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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약스포) 「인형관의 살인」감상앱에서 작성

Prete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2.13 15:11:59
조회 243 추천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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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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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아버지가 죽은 뒤, 히류 소이치는 교토의 한 저택을 유산으로 물려받는다. 이름하여, 얼굴 없는 마네킹이 저택 곳곳에 서 있는 '인형관'. 거리에서는 잔인한 무차별 살인이 잇달아 발생하고, 소이치에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협박자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동네 한 커피집에서 어렸을 때 친구인 가케바를 우연히 만난 뒤 자신에게 닥치고 있는 불길한 징조를 이야기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 결국 소이치는 옛 친구인 추리작가 시마다 기요시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파국으로 향하는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되고 마는데...


■ 감상
1인칭 시점 심리 추적 소설.

작가는 작품의 신장 개정판 후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원래부터 1인칭 시점으로 화자의 어둑어둑한 내면을 끈적끈적하게 그려내는 소설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작가로 데뷔한 후 「인형관의 살인」으로 처음 그런 소설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본작은 '관 시리즈' 최대 이색작이라 불리는 작품이다. 그런 만큼 작품은 시리즈가 기본적으로 공유하는 요소를 배격한 파격적인 시도가 곳곳에 보인다. 작품의 특이성은 크게 공간적 특이와 시간적 특이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 공간적 설정이 '클로즈드 서클' 특유의 닫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작품 속 배경으로 외딴섬 혹은 폭풍우 치는 고성과 같은 고립된 건물이 아닌, 교토의 한적한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서양풍과 일본풍의 건축 양식이 혼재된 저택을 무대로 하고 있다. 시간적 설정 역시 이질적인데, 클로즈드 서클 상황 하에서는 '일' 단위의 제한된 시간이 주어지는 것에 비해, 본작은 약 '반년'에 걸쳐 긴 템포로 호흡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상기한 이색적인 도전,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을 담아 본작을 집필하였다. 따라서 소설이 풍기는 분위기도 타 시리즈 작품들과 비교해 매우 다르다. 본격 미스터리라기보다는 호러와 서스펜스 요소가 짙게 배여 있는 미스터리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해야 할까. 「암흑관의 살인」, 「어나더」와 같이 작가 필모그래피 후기 작품과 오히려 결이 비슷하다. 실제로 이야기는 1인칭 주인공 시점, 즉 '나'를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되는데, 화자의 방황하는 의식, 의기소침한 성격, 결락되어 있는 기억 등의 요소가 서로 혼란스럽게 혼재되어 작품의 분위기를 한층 더 어둡고 끈적하게 만든다.

소설의 큰 줄기는 이러한 화자 '나' 내면의 불안정한 심리와 봉인된 과거를 추적하고 때론 거슬러 오르며, 사건의 진상을 밝혀 나간다. 아야츠지 유키토 특유의 탄탄한 복선 배치를 통한 빌드 업은 여전히 빛을 발하며, 이색작답게 엽기적인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뜻밖의 일격을 가한다.

본작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한 번쯤은 시도해 볼 수 있는 변칙성 (혹은 반칙성)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다.

그러나 그 시도가 놀라움을 가져다 줄 정도로 성공적이었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야구에 한번 비유해 보자. 「인형관의 살인」은 작가가 기존에 던져오던 '관 시리즈'라는 이름의 공과는 무브먼트가 다른 '날카로운 변화구'다. 그러나 결과는 아쉽게도 '볼'인 소설. 시도에는 박수갈채를 보내지만, 서사와 트릭에 갈무리를 짓는 제구력이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 이하 감상에 따라 스포일러를 유추할 수도 있음 ---------




















끝으로 작품을 덮으면서 들었던 찰나의 생각이지만, 본작은 미쓰다 신조의 소설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과 한 끗 차이로 대척점에 서 있는 소설인 것 같다. 시대적 배경도, 서사적 분위기도, 결정적으로 각 시리즈 내 인기와 위상도 전혀 딴판인 소설이지만, 두 소설은 어딘가 묘하게 닮아 있다. 만약 본작이 '잘린 머리'처럼 시리즈 최고의 명성을 지닐 만큼 훌륭한 작품성을 갖추었다면, 서로 느낌이 확 더 오지 않았을까.










■ 한줄평
나 혼자 피로하는 허무의 인형극.


■ 평점
■■■■■□□□□□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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