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해부를 강력하게 요구한 아버지 시신의 위벽에서 정체불명의 암호가 발견되고 28년 전 멈췄던 연쇄살인이 다시 일어났다.

자극적인 시작을 하지만 이후의 전개는 좁고 느릿하게 이어진다. 주인공 일행 셋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기에 자극적인 초반은 그냥 자극으로 휘발된다.

주인공인 딸의 매력이 떨어진다. 중간에 그저 넘겨짚는 발상에 빠져 허우적대고 마지막에도 삽질을 한다.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닌데 애초에 지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없어서 생긴 설득력이라 면죄부가 되기 힘들다.

주인공 친구 토야 시오리는 매력적인 것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 공기가 되더니 요즘 탐정이 하면 안 되는 "나중에 다 알아내면 그때 말해줄게"를 시전한다. 의사면서 독자들 암 걸리게 만드는 대사를 하고 있다.

형사 사쿠라이도 개성이 없다. 너무 없어서 읽는 동안 좀 무서웠다.

아버지가 위벽에 암호를 새긴 이유가 딱히 와닿지 않는다. 읽는 동안에는 그릉가? 했는데 다 읽은 뒤엔 걍 만나서 말하면 되는 거 아냐? 싶었다. 이래저래 사연이 있지만 너무 과한 방법이라 책 다 읽은 뒤에는 안 그릉거 가튼데;; 싶은 마음이 든다.

반전은 그냥 그렇고 수사 과정도 얼기설기 엮여 긴장감이 덜하다. 범인은 아주 무서븐 넘이라는 것만 강조하다가 제발에 걸려 넘어지는 모양새다. 의학 지식에 기댄 전개도 있어서 그르쿠나... 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다 읽은 뒤에 느낀 부족함이며 읽는 동안에는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주인공 개발암ㅋㅋ 친구도 발암이네ㅋㅋ 형사도 발암ㅋㅋ 이러면서 술술 읽힌다. 읽는 동안에는 재밌었으니 평작은 된다.

정 읽을 게 없으면 읽어도 될 정도의 평범한 페이지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