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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스포있음) 악의 후기앱에서 작성

페이드아웃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4.03 23:58:58
조회 181 추천 5 댓글 0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교이치로 시리즈


졸업과 잠자는 숲에 이어서 본 악의


듣기로는 작가의 최고작이라는 평가가 있어 기대를 하고 보았다.


이전 작품과 비교했을 때 같은 작가가 쓴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다.
시리즈의 완성도가 일관되지 않고 순간 몇 단계나 뛰어넘는 명작이 치고 들어오니 작가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정도다.

살면서 경험해 본 타인의 악의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런 게 있었던가.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악의를 품고 한 행동을 그저 눈치채지 못하고 흘려보냈던 것은 아닐까? 혹은 내가 아무렇지 않게 한 행동을 타인은 극심한 악의로 받아들여 원한을 품지는 않았을까?


제3자가 봐도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이 실은 나도 모르게 진짜로 악의를 품고 했던 것은 아닐까?
실제로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사람을 상대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고, 스스로 의도가 불확실했던 행동도 어렴풋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인간은 대부분 사과는커녕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하고 흘려보내기 일쑤다.

또한 직접적인 사과를 했어도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건 내가 모르는 영역이고

지금 문밖에 알게 모르게 나를 향한 악의를 품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난 언제나 친절하게 대했는데 어째서 그런 짓을

그런 추악한 악의 앞에 법은 무력할 뿐이다. 악의 앞에 법은 그저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피해 가면 그만, 철저한 벽으로 넘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귀찮은 방해물로 여겨질 뿐이다. 여기까지면 그나마 다행이지


오히려 날 보호해 줄 법을 역으로 이용해 함정에 빠뜨린다. 법에 호소하는 것이 유일한 방패막이었는데 방패를 뺏어서 날 패고 있다. 도저히 저항할 수단이 없다. 없으니 남은 것은 당하거나 하거나 살해다!

슬래셔 고어물의 살인마는 분명한 악인이다. 하지만 보이는 대로는 피가 흩뿌려지고 장기자랑이 튀어나올 포악함이 돋보인다. 행동의 잔인함, 잔혹함 역겨운 고어 연출이 가득하면 사람들은 시각 테러를 겪어가며 감상한다. '윽 역겨워'

그에 반해서 악의 소설은 고어 연출이 전혀 없다. 하지만 인간의 추악한 마음이 외면적인 고어 연출 못지않게 극도의 역겨움을 불러일으킨다.

무언가 검은 형체에 수많은 촉수와 내장들이 뒤엉켜 점액질 분비물을 쏟아내며 보는 이의 얼굴을 적셔대고 있는 느낌이다. 악의를 보고 찢어 죽이고 싶다는 증오가 올라오니 이 얼마나 대단한 소설인가

아무튼 맘에 안드니까
그놈의 목숨도 재능도 명예도 훌륭한 작품도 내것 심지어 사고로 죽은 아내도 나를 사랑했던 것으로...내것으로 만들겠다.
아무튼 맘에 안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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