 인상적인 결말부. 본작의 단점이라 일컬어지는 남발하는 우연적 요소, 몰개성적인 인물들의 성격과 행동을 단 한 번의 논리적 폭로와 단 한 순간의 드라마적인 폭발로 날려버리는 작가의 한방은 무시무시하였다. 여기에 강박과 결벽이 느껴질 정도로 정밀하게 세공을 가해 설계된 서사의 시간축을 바라보면, 경외로움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작품을 3회째 독파하면서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지만, 트릭은 물론이고 여타 '관 시리즈'를 압도하는 배경적 분위기 또한 압권인 작품. 관 내부의 무수히 많은 시계 속 날카로운 시곗바늘의 시각적 이미지와, 일정하게 시각을 새기며 정시마다 울리는 청각적 이미지를 소설을 읽는 내내 심상할 수 있었다. 시간과 인간의 뒤틀린 종속 관계 속에서 공명하는 108개의 시계의 선율, 현실이 되어버린 악몽 속에서 째깍째깍 무심히 흘러가는 시계관의 불협화음, 그리고 단 한 번의 종소리가 여운처럼 남아 여전히 내 머릿속을 감돌고 있는 것만 같다.

■ 한줄평
시침과 분침, 그리고 살인으로 정밀하게 세공한 신본격의 마스터피스.


■ 평점
■■■■■■■■■■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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